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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는 날마다 세 가지를 반성한다(오일삼성·吾日三省)고 했다. 자기 성찰은 자기 계발의 핵심이면서 동시에 타자에 대한 사랑의 출발이다. 그중에서도 반구저기(反求諸己)는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는다’는 뜻으로, ‘반궁자문’(反躬自問), ‘반궁자성’(反躬自省)이라고도 한다. 제(諸)는 어조사일 때는 저(之於)로 읽는다.
사람은 일이 잘못되면 남 탓을 하기 일쑤인데, 어리석은 짓이다. 평소 다른 사람에게 공을 돌리는 넉넉함을 보이다가도, 실패를 만나면 다른 사람을 탓하는 바람에 그나마 벌어놓은 점수를 까먹는 경우가 있다. 일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 잘된 일은 남에게 공을 돌리고 잘못은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그런 리더에게 사람이 모이고 일이 모여서 덕이 쌓이게 된다.
반구저기의 유래는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禹)가 치수(治水)의 공으로 하(夏)나라 임금이 되었는데, 유호씨 일족이 승복하지 않았다. 우의 큰아들 계가 유호씨를 쳤는데 예상외로 참패를 당했다. 화가 난 부하들이 다시 한번 싸우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계는 싸우지 않았다. “우리가 군사력이 월등한데도 진 것은 나의 지혜와 덕이 부족한 탓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서 (패배의) 원인을 찾겠다.” 이후 계가 뜻을 세우고 분발하여 민생을 크게 일으키자, 유호씨 일족이 스스로 저항을 그만두고 귀순해왔다는 전설이다. 이 고사는 당시에도 매우 유명했는지 1000년이 지나서도 여러 현자들이 즐겨 인용하고 있다. 공자는 반구저기의 자세를 활쏘기에 비유했다.
“자기를 돌아보는 일은 활쏘기와 같다. 군자는 화살을 쏘아 정곡을 맞추지 못하면 그 원인을 자기 몸에서 찾는다.”(<중용> 14장) 괜한 바람 탓은 소인의 마음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소인이 되지 말라며 이렇게 가르친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잘못의 원인을)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논어> ‘위령공’)
맹자는 좀 더 구체적이다. “내가 사랑을 베푸는데도 남이 사랑으로 보답하지 않으면 내가 진정으로 인(仁)을 실천했는지 돌아보고, 내가 이끄는 대로 사람들이 이끌려오지 않으면 자신이 지혜로웠는지를 돌아보라(…) 그러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맹자> 이루 상) 수레가 부서지고 배가 뒤집힌 것이 오로지 험한 길과 성난 파도 탓이라면 변명은 될지언정 발전을 구하기는 어렵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맹자는 좀 더 구체적이다. “내가 사랑을 베푸는데도 남이 사랑으로 보답하지 않으면 내가 진정으로 인(仁)을 실천했는지 돌아보고, 내가 이끄는 대로 사람들이 이끌려오지 않으면 자신이 지혜로웠는지를 돌아보라(…) 그러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行有不得者 皆反求諸己).”(<맹자> 이루 상) 수레가 부서지고 배가 뒤집힌 것이 오로지 험한 길과 성난 파도 탓이라면 변명은 될지언정 발전을 구하기는 어렵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