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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세대 이하 공동주택 경비실에
2022년까지 9천 대 단계적 설치
300W 2기, 에어컨 최대 4시간 가동
경비실 전기요금 부담 줄여
지난 9일 오후 노원구 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경비원과 주민,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단 이 아파트는 주민의 전기료 부담을 줄이고 경비대원도 마음 편히 에어컨을 켤 수 있도록 지난 6월 초 경비실 지붕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지난 9일 오후 노원구 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 각 동 입구에 있는 경비실 지붕마다 태양광 발전기(모듈)와 에어컨 실외기가 올라가 있었다. 김정만 관리소장은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안건에 대한 주민투표에서 90% 넘게 압도적 찬성을 얻어 지난해 8월 말 경비실 12곳과 미화원 대기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현석 경비대원 주임은 “에어컨이 없는 주민들도 꽤 계시는데, 3㎡ 남짓한 경비실에 에어컨을 켜는 게 눈치가 보여 선풍기로 버티는 경비대원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에 선정된 이 아파트는 주민의 전기료 부담을 줄이고 경비대원도 마음 편히 에어컨을 쓸 수 있도록, 지난 6월 초 8개 경비실 지붕에 320W급 미니 태양광을 설치했다. 북쪽을 바라보는 일부 경비실은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태양광 설치 업체인 ‘녹색드림협동조합’은 반대쪽 남향 입구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지하실을 통해 경비실까지 전선을 연결했다. 김형석 녹색드림협동조합 컨설턴트는 “태양광 발전기 8개를 설치하는 데 서울시 보조금 358만여원과 노원구 보조금 56만원을 지원받아 아파트 자부담금은 216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박수진씨는 “에어컨 13대 구매까지 모두 700여만원이 들었지만, 아파트 광고 등 잡수입으로 해결해 직접적인 주민 부담은 없었다”며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료 부담이 덜어진다고 생각해 주민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민경열 에너지자립마을 주민대표는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고생하시는 경비대원들께 선물처럼 드릴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며 “경비대원들이 전기료 부담 없이 시원하게 에어컨을 켜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 소장은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경비대원이나 직원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면 아파트 관리가 잘되고 가치도 상승해 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일부 아파트에서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놓고 주민 사이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태양광이 새로운 해법이 되고 있다. 이에 주목한 서울시는 폭염에 취약한 소규모 공동주택 단지(300세대 이하)의 경비실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공동주택 경비실을 에너지 취약시설로 분류해 미니 태양광을 무상 보급하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 경비실 4500곳에 설치할한다는 목표로, 올해는 1천 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비실 1곳에 설치하는 미니 태양광은 300W급 2기로, 5년 동안 모두 9천 개의 미니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56억원이 필요하다. 이 예산은 ‘솔라테라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등 미니 태양광 보급업체의 재능기부, ‘에스에너지’ ‘한솔테크닉스’ 등 태양광 모듈·인버터 제조사의 자발적 원가 인하 공급, 기업과 단체 등의 에너지복지기금 등으로 마련한다. 서울시는 일반 공동주택 가구에 지원하는 보조금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한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연일 폭염에 시달리는 경비대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시민단체, 시민, 기업 등이 손잡고 에너지 기금을 늘려서 태양광의 혜택이 더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대략 20㎡(약 6평) 면적의 경비실에 미니 태양광 300W급 2기를 설치하면 에어컨은 최대 4시간, 선풍기는 온종일 가동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난 6일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경비실 지붕 위에 300W짜리 태양광 모듈 2개를 설치한 최정동 솔라테라스 대표는 “300W짜리 미니 태양광 하나가 하루에 대략 1㎾h, 한 달에 30㎾h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월 296㎾h 전기를 사용하던 가구가 발코니형 300W 태양광을 설치하면 한 달에 7250원 정도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올여름은 뙤약볕에 태양광 발전량도 크게 늘어났다. 서울시가 서울시청사와 마포자원회수시설, 암사아리수정수센터, 중랑물재생센터 등 4곳의 태양광 발전시설 발전량을 모니터링해보니 지난달 발전량이 지난해 7월과 견줘 40% 이상 증가했다. 공동주택 경비실 미니 태양광 무상설치 사업 참여 희망 기업과 단체들의 신청은 서울시 녹색에너지과(02-2133-3565, 3567)와 서울에너지공사 태양광 지원센터(1566-0494)에서 받는다. 신동호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전기요금 걱정으로 냉방장치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비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울시는 이달부터 공동주택 경비실을 에너지 취약시설로 분류해 미니 태양광을 무상 보급하기 시작했다. 2022년까지 경비실 4500곳에 설치할한다는 목표로, 올해는 1천 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비실 1곳에 설치하는 미니 태양광은 300W급 2기로, 5년 동안 모두 9천 개의 미니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56억원이 필요하다. 이 예산은 ‘솔라테라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등 미니 태양광 보급업체의 재능기부, ‘에스에너지’ ‘한솔테크닉스’ 등 태양광 모듈·인버터 제조사의 자발적 원가 인하 공급, 기업과 단체 등의 에너지복지기금 등으로 마련한다. 서울시는 일반 공동주택 가구에 지원하는 보조금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한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연일 폭염에 시달리는 경비대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시민단체, 시민, 기업 등이 손잡고 에너지 기금을 늘려서 태양광의 혜택이 더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대략 20㎡(약 6평) 면적의 경비실에 미니 태양광 300W급 2기를 설치하면 에어컨은 최대 4시간, 선풍기는 온종일 가동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난 6일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경비실 지붕 위에 300W짜리 태양광 모듈 2개를 설치한 최정동 솔라테라스 대표는 “300W짜리 미니 태양광 하나가 하루에 대략 1㎾h, 한 달에 30㎾h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월 296㎾h 전기를 사용하던 가구가 발코니형 300W 태양광을 설치하면 한 달에 7250원 정도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올여름은 뙤약볕에 태양광 발전량도 크게 늘어났다. 서울시가 서울시청사와 마포자원회수시설, 암사아리수정수센터, 중랑물재생센터 등 4곳의 태양광 발전시설 발전량을 모니터링해보니 지난달 발전량이 지난해 7월과 견줘 40% 이상 증가했다. 공동주택 경비실 미니 태양광 무상설치 사업 참여 희망 기업과 단체들의 신청은 서울시 녹색에너지과(02-2133-3565, 3567)와 서울에너지공사 태양광 지원센터(1566-0494)에서 받는다. 신동호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전기요금 걱정으로 냉방장치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비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