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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취임 첫 결재가 무상급식
학교에선 텃밭 활용해 통합형 교육
여의도 3.5배 숲·온실가스 저감
연평균 2만5500명 취업 유발 효과
2011년 10월27일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서울시에 출근해 처음 결재한 서류가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이었다. 무상급식을 첫 업무로 고른 이유를 “무상급식 때문에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났기 때문에 빨리 갈등을 해결하는 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무상급식을 반대하던 오 전 시장은 2011년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했으나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못하고 물러났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시장의 예산 지원 결정으로 그해 11월부터 초등학교 1~4학년에서 모든 학년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이 확대됐다.
그로부터 8년째. 학교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마포구 서울성산초등학교(교장 장현경)는 2015년부터 건물 사이 잔디밭 384㎡(약 100평)를 텃밭으로 바꿨다. 3~6학년 학급마다 텃밭을 지정해 학생들이 채소를 심고 가꾼다. 1, 2학년은 상자 텃밭을 활용한다. 학교는 채소와 친해지고 관심을 갖게 된 학생들에게 한 해 4시간 이상 영양교육을 한다. 학생들이 기른 채소로 채식 식단을 짜고 요리 만드는 수업도 한다. 반별로 선정한 우수 식단은 학교 급식에 활용했다.
이런 과정에서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학생들은 스스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다. 학급별 회의와 전교어린이회의에서 급식 잔반 줄이는 방법을 토의했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해 텃밭 가꾸기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 83%, 학부모 96%, 교사 9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말 ‘학교 텃밭 조성을 통한 식생활 교육으로 학교 급식 발전에 기여한 기관’에게 주는 서울시 교육감상을 받았다. 이애희 서울성산초 교감은 “텃밭 농사로 학생들이 농사를 이해하고, 여기에서 재배된 식재료로 요리를 해보고, 그 결과를 학교 급식에 반영하는 통합형 교육 프로그램을 지금은 대부분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가 펴낸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성과백서>(이하 <백서>) 발간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먹거리 문제를 건강과 안전의 영역에 한정 짓지 않고 복지, 상생, 환경 같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으로 확장했다”고 했다. 2014년 서울 전체 중학교 모든 학년까지, 2017년 도농 상생 먹거리 모델을 만들어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복지시설 등 7338곳으로 확대해온 서울시의 친환경 급식이 단순한 점심 한 끼가 아닌 교육과정의 하나로 진일보했다는 것이다. <백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의 환경적 효과도 분석했다. 서울시가 1년 동안 공급하는 친환경 급식이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3.5배(1031㏊) 규모 숲을 만든 것과 같은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았다. 학생 한 명이 약 14㎡(약 4.29평) 숲을 일구는 셈이다. 2015년 한 해 동안 급식에 공급한 친환경 농산물은 약 2만987t으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는 약 1만730t에 이른다. 이는 162만5천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서울시는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에 친환경 농법이 확산하고,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식자재나 가공식품 납품이 줄면서 얻게 된 환경적 소득이 그만큼 크다는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백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유발한 경제적 가치도 담았다. 생산 유발 효과는 4조1913억원으로,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1조7259억원으로 추산했다.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782로 전체 산업 평균 0.676보다 높았다. 취업 유발 효과는 연평균 2만5500명, 고용 유발 효과는 8900명으로 추산했다. 주로 친환경 유통센터 설립과 식료품 제조업 생산 증가로 일어난 고용 확대다. 서울시는 <백서>에 앞으로 5년 동안 사회적 경제와 연계된 ‘마을 부엌’과 ‘집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공공조달로 학교 급식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계획을 담았다. 백호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이 <백서>는 학생들의 인권·행복권·건강권 변화 과정에 대한 기록”이라며 “그 과정에서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관 협치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백서>는 동주민센터 민원실·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서울시 전자책 누리집(ebook.seoul.go.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박 시장은 최근 서울시가 펴낸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성과백서>(이하 <백서>) 발간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먹거리 문제를 건강과 안전의 영역에 한정 짓지 않고 복지, 상생, 환경 같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으로 확장했다”고 했다. 2014년 서울 전체 중학교 모든 학년까지, 2017년 도농 상생 먹거리 모델을 만들어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복지시설 등 7338곳으로 확대해온 서울시의 친환경 급식이 단순한 점심 한 끼가 아닌 교육과정의 하나로 진일보했다는 것이다. <백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의 환경적 효과도 분석했다. 서울시가 1년 동안 공급하는 친환경 급식이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3.5배(1031㏊) 규모 숲을 만든 것과 같은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았다. 학생 한 명이 약 14㎡(약 4.29평) 숲을 일구는 셈이다. 2015년 한 해 동안 급식에 공급한 친환경 농산물은 약 2만987t으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는 약 1만730t에 이른다. 이는 162만5천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서울시는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에 친환경 농법이 확산하고,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식자재나 가공식품 납품이 줄면서 얻게 된 환경적 소득이 그만큼 크다는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백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유발한 경제적 가치도 담았다. 생산 유발 효과는 4조1913억원으로,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1조7259억원으로 추산했다.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782로 전체 산업 평균 0.676보다 높았다. 취업 유발 효과는 연평균 2만5500명, 고용 유발 효과는 8900명으로 추산했다. 주로 친환경 유통센터 설립과 식료품 제조업 생산 증가로 일어난 고용 확대다. 서울시는 <백서>에 앞으로 5년 동안 사회적 경제와 연계된 ‘마을 부엌’과 ‘집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공공조달로 학교 급식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계획을 담았다. 백호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이 <백서>는 학생들의 인권·행복권·건강권 변화 과정에 대한 기록”이라며 “그 과정에서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관 협치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백서>는 동주민센터 민원실·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서울시 전자책 누리집(ebook.seoul.go.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