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어릴 때 배운 ‘소화기 사용법’, 평생 간다

서울소방재난본부, 25~27일 여의도서 ‘2018 서울안전한마당’ 열어

등록 : 2018-10-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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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17 서울 안전체험 한마당’에서 어린이들이 소방관과 함께 소화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에어매트 위로 실제로 뛰어내리는 체험은 시민이 다칠 위험이 상당히 큽니다.”

“그럼 소방관이 직접 시연하는 건 어떨까요?”

“소방관도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영상으로 대체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4일 오후 중구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소방서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한창이었다. 오는 25~27일 3일 동안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열리는 ‘2018 서울안전한마당’ 행사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오재경 홍보기획팀장은 “대부분의 시민이 재난이 닥쳐서야 에어매트를 처음 보는데, 어떤 자세로 뛰어내려야 할지 모르거나 두려움에 뛰어내리길 망설이는 경우가 많아 에어매트 체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추진기획단장은 “에어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화재 현장에 에어매트를 왜 안 깔았냐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실제 크기를 보면 좁은 화단 등에는 설치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 끝에 서울안전한마당 행사장 안에 에어매트를 전시하고 사전에 제작한 시연 영상으로 낙하법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서울안전한마당은 종합적인 재난 안전 체험 행사로 전국 최대 규모다. 그동안 연평균 10만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체험에 참여했다. 지난해 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만족한다”고 답한 시민이 92.3%에 이르렀다. 서울시와 ㈜한화손해보험이 함께 여는 올해 행사에는 서울시 산하 24개 소방서, 특수구조단 등 25개 기관, 전기안전공사 등 30여 개 외부기관과 단체가 참여한다.

오재경 팀장은 “지난해까지 ‘안전체험 한마당’이었던 행사 이름을 ‘서울안전한마당’으로 바꿨을 뿐 아니라, 기존의 안전 체험에 민관 합동훈련과 국제 세미나까지 합쳐 명실상부한 종합 안전문화 행사로 새롭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민관 합동 재난대응 종합훈련은 첫날인 25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이 주관하며 군인, 경찰 등 10개 기관에서 800여 명이 참가한다. 26일에는 제4회 초고층 건축물 국제 세미나가 중소기업중앙회관 지하 1층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국제 세미나에선 기술·화재 대응·재난 예방 등 3가지 분야별 발표가 이뤄진다.

소방재난본부는 서울안전한마당을 위한 엠블럼(상징)과 캐릭터도 새로 만들었다. 소방관을 형상화한 캐릭터 ‘세이’와 ‘쁘띠’는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슈퍼맨 같은 이미지로 귀엽게 만들었다. 이 단장은 “안전 체험 행사도 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기되 몸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재미있게 구성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드론, 로봇댄스 등 첨단 기술을 많이 활용했고, 안전 문제를 박진감 넘치고 발랄하게 묘사한 뮤지컬도 준비했다”며 “점심시간에는 주변 직장인을 위한 콘서트를 연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형 안전 체험은 화재안전·교통안전·생활안전·체험차량·어울림마당 등 5개 유형 80여 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관을 형상화한 캐릭터 ‘세이’(왼쪽)와 ‘쁘띠’를 새로 만들었다.

소방차 통행로 확보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8톤짜리 소방 펌프차를 맨몸으로 끄는 소방차 끌기 대회도 처음 열린다. 25일에는 서울시 소방공무원이 참가하는 ‘제1회 서울 스트롱맨 소방차 끌기 대회’가, 27일에는 일반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일반부 소방차 끌기 대회’가 열린다.

25일 개막식 행사로 열리는 ‘함께 만드는 안전서울 결의식’에서는 전문작가가 붓으로 ‘함께 만드는 안전서울’ 결의 문구를 쓰고, 여기에 서울시와 시민이 서명하는 ‘필묵 붓 터치 퍼포먼스’도 연다. 오재경 팀장은 “재난 현장에서는 시민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소방관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을 때가 많다. 서울시와 시민이 안전공동체 실현의 공동 주체라는 의미를 퍼포먼스에 담았다”고 말했다. 결의식에는 시민안전파수꾼, 119소년단, 의용소방대원 등 시민과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 소방현장 지휘관, 서울시의회 의원,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등이 참여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27일 여의도공원 산책로에서는 ‘안전공감 느린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시각적 위험 지역, 청각적 위험 지역, 보행장애 위험 지역 등을 통과하면서 장애인·노인 등 피난 취약계층의 안전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정문호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서울안전한마당은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안전문화 체험 행사로 자리잡게 되었다”며 “1천만 시민 모두가 체험에 참여해, 안전을 몸으로 익혀 안전한 서울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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