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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지난 6월14일 서초구립 반포본동 초록어린이집을 찾아 보육정책에 대한 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포본동 초록어린이집은 지난 3월 개원했다. 서초구 제공
‘국공립어린이집 제조기.’
조은희(56) 서초구청장의 별명이다. 2014년 첫 여성 서초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거의 한달에 한곳꼴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이 당선됐을 때 서초구의 국공립어린이집은 32곳이 전부였다. 서초구가 강남구에서 독립한 지 30년이 됐으니 그동안 겨우 1년에 한곳 정도씩 국공립어린이집을 만든 셈이다. 이에 따라 당시 서초구는 보육수급률(어린이집 총 정원을 어린이집 보육이 필요한 영유아 수로 나눈 비율)은 57%로, 서울시 자치구 중 최하위였다. 어린이집 대기자가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많게는 2000여명에 이르던 때였다.
하지만 국공립어린이집은 2016년 말 현재 53곳으로 늘었고, 2018년 초까지는 72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임기 3년 반 조금 넘는 기간에 무려 40곳을 늘리는 셈이니 ‘한달에 한곳’이라는 별명 그대로다.
이렇게 서초구의 국공립어린이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육아의 어려움을 경험한 그의 ‘엄마 행정’ 덕이다. 하지만 2016년 11월25일 구의회에서 통과된 ‘서초구 보육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는 이런 조 구청장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줬다.
조례는 조 구청장이 직접 필요성을 제기해 제정됐다. 조 구청장은 이에 앞서 2016년 6월 ‘2018년 서초구 보육수급률을 75%로 끌어올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 ‘서초보육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이렇게 보육수급률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서는 예산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당시 조 구청장의 주장이었다.
구의회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한 의원이 “2017년 기금운용 기준에 의하면 일반회계에서만 전입되는 기금은 폐지하라고 돼 있다”며 서초구의 일반회계 출연금을 주된 재원으로 삼는 기금 설립에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초구 보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조례는 일부 수정을 거친 뒤 통과됐다.
이 조례에 기초해 서초구는 올해 초 80억원의 보육기금을 마련했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다. 보육기금 조례는 ‘제5조 기금의 용도’에서 ‘국공립어린이집 매입 및 건립에 따른 비용’으로 쓴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의 높은 땅값과 임대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서초구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이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 서초구는 올해와 내년 초 어린이집 입학 전까지 무려 19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달에 1.5곳씩 문을 여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서초구의 보육 환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 8월22일 서울시 보육 포털서비스(iseoul.seoul.go.kr)에서 확인한 결과 서초구의 국공립어린이집 숫자는 현재 61곳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6위다. 68곳으로 1위인 성북구와는 7개 차로 따라붙었다. 만일 내년 초 72개로 국공립어린이집이 예정대로 건립될 경우 순위는 다시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보육기금 조례는 지난 5월11일 개정을 거치면서 큰 변화를 경험했다. 보육기금을 국공립어린이집 건립뿐 아니라 ‘다양한 보육정책 사업의 지원 및 활성화’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유아의 건전보육 육성’ ‘공동보육·돌봄문화 확산’ ‘민간·가정어린이집 운영 지원’ 등에도 기금을 쓸 수 있게 됐다. 또 ‘보육 발전과 관련 문제에 대한 조사·연구’ ‘시간제 보육시설과 육아나눔터 확충’ ‘보육시설 유지 보수와 기능 보강’ 목적으로도 기금 활용이 가능해졌다. 가령 서초구에서는 최소한 3가정 이상 아이가 모이면 ‘함께키움’이라는 공동육아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데, 지원자들에게는 ‘아동 1명당 육아활동비 월 1만원, 도서구매비, 양육전문가의 육아교실’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 조부모가 한달에 40시간씩 손주를 돌보면 최대 24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손주돌보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보육 관련 프로그램에 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렇다고 서초구가 보육 관련 사업을 모두 보육기금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조구청장은 “서초구의 자체 보육사업은 보육기금으로 운용하되, 국·시비 매칭 사업은 본예산에 반영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전체 보육 관련 사업을 더욱 활발히 펼치겠다는 것이다. 보육수급률 꼴찌였던 서초구가 이처럼 보육기금 조례 등에 힘입어 보육 친화도시로 변신해가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런 노력으로 서초구의 보육 환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 8월22일 서울시 보육 포털서비스(iseoul.seoul.go.kr)에서 확인한 결과 서초구의 국공립어린이집 숫자는 현재 61곳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6위다. 68곳으로 1위인 성북구와는 7개 차로 따라붙었다. 만일 내년 초 72개로 국공립어린이집이 예정대로 건립될 경우 순위는 다시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다. 보육기금 조례는 지난 5월11일 개정을 거치면서 큰 변화를 경험했다. 보육기금을 국공립어린이집 건립뿐 아니라 ‘다양한 보육정책 사업의 지원 및 활성화’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유아의 건전보육 육성’ ‘공동보육·돌봄문화 확산’ ‘민간·가정어린이집 운영 지원’ 등에도 기금을 쓸 수 있게 됐다. 또 ‘보육 발전과 관련 문제에 대한 조사·연구’ ‘시간제 보육시설과 육아나눔터 확충’ ‘보육시설 유지 보수와 기능 보강’ 목적으로도 기금 활용이 가능해졌다. 가령 서초구에서는 최소한 3가정 이상 아이가 모이면 ‘함께키움’이라는 공동육아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데, 지원자들에게는 ‘아동 1명당 육아활동비 월 1만원, 도서구매비, 양육전문가의 육아교실’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 조부모가 한달에 40시간씩 손주를 돌보면 최대 24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손주돌보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보육 관련 프로그램에 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렇다고 서초구가 보육 관련 사업을 모두 보육기금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조구청장은 “서초구의 자체 보육사업은 보육기금으로 운용하되, 국·시비 매칭 사업은 본예산에 반영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전체 보육 관련 사업을 더욱 활발히 펼치겠다는 것이다. 보육수급률 꼴찌였던 서초구가 이처럼 보육기금 조례 등에 힘입어 보육 친화도시로 변신해가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