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시내 38곳에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

등록 : 2016-11-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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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인권 신장을 위해 시민들이 피와 땀을 흘렸던 역사 현장에 ‘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을 설치했다.

표지석이 설치된 장소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4·18 선언’의 현장(성북구 안암동), 호주제와 동성동본 혼인금지제도 폐지에 중요한 몫을 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전쟁 당시 교량 폭파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당한 ‘한강 인도교’(용산구 이촌동) 등 모두 38곳이다. 시는 인권현장을 시민저항(23개소), 국가폭력(8개소), 제도 내 폭력(7개소) 3가지 특성으로 나누고, 표지석을 원형(시민저항), 역삼각형(국가폭력), 사각형(제도 내 폭력) 모양으로 구분해 설치했다. 표지석은 가로×세로 35㎝ 크기에 황동 판에 한글과 영문으로 현장 명칭과 소개 글, 서울시 인권 로고를 새겼다.

대상지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1894년부터 2000년까지로 시기를 한정하고, 시민·전문가·종교계 등의 추천을 받아 1차로 110곳을 선정했다. 추천 후보지 110곳을 대상으로 전문가 자문회의와 지난 9월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최종적으로 43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공사 중이거나 위치 고증 중인 5개 지역은 이번 표지석 설치 대상지에서 제외했다.

시는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를 계기로 시민들이 직접 인권의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탐방 코스도 개발했다. ①민주화(4월길, 6월길) ②노동(구로길, 전태일길) ③사회연대(여성길, 시민길) ④남산(자유길) 등 4개 테마, 7개 코스는 테마별로 도보로 1~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시는 내년 6월부터 테마별로 해설사가 진행하는 ‘인권현장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해 시민들이 인권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번 표지석 설치는 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인권현장 표석화 사업’ 중 하나다. 시는 지난해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시청 앞 녹지대에 인권 조형물과 남산 옛 안기부 자리에 인권현장 안내표지판 9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반응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표지석 설치를 늘릴 계획이다.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와 도보 탐방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인권담당관(2133-6384)에 문의하면 된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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