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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지휘자 박범훈. 국립극장 제공
남산 이전 50주년을 맞이한 국립극장의 전속 단체가 총출동한 대형 교성곡(칸타타) 무대가 2023년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세종이 직접 지은 한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에는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총 313명이 무대에 오른다.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이 2년에 걸쳐 작곡한 미발표곡 ‘월인천강지곡’은 독창, 중창, 합창과 동서양의 관현악이 결합한 곡으로, 서곡과 8개 악장으로 구성됐다. 연출가 손진책은 무대, 영상, 조명, 의상을 조화롭게 펼치고 안무가 국수호가 완성한 다채로운 움직임을 더해 현대적인 무대가 완성된다.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세 거장이 선보이는 무대 위 조화가 지난 50년의 분야별 국립예술단체의 성과를 기념한다. 현 시의회 의사당 자리에 1950년 세워진 국립극장은 1973년 남산으로 이전해 안정적인 공연장과 연습 공간을 마련했다.
천 개의 강을 비추는 달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먼저 떠난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쓴 석가모니의 생애 이야기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 가장 이른 시기에 활자로 간행된 출판물이어서 국보로 지정됐다. 작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박해진이 작사를 맡아 원문의 ‘도솔래의’를 ‘흰 코끼리 타고 오신 세존(석가모니의 다른 이름)’으로 풀어쓰는 등 요즘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노랫말로 만들었다.
칸타타는 서사적 가사를 바탕으로 한 여러 악장의 성악곡으로, 기악 반주와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진다. 기악 반주는 국악기 위주로 편성하되 부족한 소리는 서양 악기로 채워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태평소 등으로 구성된 63명의 국악관현악단, 34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174명의 합창단이 만나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선 조화를 펼친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세존과 소헌왕후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이소연이 각각 맡았다. 이 외에도 세종 역의 김수인을 비롯해 민은경·유태평양 등 창극단 주역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은 독무, 3인무, 6인무, 군무 등의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극적 몰입을 끌어올린다. 배역의 분신처럼 따라붙어 내면을 표현하는 무용수의 춤 또한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장소: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시간: 금·토 저녁 7시30분, 일 오후 3시 관람료: VIP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2-2280-4114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