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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돌을 ‘3D 스캐닝 기법으로 확대·축소’…재료의 살아내고 견뎌온 시간 표현

덩어리(~3월17일)

등록 : 2024-02-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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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는 침목, 폐자재, 고철 등 쓸모를 다한 재료를 다루며 한국 현대 조각사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온 작가 정현의 개인전이다.

전시 제목은 최소한의 개입으로 매체의 물성을 극대화하는 작가의 접근 방식,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조형적 특징과 더불어 작품의 재료가 고유 존재로서 살아내고 견뎌온 ‘덩어리진 시간’을 함의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신작은 재료와 재료의 부딪힘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지난해 여수 장도에 있는 레지던시에 초청받아 약 3개월 동안 기존 관습을 비워내는 시간을 보냈다. 걷는 행위에 집중하며, 발에 차이는 돌을 하나씩 작업실로 가져온 게 이번 신작의 시작점이다. 돌이 섬에서 발견된 위치에 따라 파도에 심하게 마모된 돌과 거친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돌로 구분된다. 작가는 돌을 삼차원(3D) 스캐닝 기법으로 확대·축소해 변형하고, 채색한 스티로폼으로 다시 제작했다. 서로 다른 질감이 낯선 충돌을 보여주는 것을 의도한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조각, 판화, 드로잉, 아카이브, 그리고 다수의 신작을 포함한 30여 점을 전시했다. ‘점유하는 돌’ ‘얼굴들’ ‘누워있는 사람’ ‘순간의 포착’ ‘더께: 일의 흔적’ 총 5개 섹션으로 나누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조형적 흐름을 소개한다.

독립 섹션으로 구성된 아카이브룸에서는 작가의 역대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와 더불어 촉각 도구인 ‘만질 수 있는 조각’을 선보인다. 돌 작업 표면의 여러 질감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데, 시각장애인 관람객뿐만 아니라 성인, 청소년, 어린이 등 모든 관람객이 작가의 신작을 몸소 체험하고, 다층적인 감각으로 작품과 마주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별도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한다. 성인이나 초등학생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작품 감상 후 나만의 드로잉 작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신청은 온라인에서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장소: 관악구 남현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시간: 화~금 오전 10시~저녁 8시, 토~일 오전 10시~저녁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598-6246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사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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