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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다. 서울시는 올 한 해 서울시 예산(31조9163억원)의 11.5%인 3조6742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최근 발표했다. 재원은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지난 한 해 동안 세금을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2조6천억원과 국고보조금·지방교부세 1천억원, 공정 지연 사업에 대한 감액분 943억원, 기타 수입과 일반회계 전입금 8천억원을 활용한다.
서울시는 추경예산을 자영업자 지원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용카드사의 결제망을 거치지 않도록 해 자영업자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를 ‘제로’(0)로 만든 소상공인 결제 플랫폼 구축에 30억원을 쓴다. 결제 플랫폼은 12월 출시한다. 내년부터는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자영업자에게 유급병가 제도를 도입한다. 질병·부상으로 입원한 노동자와 자영업자 1400명에게 하루 7만3688원꼴의 생활임금을 지원한다. 추경예산으로 이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만든다.
박원순 시장이 핵심 과제로 꼽는 공공 책임 보육을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 앞뒤로 틈새 보육을 메워 줄 ‘우리동네 키움센터’에 11억원을 쓴다. 현재 4개 구에서 운영 중인 키움센터는 올해 안에 25개 구 전역으로 확대한다. 223억원을 들여 어린이집 교직원 3398명(보육교사 1352명, 대체·보조교사 2046명)을 신규 채용한다.
재개발 지역에서 임대주택 478가구를 추가 매입하기 위한 예산으로 748억원을 배정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5개년 공급 계획(24만 가구)의 하나다. 부양 능력은 있지만 부양 의사가 없는 가족을 둬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7만6천여 가구에 10월부터 주거급여를 지원한다. 여기에 192억원이 든다. 은평장애인복지관, 성북노인복지관을 신축하고 모든 노인복지관에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 시설을 보강한다.
차량 중심 도시에서 ‘걷는 도시’로의 전환과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도 이번 추경의 핵심이다. 서울시는 여기에 1천억원가량을 쓴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5천 대 추가 구입해 내년 말까지 따릉이 3만대 시대를 연다. 이와 함께 전기 따릉이 1천 대를 도입해 일반 자전거 이용이 어려운 구릉지에 배치한다.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수소차 확보에 18억원,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대에도 182억원을 쓴다. 서울 시내버스 270대에선 무료 와이파이를 시범 운영한다. 서울시는 2021년까지 모든 시내버스(7400여 대)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다음달 서울시의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