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서울

서울시 문화 환경 만족도 격차 커…균형발전 전략 필요

[통계로 본 서울]

등록 : 2016-04-28 19:43 수정 : 2016-04-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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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이 도시 통계 자료와 함께 사회조사 자료다. 최근에 발표한 서울문화재단의 2015년 서울시민 문화 향유 실태 조사는 권역별로 서울시민의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료다. 각종 언론에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융성 시대? 서울시민 문화생활 위축됐다’ ‘비싸고 시간 없어요’ ‘서울시민 작년 문화활동 감소’ 등의 제목으로 많은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2015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4년에 비해 서울시민의 문화 예술 관람 횟수는 35.5회에서 31.3회로 줄었고, 문화 관람 총 지출비용은 약 56만원에서 48만원으로 줄었다. 그리고 문화 관람의 가장 큰 장애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첫번째가 ‘비용 부담’(72.0%)을 꼽았으며, 두 번째로 ‘시간 부족’(44.5%)을 꼽았다. 최근 대한민국의 경제가 안 좋으니 시민들은 문화 향유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해 문화 활동을 줄인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조사 결과에는 언론보도에서 집중하지 않은 질문 항목이 있는데, 서울의 지역간 문화 환경 차이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 전체의 문화 환경 만족도를 질문했을 때는 100점 만점에 평균 61.5점이라고 응답했는데, 거주지 중심의 문화 환경 만족도를 물었을 때는 평균 49.5점이라고 응답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의 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이 49.4%이고, 불만족이 9.3%인데, 거주지 중심의 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이 27.6%이고, 불만족이 30.4%인 것이다. 서울시의 문화 환경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고작 61.5점이라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서울시 전체와 거주지 중심의 문화 환경에 대한 인식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문제다.

이 조사 자료를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해 보기 위해 권역별로 문화 환경의 만족도를 비교해 보면, 도심권은 55.8점이고, 동남권은 52점인데 반해, 동북권은 45.9점, 서남권은 46.2점에 그치고 있다. 거주지 주변의 문화 환경에 대한 불만족 이유를 살펴보면 공연장, 전시시설 등 문화기반시설이 취약하다는 것이 46.5%이고, 그 다음으로 문화 프로그램 부족이 31.8%를 차지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4대문 안의 도심 지역과 강남, 서초, 송파가 속한 동남권 지역에 사는 시민들은 문화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동북권과 서남권에 사는 시민들은 문화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특히 문화기반시설이 취약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이다.

전국과 비교해서 서울시에 문화기반시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의 문화기반시설이 특정 권역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조사 자료이다. 서울시는 전국과 문화 환경을 비교하면서 만족하기보다는 권역 내에 존재하는 문화 환경의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문화 분야에서도 권역간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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