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검정고시 합격률 82.6%의 비결은

노원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 통합 운영의 결실

등록 : 2017-11-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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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3개월 전 학생 모집 주3회 교육

전국 유일 40명 이상 검정고시반 운영

센터, 여러 사업 함께해 시너지 효과

위탁형·단기 대안학교 동시 운영

윤은주 노원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이 지난 13일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센터 앞에서 학교밖 청소년 교육 문제를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뭉치면 힘이 세진다!’

노원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센터장 윤은주)가 학교밖 청소년 교육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현재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은 서울시(대안교육 지원·2001년 시작, 2012년 ‘학교밖 청소년 지원’으로 명칭 변경)와 여성가족부(학교밖 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 사업·2015년 시행)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하고 있다. 2015년 5월29일 시행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 교육부에서는 ‘의무교육 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2016년)’을 진행하고 있다. 노원구에서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사업을 아울러 함께하면서 학교밖 청소년 지원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꿈드림’ 사업의 하나로 하고 있는 학교밖 청소년 검정고시반이다. 올해만 해도 검정고시반 학생 98명이 검정고시에 응시(상반기 44명·하반기 54명)해 81명(82.6%)이 합격했다. 4월과 8월에 치르는 상·하반기 검정고시를 앞두고 시험 3개월 전 학생들을 모집해 주 3회씩 가르친 결과다.

이 성과가 돋보이는 까닭은 서울시 평균 합격률(상반기 76.82%, 하반기 81.7%)보다 높은 합격률도 합격률이지만, 검정고시반에 참여하는 청소년 수 때문이다. 센터의 조혜진 학교밖청소년지원팀장은 “다른 구는 검정고시반이 10명 이하의 팀 단위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40명 이상이 모여 학급을 이루는 곳은 노원구가 거의 유일할 것”이라고 한다. 조 팀장은 참여 청소년 모집과 관련해 “노원구 신문에도 내고 현수막도 건다”며 “센터와 관계를 맺은 청소년들이 서로 소개하면서 오는 친구가 많다”고 한다.

윤은주 센터장은 이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소년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센터에서는 검정고시반뿐만 아니라, 중·고교 과정 위탁형 대안학교 ‘나우’,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징검다리 거점공간 ‘와락’을 함께 운영한다.

위탁형 대안학교 나우는 학교 밖으로 나갈 위험이 있는 학생들을 정규학교에서 위탁받아 교육한 뒤, 원 학교로 돌려보내 졸업하게 하는 제도다. 또 서울시가 지원하는 징검다리 거점공간 ‘와락’은 학교밖 청소년의 거점공간으로, 단기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재봉·바리스타 등 인턴십 교육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만나는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검정고시를 비롯해 도움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상담복지센터를 찾게 되고 친구들도 소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노원구에서 여러 청소년 사업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구 자체적으로 2012년 5월 ‘청소년 교육 및 복지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같은 해 8월 ‘노원청소년지원센터’를 연 데 힘입은 바 크다. 노원청소년지원센터는 위탁형 대안학교 ‘나우’를 운영하는 등 청소년 학업중지 예방 사업에 힘써왔다. 그러다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발효 이후인 2016년 1월 기존 ‘노원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통합 운영하게 되면서 학업중단 및 위기청소년 지원의 허브 구실을 강화하게 되었다. 노원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복지지원법에 근거해 2008년부터 설치된 청소년 상담기구다. 유 센터장은 “이런 역사 덕에 전국 200여 곳에 이르는 자치구 상담복지센터 중 이 정도의 통합적 기능과 협력망을 갖추었다.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촘촘한 협력망은 센터의 조직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조 팀장은 “일반적으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는 운영위원회와 실행위원회만 두면 된다. 하지만 노원구는 그 밑에 청소년 지원 분야별 분과들까지 두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과 경찰서는 물론이고 북부준법지원센터(소년원) 등지에 이르는 촘촘한 네트워크에서 검정고시반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밖 아이들의 정보를 받는다.

이런 노력 덕분에 노원구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학 검정고시에 합격한 학생 중 2명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등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도 늘고 있으며, 부적응으로 초·중·고를 중단하는 학생 수도 2013년 410명에서, 2014년 332명, 2015년 329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윤 센터장은 “노원구 사례처럼 전국 곳곳이 청소년이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협력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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