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서울

전력소비량 5.5%만을 생산하는 서울

등록 : 2017-05-11 14:21 수정 : 2017-05-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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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대폰을 즐겨 쓰면서 배터리의 충전 눈금이 낮아지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긴다.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져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도시의 전기도 휴대폰의 배터리와 같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전력이 끊기는 순간 도시는 생명을 잃어버린다.

1977년 뉴욕의 대규모 정전 즉 블랙아웃이나, 2003년 미국 동부와 캐나다에 있었던 블랙아웃은 공항과 철도 등을 마비시켜서 도시의 기능을 멈추게 했다. 2011년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인 정전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정지시켜버렸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전기는 어쩌면 물과 공기와 같은 필수 요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서울의 전력생산량은 전력소비량의 5.5%에 불과하다. 나머지 94.5%는 외부에 의존하는 것이다. 전력생산량이 전력소비량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은 인천시,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순이고, 전력생산량이 전력소비량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은 광주시, 대구시, 대전시, 서울시 순이다. 대체로 내륙 도시들이 해안가 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을 전송망으로 공급받아 쓰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 사는 사람들은 전력 소비로 생활의 편리함을 얻지만, 전력 생산의 위험에서는 떨어져 안전하게 살아간다.

예컨대 핵발전소의 방사능 위험과 최근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꼽히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굴뚝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원거리 송전에 따른 송전탑의 위험에서도 벗어나 있다.

2015년 기준 서울 시내 발전설비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은 2476GWh며, 이는 전력소비량(4만5381GWh)의 5.5% 수준이다. 서울 시내의 전력은 78%가 화력 발전설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서울시에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는 2003년 7만8000TOE(석유환산톤)에서 2014년 29만3000TOE로 4배 가까이 늘었다. 2003년 0.1%에 불과하던 태양광 비중이 2014년에는 4.02%로 급격히 늘어난 반면, 태양열은 3.17%에서 0.36%로 줄었다. 아울러 지열도 0.02%에서 2.47%로 늘었다. 아직도 신재생에너지의 대부분은 폐기물(55.4%)이나 바이오(33.53%) 물질의 연소에서 나온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를 통해 에너지 생산, 효율화, 절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발굴하고 있다. 노량진 배수지에서는 24m의 낙차를 이용해 소수력발전소를 짓고, 난지물재생센터에서는 하수 찌꺼기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이용해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아울러 풍력과 하수열 그리고 연료전지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을 추진해, 2020년까지 전력 자급률을 20%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이런 서울시의 노력은 에너지 사용의 윤리를 반영한 것으로, 서울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정책 당국의 지속적 노력으로만 완성될 수 있다.


글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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