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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예산은 ‘눈물’이다.”
참여예산제 실시 6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시민참여예산위원 토크쇼(사진)에서 시민 권오철씨는 이렇게 비유했다. 토크쇼는 지난 2일 서울시청에서 한마당 총회를 앞두고 열렸다. 올해 시민참여예산 위원들은 예산학교를 마친 시민 가운데 274명을 공모하고,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23명을 추천해 모두 297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토크쇼에는 위원 7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시민참여예산은 ○○○이다’를 말하며 활동 소감과 과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권씨는 공원분과 위원장을 맡아 심사 대상인 174개 사업 중 154군데를 두달 동안 현장 방문했다. 현장 속에서 그는 시민의 아픔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참여예산사업들이 그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우리 시민이 참여예산사업을 잘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복지분과의 한 위원은 시민참여예산을 ‘엔진’에 비유했다. “엔진은 힘을 모을수록 세진다. 천만 시민이 머리를 맞대어 예산의 힘을 발휘하면, 연비와 효율도 좋아진다. 시민이 지혜를 모아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가게 했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현장’(체험과 경험 바탕), ‘옹달샘’(목마른 시민에게 한 모금의 물), ‘종합비타민’(건강한 사회를 위해 여러 영역을 골고루 도움) 등의 비유를 들었다.
분과활동에서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대학생 신분으로 참여한 이동현 협치분과 위원은 “협치분과에서는 ‘회피제도’를 만들었다.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심사를 포기하는 제도다. 자치구들끼리 서로 밀어주기식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의 자성과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한 예산위원은 “공정한 원칙을 강조했지만 올해도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자치구 간 짬짜미도 아직 있는 것 같다. 자성과 개선이 있어야 하며 감시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참여예산에 대한 시의회의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토크쇼에 함께한 이원목 서울시 기획조정실 재정기획관은 시민참여예산제도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제도가 만들어져 성장하고 발전해 정착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 등 종합적인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기가 잘 아는 동네 문제 해결에 나서고, 이런 사업이 참여예산제에 꼭 포함되었으면 하는 적극적인 노력의 한 부분일 수 있다”며 참여예산제가 왜곡되지 않는 수준에서 지역 간 짬짜미 현상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해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