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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한복판, 구청 옥상에서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곳, ‘성북 작은 천문대’(사진)다. 2010년 성북구청 옥상에 문을 연 이래 1만여 명의 시민이 찾았다. 예약을 받는 이음도서관의 누리집(sblib.seoul.kr)엔 프로그램 참가 문의, 소감의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성북 작은 천문대의 매력으로 5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성북구청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멀리 있는 N서울타워(남산타워) 회전식당도 볼 수 있다. 천체망원경의 성능을 체험하고 원리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는 남산과 야경에 매료된다.
둘째, 쉽고 재미있는 천문 강연이다. 성북구는 한 달에 두 번 금요일 저녁 천문우주 교실을 연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여러 연령층이 참여하기에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10회 이상 참여한 마니아 가족도 생기고, 비나 구름으로 별을 볼 수 없는 날에도 예약자의 70%가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셋째는 20분의 교육과 10분의 연습으로 견우성과 직녀성, 아르크투루스, 시리우스 등의 별을 혼자 찾을 수 있게 된다. 강연에서 별을 찾는 방법과 맨눈으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을 중심으로 별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보이지도 않는 북두칠성을 찾고 그 옆에 무슨 별, 아래에 무슨 별이 아니라 그냥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봤을 때 밝게 보이는 별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넷째는 목성의 위성, 토성의 고리, 초승달 모양의 금성, 달의 크레이터(구덩이) 등을 관측할 수 있다. 410년 전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목성의 4대 위성과 금성이 지구가 아닌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것을 관측해 세상의 중심을 지구에서 태양으로 바꿨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관측했는지 알고 가슴이 뛴다.
마지막은 찾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곳이라는 점이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천문대는 100여 곳에 이른다. 값비싼 망원경을 설치하고 천문 행사를 여는 곳도 적잖다. 성북 작은 천문대는 직경 3m의 원형 돔에 주 관측을 위한 12인치 반사망원경과 보조 관측을 위한 105㎜, 90㎜ 굴절망원경 2대를 갖춰 시설은 소박한 편이다. 하지만 내실만큼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보조 망원경은 100만원, 40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모델을 비치해 참가자가 망원경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긴 참가자들은 개인적으로 망원경을 사서 지속해서 별을 관측하기도 한다.
천문대는 망원경을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과학 강연을 듣고 우주를 처음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성북 작은 천문대는 찾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알찬 곳이다. 성북 작은 천문대는 시민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한다. 천문우주 교실은 한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 조금만 서두르면 일상에서 우주를 만나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다.
심재철 (주)한국하우톤 연구소장 <미스터 갈릴레이의 별별이야기> 저자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사진 성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