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 주변 노상주차장 폐쇄…둘레길 2㎞ 조성

용산구가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서울시 예산 38억원을 투입해 효창공원(사적 제330호) 주변 보행 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공원 주변 도로 위의 노상주차장을 폐쇄하고 주변 도로 폭도 넓혀 공원에 걸맞은 걷기 좋은 둘레길(2㎞)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효창공원은 용산의 대표적 역사·보훈 유적지다. 조선 22대 왕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의 무덤이 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공원으로 바뀌었고, 광복 이듬해 백범 김구 선생이 이곳에다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다.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3의사(義士)와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등 임시정부 요인의 유해가 공원 내 안치됐다. 안중근 의사 가묘와 백범 선생의 묘도 함께 자리했다.

그러나 공원의 역사적 가치에 비해 주변 보도가 낡고 좁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노상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이 차 벽을 이뤄 보행자에게 답답함을 안기기도 한다. 밤에는 가로등 불빛도 어두워 범죄 발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효창공원 주변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세워 서울시 보행환경개선지구에 일대를 포함해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현재는 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다.

사업 위치는 공원을 순환하는 임정로 1.1㎞와 효창원로(효창공원앞역-청파초등학교 앞 바닥분수) 0.9㎞를 합친 2㎞ 구간으로, 임정로에 ‘100년의 흔적을 기억하는 거리’, 효창원로에 ‘100년의 새로운 시간과 만나는 거리’란 콘셉트를 부여했다.

공사 내용은 좁은 보도를 넓혀 3.5m 내외로 유효 폭을 확보하고 걷는 데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상주차장(144면)을 폐쇄해 ‘도로 다이어트’ 작업을 거친다.

바닥을 포장할 때는 공원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태극 등 전통 무늬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광장과 소규모 쉼터·녹지도 곳곳에 만든다. 또 엘이디(LED) 가로등과 경관 조명, 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해 밤에도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

용산구는 ‘건곤감리’(하늘·땅·물·불을 상징하는 4개의 괘. 봄·가을·겨울·여름이란 뜻도 있음)를 의미하는 나무(매화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단풍나무)도 공원 둘레 주요 지점 4곳에 심는다. 효창공원 성역화 사업의 하나다.

이 밖에도 용산구는 전문가와 주민, 공원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공원의 역사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7월까지 설계를 끝낸다. 본 공사는 오는 8월부터 내년 말까지 할 예정이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