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열기로 전국이 떠들썩하던 그해 여름이었다. 이제는 빛바랜 앨범만큼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버린 그때 시작해 해마다 7월이면 어김없이 클래식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콘서트가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했지만 초심을 잃지않은 축제. 12일이면 스무 번째 생일을 맞는 ‘더 하우스 콘서트’가 그것이다.
‘더 하우스 콘서트’의 장점을 나열하자면 여럿 꼽을 수 있다. 객석에 앉아 귀로만 듣던 음악이 마루를 타고 흘러와 악기의 진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여기엔 굳이 무대와 객석을 나눌 필요가 없다. 한정된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은 서로의 시선을 마주하며 호흡을 맞춘다. 때로는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가 여과없이 내 귀를 파고들며 오히려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것은 연주의 몰입감을 배로 증가시켜 어느새 관객은 출연진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더 하우스 콘서트’는 7월 한 달간 예술가의집에서 ‘2022줄라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베토벤(2020), 브람스(2021)를 주제로 한 달 동안 작곡가를 집중 탐구해왔는데, 올해 주제는 헝가리 작곡가인 벨러 버르토크로 정했다.
조금은 낯선 이름의 주인공은 민족적소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 음악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다. 오페라, 발레 음악, 중소 규모의 실내악 작품 등 수많은 피아노곡을 남겼지만, 국내에서 연주되는 건 일부 작품뿐이었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는 버르토크의 주요 작품을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까지 총망라해 선보인다.
개막(1일)날에는 그의 유일한 오페라인<푸른 수염의 성>을 소규모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연주한다. 이후로 발레 음악인 <중국의 이상한 관리> <허수아비 왕자>의 피아노 편곡 버전과 두 곡의 바이올린 소나타, 비올라 협주곡 등이 무대에 오른다. 피날레 콘서트(31일)에서는 총 27곡의 피아노곡과 현과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이 오후 3시에 시작해 장장 8시간에 걸쳐 릴레이로 연주된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예술가의 집 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 관람료: 3만원(7월31일 피날레 공연 15만원) 문의: 02-576-7061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