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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의 산책로 범죄예방시스템은 개인이 스마트폰을 폐회로텔레비전처럼 활용해 위급상황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용자는 안내 펼침막, 푯말 등에 있는 정보무늬를 스캔해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성동구는 8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달부터 17개 동 전체로 넓혔다. 성동구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에서 산책로 범죄예방시스템 담당자가 모니터링하고 있다.
큐알 찍어 연결, 관제센터로 정보 전송
8~10월 620여 명 일과 시간 주로 이용
한 줄 소감 SNS 공모전 응모자 180명
‘안심·편리·예방효과’ 꼽고, 확대 희망
“한적한 낮이나 밤길이 무서울 때도 있는데 (범죄예방) 시스템 덕분에 안심되네요.”
지난달 29일 오후 성동구 송정제방길에서 산책 중인 한 주민이 이렇게 말했다. 송정제방길은 용마산역에서 한양대역까지 걸쳐 있는 긴 길이다. 은행나무가 많아 요즘은 깊어가는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낮에도 오가는 사람이 제법 있고, 밤에는 산책하러 찾는 주민들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최근 길 중간중간 펜스에 노란색 펼침막 5개가 걸렸다. 성동구가 지난 8월부터 시범 운영한 뒤 전체 동으로 확대하고 있는 ‘산책로 범죄예방시스템’ 홍보 내용과 정보무늬(QR코드)가 표시돼 있다.
성동구의 산책로 범죄예방시스템은 개인 스마트폰을 폐회로텔레비전(CCTV)처럼 활용해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으로 펼침막이나 안내 푯말에 있는 정보무늬를 스캔해 접속하면 스마트폰이 시시티브이 구실을 해 영상과 소리가 성동구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로 실시간 보내진다. 센터에서는 상시 모니터링하며 위험 상황은 바로 경찰 신고로 이어진다.
시스템은 현재 전체 17개 동 33곳 220개 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지형 공원, 하천변, 골목길, 도시재생구역, 전략정비구역 등으로 동별 설치 지점은 구청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성동구에 따르면 시스템 이용 건수는 8~10월 2개월 동안 620여 건에 이른다. 시범 지역이었던 산지형 공원(응봉산, 달맞이 공원)에서의 이용이 가장 많아 70%를 차지한다. 송정제방길에서의 이용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이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가 45%,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가 약 30% 순으로 주로 일과 시간 이용이 많았다.
시스템은 현재 전체 17개 동 33곳 220개 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지형 공원, 하천변, 골목길, 도시재생구역, 전략정비구역 등으로 동별 설치 지점은 구청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성동구에 따르면 시스템 이용 건수는 8~10월 2개월 동안 620여 건에 이른다. 시범 지역이었던 산지형 공원(응봉산, 달맞이 공원)에서의 이용이 가장 많아 70%를 차지한다. 송정제방길에서의 이용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이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가 45%,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가 약 30% 순으로 주로 일과 시간 이용이 많았다.
송정제방길에 붙은 안내푯말.
이용자들의 긍정적 반응은 최근 성동구가 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모전에서 확인됐다. 공모전(10월17일~11월5일)에는 180여 명이 응모했는데 응모자의 64%가 여성이다. 연령대로는 30~40대가 80%였다. 시스템 이용 뒤 인증샷과 한 줄 소감을 개인 SNS에 올린 후기를 보면 91%가 안심이 되며,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하는 내용이었다. “큐알을 스캔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이 시시티브이가 되니 신기하고 안심돼 좋아요” “범죄자들이 죄를 저지르려고 생각할 때 이 시스템으로 조금은 주춤하지 않을까요? 안심됩니다” 등이었다.
응모자의 24%는 정보무늬 이용이 편리하고 빨라서 만족스럽다는 내용을 담았다. “위치마다 큐알이 잘 부착되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해요” “영상을 관제센터로 빠르게 연결하니 쉽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네요” 등의 내용을 남겼다. 한 주민은 “산책로나 등산로 이용이 꺼려지는 요즘 성동구가 일을 잘해 좋다”고 적었다.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데 성동구가 발 빠르게 나설 수 있었던 데는 구청 동아리 ‘적정기술연구회’의 역할이 컸다. 적정기술연구회는 2019년부터 30여 명의 직원이 모여 신기술과 행정의 연계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왔다. 신림역 사건 등 무차별 범죄에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주민 불안감이 커져, 안전과 범죄예방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스마트폰의 영상통화 기능에서 착안하고, 코로나19 출입명부로 정보무늬를 활용했던 경험을 되살렸다. 정승아 스마트도시과 포용도시팀장은 “별도의 앱 없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 빨리 도움을 청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한 주민이 스마트폰으로 정보무늬를 찍고 있다.
연구회의 아이디어는 민간 업체와 협력해 일주일 만에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시범운영 들어갔다. 정 팀장은 “(시시티브이 설치에 견줘) 적은 예산으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게 강점이었다”고 했다. 예산은 관제센터에 별도의 컴퓨터와 모니터 한 대를 추가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이 대부분이다.
범죄예방시스템 구축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개인정보 처리 문제였다. 개인 스마트폰에서 영상, 마이크, 위치 등 사전 허용을 받는 것에 대해 구청 담당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정 팀장은 “관련 법도 확인해 안전 분야에서 허용된다는 것을 확인해 추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용자가 시스템 종료를 누르면 그사이 전송된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등의 정보는 바로 삭제된다.
공모전에서는 안내판의 확대 설치를 요청하거나 잘 보이도록 조처해달라는 등의 개선 의견도 있었다. “(큐알 안내 푯말이) 2m 간격으로 좀 더 촘촘하게 많이 있었으면 합니다” “야간에 잘 보이게 야광으로 반짝이거나 엘이디(LED) 불이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등의 제안이었다.
지난달 성동구는 시범 운영자들 의견을 반영해 1차 보완을 했다. 우선 긴급할 때 상황 전달이 양방향으로 즉시 이뤄질 수 있게 문자 보내기에 음성 대화 기능을 추가했다. 위험 상황을 주변에 알리면서 범죄 발생을 사전에 막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호루라기 아이콘을 누르면 호루라기 소리가 나는 긴급 알람 기능도 더해졌다.
앞으로 구는 시스템 기능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자율방재단 등의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용 안내를 할 계획이다. 이달엔 성동경찰서와 모의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산책로 범죄예방시스템 운영의 최종 목표는 치안 사각지대를 줄여감으로써 범죄로부터 안전한 성동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구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스마트 포용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