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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찾아 미국 아칸소주로 이민 간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았던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경계성 문제가 화두인 요즈음 <미나리>에서 되새겨본 일종의 어색함을 조금 더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다면, 서울에서 가장 깊은 미술 공간인 서울시립미술관 세마(SeMA) 벙커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 ‘있지만 없었던’ 여행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이고, 등장인물은 강제징용노동자다. 가장 많은 강제노동자의 일과 일상 공간이었던 탄광 갱도에 들어가듯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밀스러운 벙커로 들어가면 노동자 광부 사진 아카이브를 만나게 된다.
전시는 20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와 이에 조응하는 20여 점의 현대미술작품으로 이뤄졌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무인단말기(키오스크)와 패드의 사료를 합치면 더 방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아카이브 자료는 일상사 중심으로 배치됐다.
특히 ‘윤병렬 컬렉션’(사진)은 1942년부터 4년간 일본에서 사용했던 일상용품을 트렁크에 담은 기증품이다. 오래된 인물사진을 확대한 소묘화를 검은 상자에 넣은 조덕현작가의 <언더그라운드 엘레지>는 이와 호응하는 작품이다.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디아스포라 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김소영 작가의 영상작품도 전시 줄거리를 구성한다. 아버지의 서사를 다룬 최원준 작가, 노동자의 움직임을 다룬 정재훈 작가, 또 김영글, 오민수, 안해룡, 정혜경, 차재민 작가 등이 함께했다.
브이아이피(VIP) 공간으로 불리는 역사갤러리에서는 강제동원자 아내들의 인터뷰와 사료로 구성된 정혜경 아카이브를 감상할 수 있다. 출구 공간에는 일본제국이 찍은 조선인 노동자 사진들을 배치했다. 증명사진들에는 창씨개명 뒤 이름이 적혀 있다.
이번 전시를 함께 기획한 이용우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교수는 “전시 말미에 각색 없이 증명사진 자체를 배치한 이유는 전시 제목과 같이 ‘있지만 없었던’ 이들의 유일한 물적 생존자이자 침묵의 목격자인 사진이 강제노동자를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세마(SeMA)벙커 시간: 화~일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2124-8942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장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세마(SeMA)벙커 시간: 화~일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2124-8942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