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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시민청 건립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의견이 엇갈리는 서울무역전시장 옆 서울산업진흥원 들머리에, 강남구 비상대책위원회가 내건 펼침막이 13일 오후 걸려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서울시가 강남구 학여울역 근처 서울무역전시장(세텍, SETEC) 터 안 서울산업진흥원(SBA) 컨벤션센터에 지으려 했던 제2시민청 연내 개관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애초 서울시는 제2시민청을 지난해 하반기 안에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강남구의 반대로 지연돼왔다. 강남구는 컨벤션센터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가설 건축물인데다가 애초 사용 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제2시민청 개관에 필요한 시설 공사 등을 불허해왔다. 강남구의 반대는 지난 10월10일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강남구의 ‘건축법위반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에 대해 제2시민청 공사가 적법하다며, 강남구가 요청한 공사중지명령에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강남구는 2차 공사중지명령과 서울시행정심판위원회 결정 효력정지 신청, 형사소송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공사를 막고 있다. 강남구는 주민 5만여 명에게 ‘세텍부지 내 제2시민청 조성에 반대’ 서명을 받고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까지 꾸렸다. 비상대책위는 지난 10월26일부터 세텍 터 들머리에 컨테이너를 가져다놓고 서울시의 공사를 막기 위해 불침번까지 서고 있다.
인근 아파트와 통합 개발 주장
강남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6일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행위의 주체인 서울시가 심판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행정법원에 행정소송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까지 한 상태다. 세텍 터는 서울시 소유지만, 제2시민청이 들어서게 될 SBA컨벤션센터 운영 주체는 서울산업진흥원이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제2시민청 개관을 두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는 데에는 도시개발에 대한 시각의 차이와 깊어진 감정의 골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미 강남구와 서울시는 구룡마을과 영동대로 개발 등에서 대립을 보인 바 있다. 강남구는 영동대로에 들어서게 될 국제교류 복합지구와 연관된 마이스(MICE) 산업 관련 시설과 건물이 세텍 터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마련한 세텍 터 일대 복합개발 방안에는 공사 시점을 2019년 7월로 잡고 있다. 김영환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은 “제2시민청은 세텍 터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SBA컨벤션센터 유휴 공간을 임시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라며 강남구의 제2시민청 반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강남구의 ‘제2시민청 반대’ 주장에는 세텍 터 개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세텍 부지는 비록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지만, 강남에서는 한전 부지에 못지않은 경제적, 입지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황금 지역이다. 강남구민은 세텍 부지의 현대화 개발이 하루속히 이루어지도록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개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칠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서울시가 2014년 4월 발표한 일대 종합개발 계획대로 세텍 부지를 조속히 통합개발해주기를 바란다”며 개발을 앞당겨줄 것을 요구했다.
세텍 터 개발을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에는 인근 아파트 재개발이 완료된 뒤에 세텍 터 개발이 시작될 경우 민원이 빗발치는 등의 이유로 개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그러나 세텍 터 개발에 대해서는 큰 원칙만 정해져 있을 뿐이다. 3만987㎡에 이르는 넓은 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주민 의견을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세텍 터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들도 있다. <천지일보> 보도(2016년 11월15일)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한 이은재 의원(새누리당·서울 강남병)은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제2시민청 건립에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문화시설과 공원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해달라”며 강남구의 개발 방향과는 다른 요구를 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4곳에 시민청 확대 계획 서울시의 시민청 확대 계획은 시민청 이용 시민이 크게 늘었고, 이용하는 시민들이 거리가 멀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반영돼 있다. 강남구는 세텍 터 외에 강남구 문화회관 등 다른 시설이 시민청 구실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기업평가원이 연구보고서에서 밝힌 시민청 적정 규모 2000~5000㎡에 이르는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미 쓰고 있는 공간의 용도를 바꾸는 일은 또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제2시민청 외에도 서남, 서북, 동북권에도 시민청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해당 자치구와 협의를 하고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세텍 터 개발을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에는 인근 아파트 재개발이 완료된 뒤에 세텍 터 개발이 시작될 경우 민원이 빗발치는 등의 이유로 개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그러나 세텍 터 개발에 대해서는 큰 원칙만 정해져 있을 뿐이다. 3만987㎡에 이르는 넓은 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주민 의견을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세텍 터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들도 있다. <천지일보> 보도(2016년 11월15일)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한 이은재 의원(새누리당·서울 강남병)은 “지역주민이 반대하는 제2시민청 건립에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문화시설과 공원 등 지역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해달라”며 강남구의 개발 방향과는 다른 요구를 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4곳에 시민청 확대 계획 서울시의 시민청 확대 계획은 시민청 이용 시민이 크게 늘었고, 이용하는 시민들이 거리가 멀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반영돼 있다. 강남구는 세텍 터 외에 강남구 문화회관 등 다른 시설이 시민청 구실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기업평가원이 연구보고서에서 밝힌 시민청 적정 규모 2000~5000㎡에 이르는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미 쓰고 있는 공간의 용도를 바꾸는 일은 또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제2시민청 외에도 서남, 서북, 동북권에도 시민청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해당 자치구와 협의를 하고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