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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기관·단체 실무자 32명 참여
상시 소통해 의견 모아 정책으로 제안
축제 포스터도 4개 국어로 제작
다양성이 지역 발전 이끌 수 있길
구로구가 내·외국인 주민 32명이 상시 소통하는 다문화 정책네트워크 ‘다가치·다누리 거버넌스’를 만들었다. 참여 주민들은 토론을 거쳐 의제를 찾고, 대안을 모색해 정책을 제안한다. 첫 협력 활동으로 19일 세계인의 날 축제를 연다. 사진은 세계인의 날 축제에 참여하는 필리핀 공연팀이 전통 꽃춤 ‘블락락’을 연습하는 모습. 구로구 제공
“한국에 산 지 30년이 되었어요. 한국인 마음과 외국인 마음이 이제 반반이죠.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어 참여했어요.”
일본인 이와모토 다카코의 말에 참석자들이 따뜻한 박수로 답했다. 지난 3일 오전 구로구청 창의홀에 내·외국인 27명이 모였다. 구로구가 만든 다문화 정책네트워크 ‘다가치·다누리 거버넌스’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참석자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의견을 말했다. 주재영 청소년 코디네이터는 “다문화 학생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다”며 “특히 활동가들의 의견이나 실질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구로구는 지난 3월 정책네트워크 구성에 나섰다. 자치구에서는 처음이다. 중국·베트남·일본·캄보디아·필리핀 등 여러 나라 출신 주민과 다문화 관련 기관·단체의 실무자,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분과위원 21명과 활동가 11명이 모였다. 이들은 5개 분과(지역 특화, 행정, 안전·환경, 교육·복지·일자리, 문화예술·체육)로 나눠 의제를 찾고, 대안을 모색해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2년 동안 한다. 신정옥 다문화정책팀장은 “10명 중 1명이 다문화 주민이고 관련 단체 수도 계속 늘고 분화된다”며 “상시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꾸리게 됐다”고 말한다. 보여주기식이 아니고 다문화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될 수 있게 길게 보고 운영해간다는 계획이다.
위촉식을 마친 뒤 바로 첫 협력 활동인 세계인의 날 축제 관련 회의를 했다. 구로구 세계인의 날 축제는 이달 19일 신도림테크노근린공원에서 열린다. 문화예술·체육 분과는 이미 3차례 회의를 하면서 준비해왔다. 다른 분과위원들과 활동가들에게 축제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다. 이번 축제는 문화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게 진행된다. 이전까지는 주로 중국 동포 위주의 소통 한마당 행사였다. 24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해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한다. 축제 포스터도 4개 언어(한국어·영어·중국어·베트남어)로 만들었고, 체험·먹을 거리 부스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축제 준비에 함께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민인 이소연씨와 태은영씨도 거버넌스의 활동가다. 두 사람은 한국 국적 취득과 함께 이름도 아예 한국식으로 바꿨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언어 때문에 불편함은 여전하다. 이들은 회의 내용을 녹음해 집에 가서 다시 들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씨는 “아이들이 부모, 조부모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축제를 준비하면서 서로 알게 되고 도움받으면서 참여자들이 재미있어했다”고 전한다. “준비가 잘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적극적인 참여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만남의 장으로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가까워지고 지역에 애정도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로구는 사회통합 정책의 하나로 다문화 정책을 적극 펼쳐왔다. 구로는 외국인 주민 비율이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 전국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다. 이성 구청장은 다문화 사회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불어 사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다가치·다누리 거버넌스가 다양함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지역사회 통합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소통하며 마음을 열면 문화 다양성이 지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지원과 관리를 위해 지난해 1월 다문화정책과를 만들고, 12월엔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동주민센터를 하나로 모은 가족통합지원센터를 열었다. 찾아가는 토론회도 연 4~6회 꾸준히 열어왔다. 구로구는 전국 다문화도시협의회의 회장 도시로서 정책 방안 모색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3월엔 다문화 정책 대상 행정안전부 장관상도 받았다. 다문화 사회·상호문화주의 분야 전문가인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는 “다문화 사회에서 상호 작용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상호문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구로구의 상시 소통 체계인 거버넌스는 앞서가는 정책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위촉식을 마친 뒤 바로 첫 협력 활동인 세계인의 날 축제 관련 회의를 했다. 구로구 세계인의 날 축제는 이달 19일 신도림테크노근린공원에서 열린다. 문화예술·체육 분과는 이미 3차례 회의를 하면서 준비해왔다. 다른 분과위원들과 활동가들에게 축제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다. 이번 축제는 문화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될 수 있게 진행된다. 이전까지는 주로 중국 동포 위주의 소통 한마당 행사였다. 24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해 다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한다. 축제 포스터도 4개 언어(한국어·영어·중국어·베트남어)로 만들었고, 체험·먹을 거리 부스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축제 준비에 함께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민인 이소연씨와 태은영씨도 거버넌스의 활동가다. 두 사람은 한국 국적 취득과 함께 이름도 아예 한국식으로 바꿨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언어 때문에 불편함은 여전하다. 이들은 회의 내용을 녹음해 집에 가서 다시 들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씨는 “아이들이 부모, 조부모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축제를 준비하면서 서로 알게 되고 도움받으면서 참여자들이 재미있어했다”고 전한다. “준비가 잘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적극적인 참여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만남의 장으로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가까워지고 지역에 애정도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로구는 사회통합 정책의 하나로 다문화 정책을 적극 펼쳐왔다. 구로는 외국인 주민 비율이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 전국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다. 이성 구청장은 다문화 사회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불어 사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다가치·다누리 거버넌스가 다양함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지역사회 통합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소통하며 마음을 열면 문화 다양성이 지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지원과 관리를 위해 지난해 1월 다문화정책과를 만들고, 12월엔 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동주민센터를 하나로 모은 가족통합지원센터를 열었다. 찾아가는 토론회도 연 4~6회 꾸준히 열어왔다. 구로구는 전국 다문화도시협의회의 회장 도시로서 정책 방안 모색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3월엔 다문화 정책 대상 행정안전부 장관상도 받았다. 다문화 사회·상호문화주의 분야 전문가인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는 “다문화 사회에서 상호 작용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상호문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며 “구로구의 상시 소통 체계인 거버넌스는 앞서가는 정책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