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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에 생긴 ‘칸트의 산책길’에 마련된 ‘생각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주민들. 서초구 제공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양재천 영동1교 하류 70m 지점에 있던 작은 섬에 지난 10월30일 ‘칸트의 산책길’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선보였다.
구는 그동안 하천 퇴적물이 쌓여 있던 작은 섬(620㎡)에 지난 8월부터 2개월 남짓 동안 8800여만원을 들여 사색의 문, 철학자 벤치, 생각 의자, 명상 데크, 야간 독서 조명등을 설치했다. ‘칸트의 산책길’은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 방향으로 양재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다.
높이 2.65m, 폭 2.8m의 짙은 밤색 묵직한 사각 철제에 구멍이 뚫린 ‘사색의 문’을 지나 길이 23m의 목조다리를 건너면, 금세 이곳이 ‘칸트의 산책길’임을 알 수 있다. ‘철학자 벤치’에 앉아 있는 칸트의 동상과 마주치기 때문이다. 벤치 좌우에는 칸트가 남긴 명언이 철강 표지판에 새겨져 있다.
산책길은 나무로 된 ‘생각 의자’ 3개, 성인 10명이 함께 앉아 생각을 나누거나 요가를 즐길 수 있는 지름 4m의 ‘명상 데크’, 2인용 벤치 4개가 배치돼 있다. 또 오밀조밀한 납작돌길을 따라 백일홍, 맥문동 등 풀꽃류와 나무를 둘러보며 사색을 즐길 수 있다. 가을밤 산책을 나와 명상에 잠기거나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독서 조명등 5개도 마련해두었다.
구는 “‘양재천 엘레강스 사업’(양재천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던 중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날마다 산책을 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는 점에 착안해 칸트의 산책길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구는 지난 10월30일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대학교 최종고 명예교수를 초청해 ‘칸트 인문학 강좌’를 열고, ‘칸트의 산책길 걷기 체험’ 행사도 열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꿔 ‘2016 아시아 도시 경관상’을 받은 양재천에 ‘칸트의 산책길’이라는 아름다운 공간이 새로 탄생했다”며 “앞으로 ‘칸트의 산책길’은 연인의 거리, 아이리스원 등과 더불어 양재천의 새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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