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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 국제회의장서 열려
전 세계 30여 개국 500여 명 참가
9개국 50개 업체는 전시관 운영
서울시, 보도 정책·블록 기술 알려
지난해 11월 세종시 중앙로 230m 구간에 아스팔트 포장 대신 블록을 깔았다. 평소에는 차가 다니지만 차를 막으면 작은 광장으로 변신한다.
지난해 11월3일 세종시 조치원 옛 도심에서 주민 축제가 벌어졌다. 축제가 열린 곳은 4차로 도로 위였다. 세종시는 시민회관 사거리에서 역전 교차로까지 중앙로 230m 구간에 기존 아스팔트 포장 대신 블록을 깔았다. 평소에는 차가 다니지만, 주민 축제처럼 필요할 때면 길을 막아 작은 광장으로 변신하게 한 것이다.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차도와 보도 사이 턱이 없어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걷기에 편안하다며 변화를 반겼다.
이 블록 차도는 한국블록협회가 만든 차도용 블록포장 설계, 시공, 유지 관리 지침에 따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이다. 한국블록협회는 블록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보행자의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교수, 연구원, 설계사, 블록제조사와 시공사들이 2016년 2월 설립한 순수 민간 전문가 단체다.
한국블록협회 조윤호 회장(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은 “우리는 고속도로에 설치하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저속도로에도 설치하지만, 유럽의 저속도로는 대부분 블록으로 되어 있다”며 “블록 포장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물의 흐름을 막지 않아 홍수 예방이 되고, 겨울철에는 눈이 빨리 녹고, 속도를 저감시켜 보행자의 안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년 전부터 블록 포장의 장점에 주목했지만, 국내에 적용이 안 돼 답답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고 한다.
조 회장 등 블록 전문가와 공무원 등으로 블록포럼을 만든 박 시장은 2012년 “주먹구구식 보도블록 공사 관행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보도블록 10계명’을 시행했다. 공사 관계자 이름을 보도에 새기는 ‘보도공사 실명제’, 문제가 생기면 서울시 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공사 구간에 시민 안전을 위한 ‘보행안전도우미 배치’ 등이 그 뼈대다. 조 회장은 “10계명을 계기로 블록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연말만 되면 멀쩡한 블록을 걷어내고 새로 까는 관행도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블록포럼 활동을 계기로 출범한 한국블록협회는 서울시와 함께 ‘국제 콘크리트 블록 포장 콘퍼런스’(ICCBP) 유치단을 구성해 2015년 9월 제11회 독일 드레스덴 행사장에서 제12회 콘퍼런스의 서울 유치를 성공시켰다. 3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보도블록 포장, 설계, 시공,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기술을 소개하고 최근 이슈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 블록 포장 관련 장비와 신제품을 전시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오는 16~19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2018 서울 국제 콘크리트 블록 포장 콘퍼런스’에는 독일·미국·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일본·네덜란드·폴란드 등 30여 나라에서 모두 500여 명이 참가한다. 블록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니시자와 다쓰오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기조연설과 7개의 세션을 통해 40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기조연설과 논문 속에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블록은 통행 속도와 보도(사람)·차도(차)의 수직적 관계에 대한 문제다. 운전자가 주차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차가 운전자에게 오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되면 보·차도의 경계가 점차 없어질 것이다. 그런 세상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등 블록 전문가와 공무원 등으로 블록포럼을 만든 박 시장은 2012년 “주먹구구식 보도블록 공사 관행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보도블록 10계명’을 시행했다. 공사 관계자 이름을 보도에 새기는 ‘보도공사 실명제’, 문제가 생기면 서울시 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공사 구간에 시민 안전을 위한 ‘보행안전도우미 배치’ 등이 그 뼈대다. 조 회장은 “10계명을 계기로 블록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연말만 되면 멀쩡한 블록을 걷어내고 새로 까는 관행도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블록포럼 활동을 계기로 출범한 한국블록협회는 서울시와 함께 ‘국제 콘크리트 블록 포장 콘퍼런스’(ICCBP) 유치단을 구성해 2015년 9월 제11회 독일 드레스덴 행사장에서 제12회 콘퍼런스의 서울 유치를 성공시켰다. 3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보도블록 포장, 설계, 시공,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기술을 소개하고 최근 이슈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 블록 포장 관련 장비와 신제품을 전시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오는 16~19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2018 서울 국제 콘크리트 블록 포장 콘퍼런스’에는 독일·미국·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일본·네덜란드·폴란드 등 30여 나라에서 모두 500여 명이 참가한다. 블록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니시자와 다쓰오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기조연설과 7개의 세션을 통해 40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기조연설과 논문 속에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블록은 통행 속도와 보도(사람)·차도(차)의 수직적 관계에 대한 문제다. 운전자가 주차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차가 운전자에게 오는 무인자동차 시대가 되면 보·차도의 경계가 점차 없어질 것이다. 그런 세상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1회 독일 드레스덴 행사장에서 조윤호 한국블록협회장(왼쪽 넷째)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기조연설에 나서는 하종현 서울시 안전총괄관은 그동안 ‘걷는 도시 서울’이란 방향 아래 펼쳐온 ‘보도블록 10계명’ ‘인도 10계명’과 같은 실천 정책과 2013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연 ‘보도블록 엑스포’ 등 보도 환경 개선을 위한 서울시 주요 정책을 소개한다. 서울시는 “콘크리트 블록 포장 관련 유일한 국제행사인 이번 행사는 서울시 보도 정책과 블록 기술을 국내외로 알리고 최신 블록 포장 기술을 공유하는 등 서울의 블록 포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일반 학술행사와 달리 전시관도 함께 운영된다. 9개 나라 50개 업체에서 전시관을,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홍보관을 열 예정이다. 이병태 한국블록협회 사무국장은 “블록 하면 예산 남용이나 부실 시공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블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쓰이는지 국제 동향과 사례를 직접 보고 늘 밟고 다니는 블록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사진 한국블록협회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