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에코마일리지 회원 200만 명 돌파…인센티브 ‘짭짤’

2009년부터 6145억원어치 에너지 감축…투입 예산 10배 이상 효과

등록 : 2018-06-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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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5명 가운데 1명 회원 동참

9년 동안 93만TOE 에너지 줄여

화력발전소 1년 생산량보다 많아

여의도 620배 면적 숲 조성한 셈

지난해 7월25일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서울시가 압구정 로데오거리 상인회, 강남구, 한국에너지공단, 에코허브와 함께 에코마일리지를 알리고 있다. 서울시 제공

은평구에 사는 박찬홍씨는 3년 전 서울시의 에너지 절약 시민운동인 ‘에코마일리지’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환경을 보존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에코마일리지 누리집에 들어가보고 에너지를 절약하면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전기, 가스, 수도, 지역난방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의 에너지를 직전 2년의 같은 기간(6개월 단위) 평균 사용량보다 5% 이상 줄이면 마일리지를 받게 된다. 15%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면 5만 마일리지(1마일리지1원)를 받는데, 마일리지로 지방세나 아파트 관리비를 내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있고,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바꿀 수도 있다.

박씨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는 콘센트에서 다 빼고, 텔레비전 시청 시간도 줄였다. 겨울에는 문틈과 창틀에 문풍지를 바르고, 온 가족이 내복을 입었다. 난방텐트를 사서 겨울에는 그 안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잔다. 해마다 인센티브로 교통카드나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있다. 박씨는 “난방텐트에서 자니 날마다 캠핑 온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가 있고, 가족끼리 화목해지기도 했다”며 “가족이 함께 하나의 놀이, 즐거움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에너지 절약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회원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지난 5일 기준으로 회원 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민 5명 가운데 1명은 에코마일리지 회원인 셈이다. 회원 수 증가는 에너지 감축으로 이어졌다. 에코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 2009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9년 동안 회원들이 줄인 에너지는 모두 93만506TOE(토)다. 이는 당진화력발전소 1기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에너지(약 92만TOE)보다 많은 양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계산하면 8년 동안 에코마일리지로 약 193만7천 톤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여의도 620배 면적에 숲을 만들거나 30년산 소나무 2억9349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맞먹는 효과다. 지난 한 해 동안 감축한 온실가스 배출량만 11만9863톤(에너지 6만3384TOE)였다. 그동안 줄인 에너지를 돈으로 환산하면 6145억원이다. 서울시는 “같은 기간 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지급에 투입한 재정은 500억원”이라며 “투자 대비 정책 효율이 매우 뛰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마일리지는 생활 속 건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시민의 자율적 참여 프로그램이다. 2009년 9월 처음 가입을 받기 시작해 2010년 32만여 회원으로 출발했다. 해마다 회원이 늘면서 2013년 100만 명을 돌파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200만 명이 넘는 서울 시민이 에코마일리지에 동참하면서 화력발전소 1기분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러한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노력이 친환경 생활 습관으로 뿌리내리도록 시민과 소통해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코마일리지를 받으려면 에코마일리지 누리집(ecomileage.seoul.go.kr)에서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본인 인증을 거쳐 에너지 수집을 위한 기본 정보(전기, 가스, 수도 고객번호 등)를 입력하면 된다. 이후 사용한 에너지 사용량은 에코마일리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 서울시는 ‘에코마일리지 간편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그인하지 않고도 이름·전화번호나 이름·아이디를 입력하면 자기가 쌓은 마일리지를 조회하고 사용할 수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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