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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를 맞이했다. 대자연의 순환은 한순간의 멈춤도, 어긋남도 없다. 나약한 인간은 때로 그 피할 수 없는 섭리에 냉혹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천도무친(天道無親, 하늘의 도에는 가깝고 멂이 없다)이란 말처럼 그 엄정한 평등 앞에서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자연에서 배워 문명을 일궜다. 그래서 어느 인류 문명이나 그 개척의 근저에는 자연의 리듬이 숨 쉬고 있다. <논어>에서 공자는 죽음에 임박하여 말이 없다. 그런 스승에게 제자가 최후의 가르침을 청한다. 공자는 말한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사계절이 운행하고 온갖 만물이 낳고 자라는 데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天何言哉 四時行焉 百物生焉 天何言哉)
하늘이 명령하지 않아도 시간은 흐르고, 만물은 자란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삶을 이루고, 스스로 존재를 후대로 실어나른다. 그 섭리 안에서 인류는 문명을 이루고 문화를 건설해왔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모두 이 문명의 일원이자 주역이다. 그 자각이 인간다움의 바탕을 이룬다.
‘자강불식(自彊不息) 후덕재물(厚德載物)’이란 여덟 자는 <주역> 64괘 각 형상의 의미를 해설한 ‘대상전’(大象傳) 중 건(乾)괘와 곤(坤)괘 풀이의 키워드이다. ‘자강불식’은 문명의 문명다움을 향한 쉼없는 노력을, ‘후덕재물’은 타자를 품어 안는 대지(大地) 같은 포용력을 의미한다. 건. 하늘의 운행은 씩씩하다.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세기를 쉬지 않는다(天行健 君子以 自彊不息). 곤. 땅의 형세는 너그럽다. 군자가 이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포용한다(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 군자는 쉼 없이 운행하는 하늘의 도를 본받아 세상이 그 법칙에 따라 순행하게끔 늘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닦기를 한시도 쉬지 않는다. 군자는 어머니처럼 낳고 기르는 땅의 도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사람과 만물을 두루 품어 안는다. 사람은 자강불식하기에 지도자가 될 수 있고, 후덕재물할 수 있어야 남을 이끌 수 있다. 망국의 시절 치욕의 패전 배상금으로 설립되어, 백 년 뒤의 ‘중화 굴기’를 이끄는 인재의 산실이 된 중국 칭화(淸華)대학의 교훈이 바로 ‘자강불식 후덕재물’이란 사실은 그래서 종종 문명과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자강불식(自彊不息) 후덕재물(厚德載物)’이란 여덟 자는 <주역> 64괘 각 형상의 의미를 해설한 ‘대상전’(大象傳) 중 건(乾)괘와 곤(坤)괘 풀이의 키워드이다. ‘자강불식’은 문명의 문명다움을 향한 쉼없는 노력을, ‘후덕재물’은 타자를 품어 안는 대지(大地) 같은 포용력을 의미한다. 건. 하늘의 운행은 씩씩하다.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세기를 쉬지 않는다(天行健 君子以 自彊不息). 곤. 땅의 형세는 너그럽다. 군자가 이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포용한다(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 군자는 쉼 없이 운행하는 하늘의 도를 본받아 세상이 그 법칙에 따라 순행하게끔 늘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닦기를 한시도 쉬지 않는다. 군자는 어머니처럼 낳고 기르는 땅의 도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사람과 만물을 두루 품어 안는다. 사람은 자강불식하기에 지도자가 될 수 있고, 후덕재물할 수 있어야 남을 이끌 수 있다. 망국의 시절 치욕의 패전 배상금으로 설립되어, 백 년 뒤의 ‘중화 굴기’를 이끄는 인재의 산실이 된 중국 칭화(淸華)대학의 교훈이 바로 ‘자강불식 후덕재물’이란 사실은 그래서 종종 문명과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