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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산하 중부교육지원청 지역 초교 8곳의 500여 명이 5~7월 온라인 요리교실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샘표 사회공헌 활동 ‘즐겁게 요리하는 날'(즐요일) 캠페인과 연계해 진행했다. 참여 아이들은 집에서 안전하게, 손쉽게, 맛나게 요리하는 즐거운 경험을 하며 성취감도 느끼고 편식 개선도 했다. 사진은 19일 후암초 학생 36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요리하는 모습. 중구 샘표 본사 우리맛연구공간에서 이홍란 우리맛연구팀장(왼쪽)이 진행자 2명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참여자들과 쌍방향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성취감·자신감 얻고, ‘내가 스스로 만든 음식’으로 편식 고쳐
집 식재료·조리도구, 요리 소스 활용
맛난 음식 직접 손쉽게 만들며 ‘뿌듯’
학부모들 “앞으로 아이와 요리할래요”
이홍란 팀장과 이세연군, 엄마 세바라씨가 완성한 요리를 보여주며 웃고 있다.
35명은 집에서 스마트폰, 태블릿피시 등으로 화면을 보면서 1시간의 요리과정을 함께했다
지난 19일 저녁 6시30분 중구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 영상 카메라 앞에 후암초 6학년 이세연군이 엄마와 함께 앞치마를 차려입고섰다. 겉절이, 멸치볶음, 계란밥찜을 만드는 1시간의 요리 과정은 화상 프로그램 ‘줌’으로 실시간 공유됐다. 같은 시간 후암초 2~6학년 어린이 35명도 집에서 스마트폰, 태블릿피시 등으로 화면을 보면서 함께했다.
온라인 참여 아이들 앞에는 집에서 쓰는 조리 도구에 알배추, 잔멸치, 계란과 같은 식재료와 학교에서 미리 받은 요리 소스 (겉절이 양념, 멸치볶음 소스, 연두)가 준비돼 있었다. 몇몇 아이는 요리사처럼 앞치마에 머릿수건까지 제대로 챙겨 입기도 했다.스크린에는 아이 혼자인 경우도 있고 부모나 형제, 남매, 자매와 함께하는 경우도 보였다. “궁금한 점은 채팅창에서 물어보세요.” 요리 지도를 맡은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팀장이 진행 방식에 대해 안내했다. 이 팀장은 진행자 2명의 도움을 받으며 쌍방향 소통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롬프터(자막 노출기)로 온라인 참여 아이들의 반응을 일일이 읽으며, 이세연군과 요리를 하나씩 해나갔다.
온라인 참여 아이들 앞에는 집에서 쓰는 조리 도구에 알배추, 잔멸치, 계란과 같은 식재료와 학교에서 미리 받은 요리 소스 (겉절이 양념, 멸치볶음 소스, 연두)가 준비돼 있었다. 몇몇 아이는 요리사처럼 앞치마에 머릿수건까지 제대로 챙겨 입기도 했다.스크린에는 아이 혼자인 경우도 있고 부모나 형제, 남매, 자매와 함께하는 경우도 보였다. “궁금한 점은 채팅창에서 물어보세요.” 요리 지도를 맡은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팀장이 진행 방식에 대해 안내했다. 이 팀장은 진행자 2명의 도움을 받으며 쌍방향 소통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롬프터(자막 노출기)로 온라인 참여 아이들의 반응을 일일이 읽으며, 이세연군과 요리를 하나씩 해나갔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아이들이 집에서 요리하고 있다.
겉절이 만들기에선 알배추에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칠 때 ‘천천히 해주세요’라는 채팅창 글에 속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힘들어하는 표정을 읽고는 ‘조금만 더 힘내 버무려요’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열심히 따라하는 아이들 모습을 수시로 보며 이 팀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날의 요리교실은 국내 최장수 식품 브랜드 샘표의 사회공헌 활동 ‘즐겁게 요리하는 날’(즐요일) 캠페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초등생 온라인 요리교실 특징은 집에서 안전하게, 손쉽게, 맛나게 요리하는 즐거운 경험을 해보게 하는 것이다. 샘표 우리맛연구팀이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메뉴와 조리법을 연구해 내놓았다. 단백질, 칼슘, 무기질 등 성장기 필요한 영양소를 갖춘 메뉴를 요리 소스로 맛을 내게 구성했다. 불과 칼은 최소한으로 쓰고, 서너 단계 조리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아이들이 집에서 요리하고 있다.
이세연군과 친구들은 이홍란 팀장의 설명과 시연을 보면서 세 가지 요리를 차례로 했다. 먼저 겉절이는 양념과 고춧가루를 섞고,알배추를 넣어 손으로 버무려 만들어냈다.두 번째 멸치볶음은 잔멸치와 식용유를 섞고, 전자레인지에 1분30초 돌리고 꺼내 소스를 버무린 뒤 다시 전자레인지에 1분 더 돌려 완성했다.
마지막 계란밥찜은 계란에 채소와 물, 연두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밥을 넣고 계란물을 부어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돌려 만들었다. 불 대신 전자레인지를 썼고 당근, 양파, 쪽파를 썰 때는 과일칼을 사용했다. 겉절이재료인 알배추는 손으로 찢었다. 이홍란 팀장은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을) 꺼낼 땐 뜨거우니 항상 조심해야 해요”라며 “안전하게 해야 요리가 즐겁고 다음에 또 할 수 있어요”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완성한 음식을 맛보며 아이들은 요리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꼈다. 이홍란 팀장이 “여러분이 만든 김치 맛을 한번 볼까요” 하자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겉절이를 맛보기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고춧가루로 매운 정도를 조절한 김치를 맛보며 기대 이상의 맛에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도 보인다. 멸치볶음을 맛보며 “원래 멸치 안 좋아했는데 내가 만든 건 맛있네요”라는 채팅창 글도 있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아이들이 집에서 요리하고 있다.
계란밥찜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엄지 척을 하는 아이도 있었다. 평소 요리하기를 좋아한다는 이세연군도 “계란찜은 뚝배기로 만드는 어려운 요리라고 생각해 못해봤어요”라며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아 집에서 엄마에게도 해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요리교실을 마무리하며 이홍란 팀장이 “오늘 요리해보니 어때요”라고 묻자 채팅창에는 아이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재밌었어요’ ‘완전 꿀잼’ ‘또 해보고 싶어요’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이들 옆에서 지켜보던부모들도 소감을 전했다. 3학년 김수지(가명)양 엄마는 “아이가 자신이 만든 음식이 정말 맛있어 요리사가 된 것 같다고 좋아하네요”라고 했다. 세 자매 엄마는 “셋이 같이 만든 음식으로 온 식구가 저녁을 먹으며 즐거웠어요”라고 했다. 6학년 박기영(가명)군 엄마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인데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김치도 담그고 멸치볶음도 해보며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더 많이생긴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세연군의 엄마 세바라씨도 “아이가 스스로 요리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19일 중구 샘표 우리맛연구공간에서 후암초 온라인 요리교실 촬영을 끝내고 참여자와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샘표 이윤아 홍보팀장, 이홍란 우리맛연구팀장, 새미네부엌 캐릭터 인형 ‘새미‘, 이세연군과 엄마 세바라씨, 나여훈 중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요리의 가치와 즐거움을 알리는 ‘즐요일’ 캠페인은 지난해 시작했다. 샘표는 쉽고 맛있고 건강한 집밥 캠페인을 펼치며, 연두와 새미네부엌 같은 소스를 활용해 아이들도 손쉽게 요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윤아 샘표 홍보팀장은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비만, 우울, 또래 관계 어려움 등을 겪는 초등생을 위해 집에서 요리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며 “집에 있는 조리도구를 안전하게 써보며, 누구나 뚝딱뚝딱 맛난 요리를 해내는 경험을 해 생활 속에서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고 했다.
5월부터 이달인 7월까지 중부교육지원청 지역(용산·종로·중구) 초교 8곳의 500여 명 아이들이 온라인 요리교실에 참여했다. 나여훈 중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아이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도 줄여주며 건강에도 좋은 프로그램이라는데 공감대가 만들어져 추진하게 되었다”고 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참여한 학생·학부모들의 만족도는 평균 4.89점(5점 만점)으로 매우 높았다. ‘스스로 해보고, 완성한 요리로 성취감을 느껴 좋다’ ‘재료 준비부터 하나하나 해보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요리가 생겼다며 자신감에 찼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이처럼 3명 중 1명 이상은 자신감, 성취감 등 아이 발달에 긍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편식 개선도 좋은 점으로 꼽았다. ‘평소 입이 짧은데 직접 요리하니 잘 먹는 것 같아요’ ‘직접 만들면서 좋아하지 않던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 조금씩 먹어보네요’ 등의 의견이 있었다. ‘아이와의 관계가 좋아졌다’ ‘엄마가 하는 일에 아이가 관심을 갖게 됐다’ 등 관계개선도 좋은 점으로 꼽혔다.
학부모 대부분(98.5%)은 ‘앞으로 아이들과 요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답했다. ‘위험하지 않게 함께 할 수 있어서’부터 ‘편식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라 느껴서’ ‘간단한 요리부터 반복해서 경험해둬야 성인으로 독립해 혼자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등의 이유에서다.
이홍란 팀장은 “가정에서 부모나 양육자가 아이들과 요리할 때 시장 가기, 재료 손질하기부터 같이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들이 요리와 친해질 수 있게 요리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어지럽히고 늦더라도 안전하게 해볼 수 있게 기다려줘야 아이들은 놀이처럼 요리를 즐겁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초등생 온라인 요리교실은 학교, 가정, 기업이 손잡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윤아 팀장은 “학교에서 프로그램 안내를 해줘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나여훈 장학사는 “샘표에서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어, 교육지원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논의하며 온라인 요리교육 효과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추진 과정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점도 학교 참여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교사들에게 업무 부담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교육지원청이 참여 학교를 모으고 신청 학교는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으로 알리면, 학부모는 온라인 링크 주소로 신청한다. 이윤아 팀장은 “안내 문자에 이어 프로그램 실시 7일 전 샘표가 학교로 보낸 요리 소스를, 전날엔 줌 참여링크 문자를 받고 당일 (줌 프로그램에) 접속만 하면 된다”고 했다.
즐요일 캠페인 초등생 온라인 요리교실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나여훈 장학사는 “서울시 11개 교육지원청 대상으로 샘표와 중구 초등학교 사례를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더 많은 아이가 ‘즐겁게 요리하는날’ 캠페인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한 삶으로 연결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1·2·3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4·5·6 샘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