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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소상공인지원팀 소속 소상공인 매니저 5인. 왼쪽부터 이홍철(68), 김진현(64), 박진아(51), 손찬구(69), 김명호(66) 매니저. 노원구 제공
매니저 덕에 25개 구 중 노원이 28% 비중 보인 지원도
다양한 지원정보 자료 덕에 마음 든든
직접 방문과 온라인 정보로 관계 유지
소상공인 신뢰 있어야 도움 결실 가능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돈가스 프랜차이즈 ‘돈갓 마들점'을 운영하는 조용현(52) 대표는 지난해 지인 소개로 구청에서 근무한다는 나이 지긋한 사람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대출을 1.5% 이율로 받게 됐다. 신용대출 이자율이 대부분 7~8%인 시기였다. “과거에는 적합한 대출이 뭔지 인터넷 뒤져 비교한 뒤 서류 구비해 대출이 원하는 조건대로 될지 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은행을 몇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했는데, 그분은 제게 방문을 통해 어떤 금융상품이 최적인지 충분히 상담해주셨고 은행도 한 번 방문으로 일사천리로 대출이 진행됐습니다. 외식업에 종사한 12년 동안 이렇게 쉽게 대출받는 건 이번에 처음입니다.” 같은 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자리잡은 식물인테리어 소품가게 ‘주주리움' 신은정(38) 대표도 지난해 가게 문을 열며 갑작스레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들어온 날을 기억한다. 신분증을 목에 걸고 나타난 남자는 노원구 소속으로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왔다며 가방에서 여러 가지 서류 뭉치를 꺼내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이어갔다. “이렇게 직접 찾아와서 소상공인 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설명해주는 건 처음이었어요.” 신 대표는 여러 지원 중에서 네이버플레이스 등록 정보 업그레이드와 오래된 에어컨 필터 청소를 선택해 지원받게 됐다.
전례 없이 오랜 기간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라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올해도 5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예산을 투입하며 여러 기관을 통해 각종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수많은 지원책 중 어떤 지원이 해당하는지를 파악하고 비교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홍수 속에 마실 물 찾기 어려운 격이다. 이런 가운데 노원구가 2년째 운영 중인 ‘소상공인 매니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소상공인을 직접 방문해 수많은 지원책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주는 전문 해결사다. 강문영 노원구 일자리경제과 소상공인지원팀장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소상공인의 처지를 듣고 맞춤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 준비 과정에서 강 팀장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자료집을 전달하는 형식적인 방문에 그칠 텐데 굳이 매니저까지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2년차인 현재는 소상공인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일을 한다는 평가를 들으며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자치구뿐만 아니라 서울시 그리고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다양한 기관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책을 다른 구에서도 소상공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노원구처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노원구는 매니저 도입 첫해인 지난해 관내 2만여 소상공인 중 42%에 이르는 8600여 곳을 방문했다. 구는 올해도 지난해 방문하지 못한 나머지 소상공인들과 재방문이 필요한 곳까지 빠짐없이 방문해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매니저들이 무작정 많은 소상공인을 방문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새로 선발된 매니저들은 2주간의 집중 교육을 거쳤고 신용보증재단이 운영하는 지원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 교육을 받았다. 매니저들은 경력도 탄탄하다. 5명 대부분 경륜을 갖춘 정년퇴직자로 구성됐는데 출신 분야도 금융권 2명, 마케팅 전문가 2명, 전통시장 매니저 1명 등으로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 이들은 출근과 동시에 각종 지원기관의 누리집을 일일이 검색하고 복잡한 여러 지원책을 정리해 자료로 만들며 매일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시행됐던 각종 지원공고 일정을 확인해 올해 예정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사전안내'까지 확인한다. 소상공인들이 쫓기지 말고 필요 서류 준비 등을 미리 하라는 정보다. 이런 모든 지원 정보를 한데 모아 매주 한 차례 제공하는 ‘노원구 소상공인정보' 카카오톡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채널친구는 3900명이 넘는다. 강문영 팀장은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장사하기도 바빠 지원 사업 공고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니저들이 유관 기관의 정보를 매일 확인하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골라 쉽게 설명하며 전달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직접 방문과 온라인 정보로 관계 유지
소상공인 신뢰 있어야 도움 결실 가능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돈가스 프랜차이즈 ‘돈갓 마들점'을 운영하는 조용현(52) 대표는 지난해 지인 소개로 구청에서 근무한다는 나이 지긋한 사람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대출을 1.5% 이율로 받게 됐다. 신용대출 이자율이 대부분 7~8%인 시기였다. “과거에는 적합한 대출이 뭔지 인터넷 뒤져 비교한 뒤 서류 구비해 대출이 원하는 조건대로 될지 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은행을 몇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했는데, 그분은 제게 방문을 통해 어떤 금융상품이 최적인지 충분히 상담해주셨고 은행도 한 번 방문으로 일사천리로 대출이 진행됐습니다. 외식업에 종사한 12년 동안 이렇게 쉽게 대출받는 건 이번에 처음입니다.” 같은 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자리잡은 식물인테리어 소품가게 ‘주주리움' 신은정(38) 대표도 지난해 가게 문을 열며 갑작스레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들어온 날을 기억한다. 신분증을 목에 걸고 나타난 남자는 노원구 소속으로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왔다며 가방에서 여러 가지 서류 뭉치를 꺼내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이어갔다. “이렇게 직접 찾아와서 소상공인 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설명해주는 건 처음이었어요.” 신 대표는 여러 지원 중에서 네이버플레이스 등록 정보 업그레이드와 오래된 에어컨 필터 청소를 선택해 지원받게 됐다.
전례 없이 오랜 기간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따라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올해도 5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예산을 투입하며 여러 기관을 통해 각종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수많은 지원책 중 어떤 지원이 해당하는지를 파악하고 비교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홍수 속에 마실 물 찾기 어려운 격이다. 이런 가운데 노원구가 2년째 운영 중인 ‘소상공인 매니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소상공인을 직접 방문해 수많은 지원책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주는 전문 해결사다. 강문영 노원구 일자리경제과 소상공인지원팀장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소상공인의 처지를 듣고 맞춤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 준비 과정에서 강 팀장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자료집을 전달하는 형식적인 방문에 그칠 텐데 굳이 매니저까지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2년차인 현재는 소상공인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일을 한다는 평가를 들으며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자치구뿐만 아니라 서울시 그리고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다양한 기관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책을 다른 구에서도 소상공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노원구처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노원구는 매니저 도입 첫해인 지난해 관내 2만여 소상공인 중 42%에 이르는 8600여 곳을 방문했다. 구는 올해도 지난해 방문하지 못한 나머지 소상공인들과 재방문이 필요한 곳까지 빠짐없이 방문해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매니저들이 무작정 많은 소상공인을 방문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새로 선발된 매니저들은 2주간의 집중 교육을 거쳤고 신용보증재단이 운영하는 지원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 교육을 받았다. 매니저들은 경력도 탄탄하다. 5명 대부분 경륜을 갖춘 정년퇴직자로 구성됐는데 출신 분야도 금융권 2명, 마케팅 전문가 2명, 전통시장 매니저 1명 등으로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 이들은 출근과 동시에 각종 지원기관의 누리집을 일일이 검색하고 복잡한 여러 지원책을 정리해 자료로 만들며 매일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시행됐던 각종 지원공고 일정을 확인해 올해 예정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사전안내'까지 확인한다. 소상공인들이 쫓기지 말고 필요 서류 준비 등을 미리 하라는 정보다. 이런 모든 지원 정보를 한데 모아 매주 한 차례 제공하는 ‘노원구 소상공인정보' 카카오톡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채널친구는 3900명이 넘는다. 강문영 팀장은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 장사하기도 바빠 지원 사업 공고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니저들이 유관 기관의 정보를 매일 확인하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골라 쉽게 설명하며 전달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매장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 중인 소상공인 매니저 손찬구 반장. 노원구 제공
노원구 소상공인 매니저들의 활동 성과를 엿볼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 ‘사업 재기와 안전한 폐업지원’을 받은 서울시 전체 소상공인 업체는 2600개였는데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 소재업체가 압도적으로 높은 728개로 무려 28%의 비중을 보였다. 강 팀장은 “폐업은 안타깝지만 노원구 업체들은 매니저들 덕분에 본인 비용 대신 300만원 정도의 정부지원금을 받으면서 폐업하는 혜택을 받으신 거예요.”
5명의 매니저 중 반장 역할을 하는 손찬구 매니저는 금융권 출신으로 대출이나 지원금 같은 재정적 안내를 하는 데 강점이 있다. “대출받는 과정이 복잡하고 막막할 수밖에 없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절차를 쉽게 설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거죠.” 손씨는 하루 7명 전후의 소상공인을 방문하며 지원 사업을 알리고 있다.
도움 주는 입장의 매니저들이지만 소상공인 방문이 항상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영업에 바쁜 시간에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자료만이라도 두고 필요하면 연락 주시라며 발길을 돌린다. 손찬구 매니저는 한 소상공인으로부터 “장사하는 20년 동안 구청이 도와준다는 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데 갑자기 직접 방문까지 하며 왜 이러느냐” 하는 핀잔 섞인 얘기를 듣기도 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에게 “바쁘니까 필요 없다”는 쌀쌀맞은 얘기를 들었는데 며칠 뒤 소상공인 매니저가 하는 일을 제대로 전해 듣고는 손 매니저에게 사과하며 상담을 받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그분들의 넋두리까지 들어주고 하다보면 결국 매니저들의 진정성을 알게 돼 소상공인의 태도가 달라지더군요”라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신뢰가 쌓이고 실질적인 도움도 드릴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 매장을 방문할 때면 항상 가방을 들고 다닌다. 가방에는 각종 지원 안내책자, 신청서류, 최신 정책 자료 등이 가득차 있다. 손 매니저는 “2년 전 다른 자치구에서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할 때는 책자도 없이 방문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자료를 들고다녀 팔은 묵직하지만 마음은 든든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 방문한 소상공인들과 연결을 지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정기적으로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필요한 경우 두 번, 세 번도 방문해 세부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매니저들이 현장을 뛸 수 있게 지원하는 강문영 소상공인지원팀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현장에서 정책수요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매니저들이 현장에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지원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