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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서울
1인 가구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전국의 1인 가구 비율은 23.9%였으며, 2025년에는 31.3%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이며, 머지않은 장래에 세 가구 중에 한 가구가 1인 가구가 된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서울의 1인 가구 수가 전체의 4.8%에 불과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도 전체의 9.0%를 넘지 않았다. 열 가구 가운데 한 가구도 되지 않는 적은 수였다. 1980년에 서울의 가구당 평균 가족 수가 4.33명이었고, 1985년에는 3.99명이었는데, 2000년 이후에는 평균 가족 수가 3명대로 내려갔고, 2010년의 평균값은 2.7명에 이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의 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2000년에 들어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형태의 15.5%를 넘었고, 2010년에는 23.9%에 달했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전국의 1인 가구 비율(24.4%)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서울 지역에는 미혼의 비중이 높은 반면 농촌 지역은 노인의 비중이 높다는 차이가 있다. 이른바 대학 진학과 회사 취업 등을 위해 서울로 이주한 미혼자들이 1인 가구의 중요한 구성원이 된다. 서울에서 1인 가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구는 관악구로서 38.84%인데, 이곳은 대학과 고시원이 밀집한 지역적 특성을 갖는다. 관악구와 같이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에는 공공의 주택 서비스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시원 등의 열악한 곳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낮은 구는 양천구(16.35%)인데, 이곳은 4인 가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공공주택단지인 것이다.
1970년대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크게 변화한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4인 가구 시대에서 1인 가구 시대로 변화하는 사회적 경험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1인 가구는 가족의 기본적 구성이다. 201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인 가구 비율은 27.7%이며, 독일은 35.8%, 일본은 29.5%, 프랑스는 21.0%를 차지하고 있다. 4인 가족을 표준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깨져야 하는 순간이다. 4인 가족을 전제로 한 국민주택 규모도 이제는 1인 가구를 전제로 한 체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 1인 가구는 가구 내에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회복지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2013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사회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나왔다. 친지나 이웃에게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수도, 급한 돈을 빌릴 수도 없고, 우울할 때 말동무가 되어줄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구 구성원의 변화는 단지 가족 수의 변화만이 아니라, 주택 및 복지체제의 변화와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소규모 주택을 정책적으로 공급하고, 가족을 넘어서 이웃이 서로에게 사회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복지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1인 가구가 표준이 되는 시대에 더욱 적합한 것이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