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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이던 주민자치위원회 강화
행정·예산권 등 실질적 결정권 가져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3천만원 지원
내년까지 13개 구 65개 동으로 확대
지난 6일 저녁 도봉구 방학3동주민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방학3동 주민자치회’의 주민총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각 분과가 내놓은 생활 의제에 투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 7일 낮 1시 도봉구 쌍문동 쌍문초등학교 체육관에 주민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쌍문1동 주민자치회’의 첫 주민총회가 시작됐다.
마을의 여러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개월 넘게 논의해온 7개 분과가 8개 생활 의제를 발표했다. 쌍문1동 주민자치회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주민참여예산 3천만원 가운데 2100만원은 각 분과에 300만원씩 배정하고, 나머지 900만원은 주민투표로 차등 배분하기로 했다. 투표 결과, 안깨골환(안전하고 깨끗한 골목 환경)분과의 ‘안전하고 깨끗한 골목길 만들기’ 사업이 107표를 얻어 1순위 자치 계획으로 뽑혔다. 고질적인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우리 동네 망신 지역’을 선정하고, 마을 공용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무단 투기가 잦은 가로수 보호대 위에 꽃밭이나 상추 텃밭을 만드는 방안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영림 쌍문1동 자치지원관은 “쓰레기 무단 투기는 마을의 해묵은 난제다. 주민들이 관에 민원도 여러 차례 넣어봤지만 단속으론 한계가 있더라. 이번에는 ‘우리끼리 한번 해결해보자’며 머리를 맞댄 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민이 정책과 예산에 실질적 결정 권한을 지닌 ‘서울형 주민자치회’가 일제히 주민총회를 열었다. 서울시는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하는 성동·성북·도봉·금천 4개 구 26개 동이 6월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첫 번째 총회를 열고 주민투표로 생활 의제를 선정하고 자치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그동안 단순 참여·자문기구에 머물렀던 동별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 대표기구로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주민자치회는 자치회관 운영(행정권), 주민참여예산안 수립·신청(예산권), 자치계획 수립과 주민총회 개최(계획수립권) 등의 권한을 갖는다.
26개 동 주민자치회는 각 분과 위원들이 지난 6개월 동안 토론·논의한 끝에 생활 의제를 마련했다. 성동구 금호2·3가동 ‘무지개 분과’는 양심우산 대여 사업을 계획했다. 금천구 독산4동 ‘자원순환 분과’는 재활용 정거장 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도봉구 방학2동 ‘엄마야놀자 분과’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성북구 동선동 ‘1인 가구 분과’는 새로운 주거 형태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제기했다. 주민총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이웃이 직접 발굴·기획하고 자신이 결정한 자치 계획을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으로 실행하는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천구 시흥5동 주민자치위원인 문서희씨는 “우리 마을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주민자치회에 참여했는데, 주민총회를 준비하면서 마을에 대해서 잘 알게 됐고 무엇보다 이웃들과 함께하는 축제 자리를 만든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마을 직접민주주의는 이제 시작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봉구 방학2동 주민 주필선씨는 “마을총회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고 함께 참여했다는 게 특히 희망적이었다”며 “그들이 100년을 바라보고 가는 주민자치 공동체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총회에서 투표로 선정된 최종 의제는 구청이 실행 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검토한 뒤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 각 동에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3천만원이 지원되고, 이와 별도로 각 자치구가 재정 여건에 따라 최대 2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위원으로 참여하려면 먼저 의무교육 6시간을 받아야 한다. 의무교육 시간을 이수한 주민 가운데 공개 추첨으로 뽑힌 최대 50명으로 동 주민자치회가 구성된다. 현재 활동하는 동별 주민자치회 위원은 평균 약 43명이다. 이 가운데 16%가 40대 이하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에는 지역 거주민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서울형 주민자치회에는 주소지가 다른 곳이더라도 지역에 있는 학교·회사를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직장인, 자영업자, 대학생 등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13개 구 65개 동으로 주민자치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은 “주민자치회는 지역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이 스스로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것이 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나아가 행복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주민자치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됐다”며 “서울시는 이러한 주민들의 자치 활동을 지원하고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26개 동 주민자치회는 각 분과 위원들이 지난 6개월 동안 토론·논의한 끝에 생활 의제를 마련했다. 성동구 금호2·3가동 ‘무지개 분과’는 양심우산 대여 사업을 계획했다. 금천구 독산4동 ‘자원순환 분과’는 재활용 정거장 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도봉구 방학2동 ‘엄마야놀자 분과’는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성북구 동선동 ‘1인 가구 분과’는 새로운 주거 형태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제기했다. 주민총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이웃이 직접 발굴·기획하고 자신이 결정한 자치 계획을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으로 실행하는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천구 시흥5동 주민자치위원인 문서희씨는 “우리 마을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주민자치회에 참여했는데, 주민총회를 준비하면서 마을에 대해서 잘 알게 됐고 무엇보다 이웃들과 함께하는 축제 자리를 만든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며 “마을 직접민주주의는 이제 시작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봉구 방학2동 주민 주필선씨는 “마을총회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고 함께 참여했다는 게 특히 희망적이었다”며 “그들이 100년을 바라보고 가는 주민자치 공동체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총회에서 투표로 선정된 최종 의제는 구청이 실행 가능성과 타당성 등을 검토한 뒤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 각 동에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3천만원이 지원되고, 이와 별도로 각 자치구가 재정 여건에 따라 최대 2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서울형 주민자치회에 위원으로 참여하려면 먼저 의무교육 6시간을 받아야 한다. 의무교육 시간을 이수한 주민 가운데 공개 추첨으로 뽑힌 최대 50명으로 동 주민자치회가 구성된다. 현재 활동하는 동별 주민자치회 위원은 평균 약 43명이다. 이 가운데 16%가 40대 이하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에는 지역 거주민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서울형 주민자치회에는 주소지가 다른 곳이더라도 지역에 있는 학교·회사를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직장인, 자영업자, 대학생 등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13개 구 65개 동으로 주민자치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은 “주민자치회는 지역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이 스스로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것이 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나아가 행복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주민자치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됐다”며 “서울시는 이러한 주민들의 자치 활동을 지원하고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