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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수당 정책을 이끌었던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이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변하고 있는 시민들의 삶과 공동체 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내에서는 시민운동가 출신의 정치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외국에선 ‘혁신 리더’로 더 유명하다. ‘개발에서 재생으로, 통치에서 협치로’라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을 뒷받침하는 곳이 서울혁신기획관실이다. 여기서 6개 과 120여 명의 정규·계약직 공무원들이 혁신 아이디어를 짜낸다. 이 기구를 이끄는 사람은 청년운동가 출신의 전효관(52) 기획관이다. 2014년 개방직 공모를 통해 서울시청에 들어온 그는 얼마 전 여권의 반대로 무산된 청년수당 정책을 주도하기도 했다.
- 먼저 청년수당 문제를 정리해 본다면?
“취업 준비 청년들에게 생활 실비를 구직수당 형태로 정부가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는 서울시 청년활동가 모임인 청년네트워크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된 주제였다. 그러나 전면적인 지원은 서울시 예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건복지부와 사전 논의를 했고, 우선 3000명을 선발해 6개월 범위에서 월 50만 원을 활동비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뒤늦게 정치권이 선심행정 운운하며 복지부에 제동을 걸어 사실상 무산시켰다.”
- 청년수당이 무산된 뒤 고용노동부가 바로 ‘취업수당’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정책을 내놨다.
“정부의 취업수당은 되고 서울시 청년수당은 선심행정이라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 정책 내용도 그대로 가져간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이번 일이 무의미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정책을 수용한 것 아닌가? 취업 준비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을 넓히는 데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에 대한 취업 준비 지원은 머지않아 제도화될 것으로 믿는다.”
- 서울시가 말하는 혁신이란? “기존 방식으로는 해법이 없을 때 다른 방법 다른 접근법이 절실하듯이, 우리 사회가 절실히 변화를 요구하고 있을 때 박 시장이 등장했다고 본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도시 개념을 바꾸고, 도시 행정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이 서울시의 혁신이다. 기존의 공무원 중심 행정에서 시민과 전문가 등의 집단지성이 정책 결정과 수행에 반영되는 행정을 말한다.” - 예를 든다면?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처음에는 공무원들도 의아해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 자기 동네에 대한 공동체 의식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지역은 대부분 마을공동체 사업을 벌인 곳이다. 변화의 좋은 증거이다. 도봉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주민들이 서로 손편지를 주고받는 운동을 벌여 층간소음 갈등을 해소했다.” - 혁신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추진되는가? “세부적인 정책은 각 실·국에서 하고 우리는 주로 시민들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드는 일을 한다. 공무원 조직과 시민, 활동가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관계를 성숙시켜가도록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으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나? 혁신파크의 목적도 그렇다.” - 많은 서울 시민이 혁신파크를 잘 모른다. “지금 은평구 옛 국립보건원 단지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창의적 영리기업 등 1000여 명의 창의적 인력들이 입주해 있다. 전자산업의 실리콘밸리를 상상하면 될 것 같다. 사회와 사업, 기술 혁신을 맹렬하게 추구하는 이들이 정보와 지식, 영감을 나누는 곳이다. 앞으로 5년 정도면 세상을 놀라게 할 성과가 나오고,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 - 2017년 혁신 과제는? “지난 몇 년이 새로운 과제의 발굴기였다면 앞으로는 넓은 범위에서 효과가 느껴질 수 있도록 규모가 있고 임팩트가 큰 기획을 시도할 필요성을 느낀다. 서울 시민의 50%가 사는 아파트를 바꿔 보고 싶고, 낡은 주거 지역을 청년들이 맘껏 실험하며 사는 곳으로 바꿔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생각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주체다. 주체 발굴이 결국 우리의 일이다.” - 시장의 주문 사항은 따로 없나? “보통 혁신도시는 인구 30만~50만 명 정도의 도시에서 시도된다. 서울 같은 대도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박 시장을 ‘세계 5대 혁신 리더’의 한 사람으로 꼽은 이유다. 시장은 주민의 의사가 시정에 반영되는 행정을 원한다. 혁신의 정신과 가능성이 공무원과 주민 모두에게 체감되는 일을 바라는 것 같다.” - 중앙정부의 견제는? “많이 느낀다. 정치권이 너무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해석한다. 정파를 떠나 비전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평가해 주는 풍토가 아쉽다.” 전 혁신기획관은 연세대에서 박사(사회학) 학위를 한 뒤 전남대 신방과 교수, 하자센터장, 청년일자리허브센터장을 거쳤다. 글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서울시가 말하는 혁신이란? “기존 방식으로는 해법이 없을 때 다른 방법 다른 접근법이 절실하듯이, 우리 사회가 절실히 변화를 요구하고 있을 때 박 시장이 등장했다고 본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도시 개념을 바꾸고, 도시 행정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이 서울시의 혁신이다. 기존의 공무원 중심 행정에서 시민과 전문가 등의 집단지성이 정책 결정과 수행에 반영되는 행정을 말한다.” - 예를 든다면?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처음에는 공무원들도 의아해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 자기 동네에 대한 공동체 의식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지역은 대부분 마을공동체 사업을 벌인 곳이다. 변화의 좋은 증거이다. 도봉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주민들이 서로 손편지를 주고받는 운동을 벌여 층간소음 갈등을 해소했다.” - 혁신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추진되는가? “세부적인 정책은 각 실·국에서 하고 우리는 주로 시민들이 정책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만드는 일을 한다. 공무원 조직과 시민, 활동가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 관계를 성숙시켜가도록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으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나? 혁신파크의 목적도 그렇다.” - 많은 서울 시민이 혁신파크를 잘 모른다. “지금 은평구 옛 국립보건원 단지에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창의적 영리기업 등 1000여 명의 창의적 인력들이 입주해 있다. 전자산업의 실리콘밸리를 상상하면 될 것 같다. 사회와 사업, 기술 혁신을 맹렬하게 추구하는 이들이 정보와 지식, 영감을 나누는 곳이다. 앞으로 5년 정도면 세상을 놀라게 할 성과가 나오고,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 - 2017년 혁신 과제는? “지난 몇 년이 새로운 과제의 발굴기였다면 앞으로는 넓은 범위에서 효과가 느껴질 수 있도록 규모가 있고 임팩트가 큰 기획을 시도할 필요성을 느낀다. 서울 시민의 50%가 사는 아파트를 바꿔 보고 싶고, 낡은 주거 지역을 청년들이 맘껏 실험하며 사는 곳으로 바꿔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생각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주체다. 주체 발굴이 결국 우리의 일이다.” - 시장의 주문 사항은 따로 없나? “보통 혁신도시는 인구 30만~50만 명 정도의 도시에서 시도된다. 서울 같은 대도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박 시장을 ‘세계 5대 혁신 리더’의 한 사람으로 꼽은 이유다. 시장은 주민의 의사가 시정에 반영되는 행정을 원한다. 혁신의 정신과 가능성이 공무원과 주민 모두에게 체감되는 일을 바라는 것 같다.” - 중앙정부의 견제는? “많이 느낀다. 정치권이 너무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해석한다. 정파를 떠나 비전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평가해 주는 풍토가 아쉽다.” 전 혁신기획관은 연세대에서 박사(사회학) 학위를 한 뒤 전남대 신방과 교수, 하자센터장, 청년일자리허브센터장을 거쳤다. 글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