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강동구청에서 열린 ‘비정상회담’

글로벌 인턴십 참가 외국인들…자치구 첫 시도

등록 : 2017-07-27 16:01 수정 : 2017-07-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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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실시된 강동구의 외국인 인턴십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난 21일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 토크 콘서트-톡, 마이웨이’ 현장에 모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실비아 펜쿠(루마니아·23), 티무르베크 주마보예프(우즈베키스탄·23), 아나 로바키제(조지아·30), 무함마드 이브라힘(이집트·25), 알란 호드리기스(브라질·28), 티이엔짠(베트남·22), 보슈라 엘 갈리(튀니지·23), 시즈카 다케무라(일본·25), 바크부부 이브라이미지(키르기스스탄·23), 완윤한(중국·24). 강동구 제공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베트남, 루마니아, 브라질, 이집트, 조지아, 튀니지, 중국, 일본….

지난 21일 오후 5시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 토크 콘서트-톡, 마이웨이’ 현장. 이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22~30살 젊은이들의 국적이 다양하다. 마치 국제회의라도 열린 듯하다. 하지만 이들은 강동구가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인턴십’ 참가자들이다.

서울 소재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을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은 강동구가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실시하는 제도다. 강동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스타트업 ‘강동이으미’의 제안을 구체화한 이 독특한 인턴십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 자치행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 외에도, 지역 청년들과 외국 청년들의 소통 기회를 넓히고, 외국 선진 정책 사례를 발굴·소개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구청에선 올해 초 이 새로운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과연 학생들이 올까’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10명 모집에 서울 지역 15개 대학에서 유학생 73명이 응시해, 무려 7.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7월 초 일을 시작한 인턴들은 앞으로 8월11일까지 구청 내의 어르신아동청소년담당관실, 복지정책과, 교육지원과, 도시농업과, 도시관리공단 등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된다. 이들은 맡겨진 업무 외에도 강동지역 주요 시설들을 탐방하고, 1주일에 한번 자체 토론회를 여는 한편, ‘1인 가구 열린 토론회’ 등 다양한 구청 주최 토론회에도 참석한다.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이날도 ‘글로벌 인턴’들은 “강동구청 인턴십을 통해 유학의 꿈을 더욱 크고 현실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다니는 아나 로바키제(30·조지아)는 “영어로만 수업이 진행돼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인턴을 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한양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무함마드 이브라힘(25·이집트)은 “주차장 사업에 인턴으로 참여하면서 한국의 보안·주차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집트가 한국처럼 잘살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고 싶어” 한국에 온 그는 “한국의 주차 시스템 기술을 모국에 돌아가 적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턴들은 또 “그동안 거의 학교를 통해서만 한국을 배웠는데, 구청에서 여러 현장을 겪으면서 한국을 더 잘 알고 사랑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밥 먹었어요?’ ‘힘들지 않으세요?’ ‘궁금한 것 물어보세요’라며 계속 신경 써주는 구청 직원들이 가족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알란 호드리기스·28·브라질)

강동구로서도 ‘가족 같은 글로벌 홍보대사’를 10명이나 얻은 셈이다. 단돈 50만원을 들고 한국 유학길에 나섰다는 보슈라 엘 갈리(23·튀니지·외대 영어학과)는 “한국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해 앞으로 한국과 튀니지의 문화적 다리 구실을 하려는 꿈을 더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에서 온 완윤한(24·세종대 영화학과)은 “중국 공무원들과는 달리 사무실에까지 들어오는 일반인들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한국 공무원들이 인상적”이라며 “중국의 행정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 돌아가면 강동구 공무원 얘기를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글로벌 인턴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 이번 겨울에도 외국인 유학생 인턴을 모집할 예정이다. 강동구판 ‘국경 없는 청년들의 비정상회담’은 앞으로도 쭉 계속될 전망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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