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장 카드로 욕구 찾기

사람의 속마음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나왔겠는가. 우리는 각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그 사람의 속마음을 짐작할 뿐이다.

이렇게 알기 어려운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있다. 한 사람의 ‘욕구’를 살펴보는 것이 그것이다. 욕구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것’이다. 이 바람 속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과 갖고자 하는 것이 담겨 있다. 이 욕구가 사람의 감정을 만들고, 이 감정은 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행하는 단초가 된다. 그런 점에서 욕구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매우 근원적인 키워드다.

교구 제작·판매 회사인 ‘학토재’(개발자 하태민 박사)에서 만든 ‘니드 카드’(사진)는 이런 욕구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교구다. ‘니드’(need)는 욕구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니드 카드는 생존, 관계, 재미, 힘, 성장, 영성의 6개로 분류된 욕구를 나타내는 단어를 담은 64장 카드로 이루어져 있다. 각 카드 앞면에는 욕구를 나타내는 단어를, 뒷면에는 그 욕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들을 담았다. 가령 ‘생존 영역’에는 ‘안전’ ‘의식주’ ‘휴식’ 등의 단어가 ‘관계 영역’에는 ‘격려’ ‘공감’ ‘칭찬’ ‘배려’ 등의 단어가 적혀 있다.

각 카드 뒷면에는 관련 질문이 있다. 가령 ‘공감’ 카드 뒷면에는 “누군가 내 말을 편안하게 다 들어준다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이 적혀 있다. 이 카드를 이용해 상대방의 욕구를 파악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어떤 모임 참가자들이 있다고 할 때 니드 카드를 펼쳐놓고 각각 돌아가면서 “이 중에서 요즘 당신이 잘 충족되기를 원하는 욕구에 해당하는 카드 두 장씩”을 고르도록 한다. 다음은 돌아가면서 한 명씩 자기가 고른 카드를 내려놓으며 고른 이유를 말하도록 한다. 카드를 고를 때 ‘충족되기를 원하는 것’ 외에 ‘잘 충족되지 않는 것’ ‘최근 관심을 가지는 것’ 등 다양하게 변형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만일 두 명이 상대방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각각 원하는 카드 한 장씩을 뽑은 뒤 서로 바꾸어 본다. 그리고 카드 뒷면에 있는 질문을 상대방에게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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