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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이 길라잡이로 나선 둘레길 “힐링도 되고 역사도 배우고…”

강북구 ‘스탬프 힐링 투어 너랑나랑우리랑’ 투어 현장

등록 : 2017-08-31 15:40 수정 : 2017-08-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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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박겸수 구청장 안내

내일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따라

둘레길 코스 활성화 기대

쉼터 4곳서 스탬프 받으면 할인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랑랑랑 둘레길을 걷다가 김창숙·양일동·서상숙 선생 등 애국지사 묘지 안내판 앞에서 선생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빨리빨리 스탬프 찍으세요. 안 하신 분은 식당 할인(10%) 못 받아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강북구 우이동 만남의 광장 앞. 간편한 등산복 차림에 목에는 아이스 패드까지 두른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투어에 나서기에 앞서 20여명의 일행에게 어서 스탬프를 찍으라고 채근을 한다.

박 구청장은 이날 강북구의 주요 역점 사업 ‘북한산 역사문화관광 벨트사업’ 가운데 둘레길 걷기 코스인 ‘스탬프 힐링투어 너랑나랑우리랑’(일명 ‘랑랑랑’) 개장(21일) 기념으로 구내 직능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길라잡이를 자청하고 나섰다. 박 구청장은 둘레길 코스에 있는 쉼터 4곳에서 스탬프를 다 받으면 계약된 음식점과 커피숍 등 20여곳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일행들에게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랑랑랑 코스는 우이동 만남의 광장 시계탑~소나무 쉼터~국립 4·19민주묘지 내 안내데스크~근현대사기념관 앞까지 5.6㎞에 이른다. 기존의 북한산 둘레길 코스 곳곳에 역사문화 해설사를 배치해 코스 곳곳에 서린 순국선열과 민주열사의 애국정신을 다시금 새기고 응급처치 강습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코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에서 전국 네티즌들이 서울 및 전국 최고의 걷기 여행길로 꼽기도 했다.

코스 기획은 물론 ‘너랑나랑우리랑’이란 코스 이름까지 직접 작명할 정도로 박 구청장의 관심이 컸다. “코스 작명에만 6개월간 고민했어요. 세상은 네가 있고 내가 있어 우리라는 공동체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줄여서 ‘랑랑랑’이라고 하면 어감도 좋고 건배사로도 좋잖아요?(웃음)”

25일 소나무 쉼터에서 강북구 보건소 직원들이 도보여행자들에게 심폐소생술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 전체의 60%가 자연녹지인데다, 국립 4·19민주묘지와 그 주변에 이준 열사를 비롯해 이시영·신익희·김창숙·여운형 선생 등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6위 묘역이 조성돼 있는 등 지리적 여건을 살려 역사문화 테마의 새 힐링 걷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아주 자연스런 정책으로 보였다.

맨 먼저 박 구청장이 3·1운동의 발상지로 알려진 천도교의 ‘봉황각’으로 일행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곳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고 결심하고 교육기관으로 세운 곳으로, 이곳에서 교육받은 483명이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전국에서 활약했다.” 박충남 의창수도원 원장이 소개말을 마치자 박 구청장이 덧붙일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자료에 의하면 당시 조선 인구가 1700만명이 있었는데 동학교도가 300만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5명에 1명이 동학교도였던 셈이다. 만약 동학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3·1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일행이 주택가인 솔밭근린공원에 들어선 뒤 박 구청장이 “구청장입니다”라며 주민들에게 수인사를 건네자 일부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화답한다. 3만4955㎡ 공간에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수령 100년 이상의 소나무 1000여 그루가 내뿜는 솔향 가득한 공원 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예전에는 시멘트 바닥이었으나 마사토 흙으로 교체해 걷기도 좋고 배수도 잘된다. 그리고 공원 안에 개똥 민원 해결책으로 따로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다.” 박 구청장의 자랑이 이어졌다.

박 구청장은 2일 구 숙원사업 중 하나인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하면 강북구에 대한 접근성이 한층 좋아져 랑랑랑 코스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2009년 착공한 경전철은 총 연장 11.4㎞로 정거장 13곳을 거친다. 개통될 경우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출퇴근시간대 소요 시간이 기존 50분대에서 20분대로 약 30분쯤 단축된다.

글·사진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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