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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마포구 양화로 독립출판서점 ‘짐프리’에서 신월중 독서동아리의 ‘중딩작가들’이 자신들이 쓴 책을 진열대에 올려놓고 브이(V) 자를 그리며 좋아하고 있다. 박소영 신월중 사서(왼쪽에서 세 번째)와 이진곤 짐프리 대표(맨 오른쪽)도 함께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지난 8일 오후 마포구 양화로에 있는 독립출판서점 ‘짐프리’에 중학생 작가들이 들어섰다. 신월중 독서동아리 ‘중딩 작가들’ 16명이 지난 연말에 펴낸 책 <신중한 열네살>을 이진곤 짐프리 대표에게 전하러 왔다. 이 책은 ‘신월중에서 책 쓰기를 한’이라는 뜻의 ‘신중한’ 열네 살 중학교 1학년생들이 자신들의 관심사를 10가지로 추려 그것을 주제로 쓴 글을 묶은 것이다.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공통 주제 아래 저마다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공유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로 썼다. 사춘기, 연애, 여행, 게임, 판타지, 자전거, 펜, 블로그, 학교생활,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갈래의 글로 나왔다.
이 대표는 편집프로그램 ‘인디자인’ 사용법 강의와 막바지 편집을 도와줬다. 그는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 책 나오기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경험상 여러 명이 하면 대부분 끝을 못 내거든요.(웃음) 끝까지 해낸 게 정말 대단해요. 기발한 아이디어도 군데군데 많고요. 신월중 작가 최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책 쓰기 알아가기
지난해 7월 아이들은 책 쓰기 활동을 시작했다. 동아리 지도를 맡은 신월중 박소영(31) 사서가 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짐프리를 찾았다. 아이들에게 책 쓰기에 대한 마음의 문턱을 낮춰주고, 아이디어도 얻게 해주고 싶었다. “일반인이 책을 기획해 펴내는 독립출판물을 보면 아이들 책 쓰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근처에 있는 마포평생학습관에도 가서 일반 단행본 책들도 살펴보며 자신들이 어떤 책을 만들지 감을 잡아갔다. 아이들은 역할(출판기획팀, 편집디자인팀)을 나눴다. 책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나는 누구인가-주제 정하기 ‘청소년 인문 책쓰기’의 고갱이는 아이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여름방학 두 주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날마다 세 시간씩 만났다.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마인드맵과 인생곡선을 그려보면서 자기가 어떤 부분에 관심 있고 어떤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찾아나갔다. 주제를 정한 뒤에는 스토리보드도 작성했다.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댓글로 간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수정한 스토리보드로 ‘미니 출판기획 발표회’도 열었다. 게임 이야기를 글로 풀어쓴 ‘하태로얄’(Royale)의 류경환·조혁승군은 “게임을 너무 좋아해 게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겨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 초고를 써보자-어려워요 9월엔 신국판(152㎜×225㎜) 크기의 20~25페이지 분량 원고 쓰기에 들어갔다. 대개 2~4주가 걸렸지만 두 달이 다 되어갈 때까지 초고를 못 내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책 쓰기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나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일로 초고 쓰기를 꼽았다. 주제를 바꾼 아이들은 더욱더 힘들어했다. ‘블로그 생초보를 위한 꿀팁 지침서’를 쓴 남희재·김영서양은 처음 정한 주제로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아 ‘웹툰, 블로그’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친구와 팀을 짜서 새로 썼다. “개요 짜기부터 완전히 새로 해야 했고, 마감 시간도 촉박해 고생을 많이 했어요.” # 의견을 주고받자-쌓여가는 수정거리 서로의 글을 읽고 의견 주고받기를 아이들은 힘들어하면서도 재밌어했다. 김영서양은 “친구들의 원고를 가장 먼저 읽어보는 게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다. 글을 써 카페 게시판에 올리면 서로 댓글을 달아주었다. 댓글로 전해지는 느낌을 반영해서 고치니 글이 점점 좋아졌다. 종이로 출력해 서로 돌려읽기도 했다. 정성스럽게 친구 글에 의견을 달면 그 친구는 자신의 글을 고쳐나갔다. 바깥 사람들의 조언도 들었다. ‘우리의 작품에 대해 조언해주세요’라는 양식을 만들어 친구와 부모에게 도움말을 달라고 부탁했다. 국어 교사들과 출판사 편집장에게서 받은 도움말은 ‘꿀팁’이었다. 도움말을 따라 글과 표현 방식을 바꾼 아이들도 있었다. 황지민·윤주빈군은 “애초 학교생활 팁이란 주제가 너무 뻔하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래서 거꾸로 생각하기로 했죠.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을 담아 ‘힘들고 어려운 학교생활을 만들어주는 조그마한 팁’으로 정했어요”라고 말했다. 여행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환상의 나라 유니버셜로’를 쓴 이강양도 편집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사진을 추가했다. # 수정 지옥-고칠 게 너무 많아요 ‘즈으으으응말 최종 수정본, 더는 수정 못 하겠어요ㅠㅠ’ 이우진군은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 자전거를 탔던 경험을 살려 ‘당신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열 가지 이유’를 썼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던 이군은 카페 게시판에 수정 종료를 선언했다. “전문 용어나 기술적인 용어를 모두 빼고 읽기 쉽게 쓴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점심시간을 쪼개서 의견과 조언을 반영해 글을 고치는 것은 아이들에겐 꽤 어려운 일이었다. ‘미정의 시기, 사춘기’를 쓴 모서진양은 친구들 간의 말이나 생각 표현에 대한 의견을 꽤 받았다. 휴대폰 중독 경험에 대한 소설이 친구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말과 생각을 큰따옴표, 작은따옴표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라며 “의견을 받아 원고를 여러 번 고치는 일이 무척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로맨스 소설 ‘5:00PM’을 쓴 김태영·서가람·이가현양은 “우리의 책이 되어야 하고, 로맨스 소설은 적당히 오글거려야 해서 수정을 조금만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 편집‧디자인도 우리 손으로 ‘출판사에 맡기지 말고 서툴더라도 우리가 하자.’ 겁 없는 ‘중딩답게’ 아이들은 내친김에 편집과 디자인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 표지 디자인은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학교 교복의 앞뒤 모습으로 정해 이가현양이 디자인하고 김영서양이 세세한 무늬를 살려 직접 그렸다. 편집 작업엔 짐프리 이진곤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두 시간씩 편집프로그램 인디자인 강의를 두 번 하고 한 시간은 마무리수업을 했어요. 아이들은 어른보다 두 배나 빨리 소화해냈어요. 신기했죠”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책편집용 컴퓨터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을 가르쳤다. 기본 사용법을 알려주고 글박스, 사진 넣는 방법도 알려줬다. 아이들 모두 자기 원고는 자기가 편집하기로 했다. 편집 속도가 느린 친구들은 편집팀이 나서서 도왔다. 편집팀인 류경환군은 “타이핑이 빠른 편이라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 부족한 출판 비용-크라우드펀딩 ‘제 통장을 털게요.’ 인쇄 단계에 이르자 아이들은 좀 더 멋진 책을 만들고 싶었다. 표지에 날개도 달고, 내지에 컬러도 쓰고, 책 부수도 좀 더 찍었으면 했다. 양천구 청소년 인문 책쓰기 사업 지원금으로는 부족했다. 박소영 사서가 독립출판 작가의 크라우드펀딩 얘기를 살짝 꺼냈는데, 아이들이 ‘한번 해보겠다’며 득달같이 나섰다. 인터넷을 뒤져 글쓰기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이 프로젝트를 올려 진행했다. 자신의 용돈과 부모님 ‘매칭’으로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선 아이도 있었다. 그래도 모금 기간이 워낙 짧아 모금액이 차지 않아 실패하나 걱정하던 순간,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 250만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 내 작품을 소개합니다-출판기념회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들의 이야기.’ 책 인쇄를 넘긴 뒤 아이들은 12월22일 공동 출판기념회 발표 준비에 나섰다.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과 책 쓰기 활동일지를 정리한 4분가량의 영상도 만들었다. 그간 활동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는 사진 100여 장을 추려 담았다. 강윤지·김인영양이 사회를 맡아 스크립터도 직접 썼다. 모두 신이 나서 준비했던 출판기념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되었다. 동아리 대표인 모서진양은 “출판기념회는 책 쓰기를 하면서 고대했던 목표이자 결실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의 주인공 ‘중딩작가’들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져요.”(김영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글쓰기 실력도 좋아졌어요.”(조혁승) “적성에 맞아 진로를 선택할 기회가 되었어요.”(강윤지, 김인영).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꼭 책 쓰기를 해보길 권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딩 작가들’ 책 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박소영 사서는 아이들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그는 도서관 관리 업무를 하며 교육활동까지 하기 힘든 점이 있었지만, 양천구의 청소년 인문 책쓰기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힘들었지만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 구청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활동이 되었어요. 애들이 대견해요. 벌써 올해 활동이 기대됩니다.” 사진 박소영 사서 제공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나는 누구인가-주제 정하기 ‘청소년 인문 책쓰기’의 고갱이는 아이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여름방학 두 주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날마다 세 시간씩 만났다.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마인드맵과 인생곡선을 그려보면서 자기가 어떤 부분에 관심 있고 어떤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찾아나갔다. 주제를 정한 뒤에는 스토리보드도 작성했다.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댓글로 간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수정한 스토리보드로 ‘미니 출판기획 발표회’도 열었다. 게임 이야기를 글로 풀어쓴 ‘하태로얄’(Royale)의 류경환·조혁승군은 “게임을 너무 좋아해 게임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겨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 초고를 써보자-어려워요 9월엔 신국판(152㎜×225㎜) 크기의 20~25페이지 분량 원고 쓰기에 들어갔다. 대개 2~4주가 걸렸지만 두 달이 다 되어갈 때까지 초고를 못 내고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책 쓰기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나면서도 가장 힘들었던 일로 초고 쓰기를 꼽았다. 주제를 바꾼 아이들은 더욱더 힘들어했다. ‘블로그 생초보를 위한 꿀팁 지침서’를 쓴 남희재·김영서양은 처음 정한 주제로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아 ‘웹툰, 블로그’라는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친구와 팀을 짜서 새로 썼다. “개요 짜기부터 완전히 새로 해야 했고, 마감 시간도 촉박해 고생을 많이 했어요.” # 의견을 주고받자-쌓여가는 수정거리 서로의 글을 읽고 의견 주고받기를 아이들은 힘들어하면서도 재밌어했다. 김영서양은 “친구들의 원고를 가장 먼저 읽어보는 게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다. 글을 써 카페 게시판에 올리면 서로 댓글을 달아주었다. 댓글로 전해지는 느낌을 반영해서 고치니 글이 점점 좋아졌다. 종이로 출력해 서로 돌려읽기도 했다. 정성스럽게 친구 글에 의견을 달면 그 친구는 자신의 글을 고쳐나갔다. 바깥 사람들의 조언도 들었다. ‘우리의 작품에 대해 조언해주세요’라는 양식을 만들어 친구와 부모에게 도움말을 달라고 부탁했다. 국어 교사들과 출판사 편집장에게서 받은 도움말은 ‘꿀팁’이었다. 도움말을 따라 글과 표현 방식을 바꾼 아이들도 있었다. 황지민·윤주빈군은 “애초 학교생활 팁이란 주제가 너무 뻔하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래서 거꾸로 생각하기로 했죠.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을 담아 ‘힘들고 어려운 학교생활을 만들어주는 조그마한 팁’으로 정했어요”라고 말했다. 여행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환상의 나라 유니버셜로’를 쓴 이강양도 편집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사진을 추가했다. # 수정 지옥-고칠 게 너무 많아요 ‘즈으으으응말 최종 수정본, 더는 수정 못 하겠어요ㅠㅠ’ 이우진군은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 자전거를 탔던 경험을 살려 ‘당신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열 가지 이유’를 썼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던 이군은 카페 게시판에 수정 종료를 선언했다. “전문 용어나 기술적인 용어를 모두 빼고 읽기 쉽게 쓴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점심시간을 쪼개서 의견과 조언을 반영해 글을 고치는 것은 아이들에겐 꽤 어려운 일이었다. ‘미정의 시기, 사춘기’를 쓴 모서진양은 친구들 간의 말이나 생각 표현에 대한 의견을 꽤 받았다. 휴대폰 중독 경험에 대한 소설이 친구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말과 생각을 큰따옴표, 작은따옴표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라며 “의견을 받아 원고를 여러 번 고치는 일이 무척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로맨스 소설 ‘5:00PM’을 쓴 김태영·서가람·이가현양은 “우리의 책이 되어야 하고, 로맨스 소설은 적당히 오글거려야 해서 수정을 조금만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 편집‧디자인도 우리 손으로 ‘출판사에 맡기지 말고 서툴더라도 우리가 하자.’ 겁 없는 ‘중딩답게’ 아이들은 내친김에 편집과 디자인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 표지 디자인은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학교 교복의 앞뒤 모습으로 정해 이가현양이 디자인하고 김영서양이 세세한 무늬를 살려 직접 그렸다. 편집 작업엔 짐프리 이진곤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두 시간씩 편집프로그램 인디자인 강의를 두 번 하고 한 시간은 마무리수업을 했어요. 아이들은 어른보다 두 배나 빨리 소화해냈어요. 신기했죠”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책편집용 컴퓨터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을 가르쳤다. 기본 사용법을 알려주고 글박스, 사진 넣는 방법도 알려줬다. 아이들 모두 자기 원고는 자기가 편집하기로 했다. 편집 속도가 느린 친구들은 편집팀이 나서서 도왔다. 편집팀인 류경환군은 “타이핑이 빠른 편이라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 부족한 출판 비용-크라우드펀딩 ‘제 통장을 털게요.’ 인쇄 단계에 이르자 아이들은 좀 더 멋진 책을 만들고 싶었다. 표지에 날개도 달고, 내지에 컬러도 쓰고, 책 부수도 좀 더 찍었으면 했다. 양천구 청소년 인문 책쓰기 사업 지원금으로는 부족했다. 박소영 사서가 독립출판 작가의 크라우드펀딩 얘기를 살짝 꺼냈는데, 아이들이 ‘한번 해보겠다’며 득달같이 나섰다. 인터넷을 뒤져 글쓰기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이 프로젝트를 올려 진행했다. 자신의 용돈과 부모님 ‘매칭’으로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선 아이도 있었다. 그래도 모금 기간이 워낙 짧아 모금액이 차지 않아 실패하나 걱정하던 순간,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 250만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 내 작품을 소개합니다-출판기념회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들의 이야기.’ 책 인쇄를 넘긴 뒤 아이들은 12월22일 공동 출판기념회 발표 준비에 나섰다. 자신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과 책 쓰기 활동일지를 정리한 4분가량의 영상도 만들었다. 그간 활동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는 사진 100여 장을 추려 담았다. 강윤지·김인영양이 사회를 맡아 스크립터도 직접 썼다. 모두 신이 나서 준비했던 출판기념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되었다. 동아리 대표인 모서진양은 “출판기념회는 책 쓰기를 하면서 고대했던 목표이자 결실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의 주인공 ‘중딩작가’들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져요.”(김영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글쓰기 실력도 좋아졌어요.”(조혁승) “적성에 맞아 진로를 선택할 기회가 되었어요.”(강윤지, 김인영).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꼭 책 쓰기를 해보길 권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딩 작가들’ 책 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박소영 사서는 아이들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그는 도서관 관리 업무를 하며 교육활동까지 하기 힘든 점이 있었지만, 양천구의 청소년 인문 책쓰기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힘들었지만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 구청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활동이 되었어요. 애들이 대견해요. 벌써 올해 활동이 기대됩니다.” 사진 박소영 사서 제공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