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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개봉3동 ‘이심전심 마을’은 몇년 전만 해도 레이더기지가 있었던 개웅산 아래 작은 마을이었다. 낙후를 거듭하면서 오래된 흉가, 어두운 골목길, 위험한 계단 등 산적한 문제에 주민들은 손을 놓았다. 성균관대 학생들이 8개월 동안 마을 기초조사,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내놓은 ‘이심전심 개봉3동 이야기’ 프로젝트가 2012년 서울시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학생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마을을 바꿔보자며 힘을 합치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통반장, 동대표 등이 임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집집이 방문해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 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고 기초자료 수집에 나섰다. 사업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설득 작업을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을의 우선 과제를 선정하고,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공동체 운영위원회도 만들었다.
2013년 8월 이심전심 마을의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을 확정한 서울시와 구로구는 예산 15억600만원을 들여 1년 동안 도로·보도, 담장 벽화, 디자인 펜스,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 기반시설을 정비했다. 2015년 10월에는 재생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주민공동체가 활동할 핵심 공간인 ‘이심전심 마을회관’(사진)이 문을 열었다. 흉가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 마을회관에서는 공유 주방, 공동육아 모임, 수공예 모임, 어르신 운동 교실, 어린이 율동 연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심전심 마을은 학생공모전에서 발굴된 지역에서 주민, 학생,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마을계획까지 끌어낸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학생공모전’은 서울시가 주거지 재생에 대한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09년 시작했다. 2012년 3회부터는 해마다 1~2개의 수상작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3회 금상을 받은 동작구 상도3동 성대골마을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정비계획 심의가 완료돼 공공부문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성북구 삼선동 천사마을(4회 은상)은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올해도 8회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학생공모전'을 연다. 오는 24~25일 이틀 동안 신청받아 모두 15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사업 실현 가능성과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해 1~2곳은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진 본부장은 “지금까지 학생공모전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생의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매력적인 서울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공모전이 끝난 뒤에도 본인이 발굴한 마을에 마을활동가로 정착해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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