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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현장 시장실로 완판
집단 항의 상인들과 밤샘 토론도
용산 화상경마장 5년 만에 폐쇄
혹한기 ‘금천구 한 달살이’ 약속대로
지난 8월4일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현장 시장실’을 찾아온 대학생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에서 셋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시장은 올겨울에는 금천구에서 ‘한 달살이’를 할 예정이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3년 초 은평뉴타운의 미분양 아파트가 완판된 뒤 자신에게 붙은 ‘완판왕’이란 별명을 무척 뿌듯해했다. 그전까지 은평뉴타운에 분양된 전용면적 101㎡(31평) 이상 5301가구 가운데 미분양 가구는 모두 618곳(12.3%)이었다. 166㎡(50평) 이상 가구 중 미분양 가구는 427곳으로 분양률이 49.6%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2012년 11월1일 박 시장은 “미분양된 서울주택도시공사 아파트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더 나은 생활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 답을 찾아나오겠다”며 은평뉴타운의 미분양 아파트에 임기 첫 번째 ‘현장 시장실’을 마련했다. 9일 동안 창릉천 군사시설, 구파발 어린이집,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상림마을 작은도서관과 북카페, 은평환경플랜트 등을 차례로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주민, 현장 관계자 등과 만나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해결 방안과 생활·교통 환경 개선 대책 등을 모색했다. 이렇게 시장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자 오랫동안 미분양됐던 615가구는 3달 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박 시장은 당시 경험을 되돌아보며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 들리지 않았던 것이 보고 들리게 됐다”고 기억했다. 그 뒤 ‘현장에 답이 있고, 자치구 현안이 서울시 현안’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자치구마다 돌아가며 ‘현장 시장실’을 차려놓고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 한편, 주민과 소통하고 자치구와 협력하기 시작했다.
2013년 6월에는 반값 식당 운영에 반발하는 인근 상인 수십 명이 현장 시장실이 열린 영등포구의 한 주민센터를 봉쇄하며 집단 항의했다. 박 시장은 상인들을 설득해 시·구청 관계자와 함께 밤늦도록 토론한 뒤 반값 식당 사업을 잠정 보류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때로는 핏대를 올려가며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마라톤 회의도 했지만, 서로 한 발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오랜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상식선에서 합의하게 되더라”며 “그래서 어떻게든 ‘현장’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 나가보면 답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곤 한다”는 글을 남겼다. 2013년 10월1일 용산구에서는 화상경마장 이전 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바로 민원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 한국마사회의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계획을 놓고 주민의 반대가 극심할 때였다. 다음날 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현장 시장실 지역 현안 정책토론회’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이 사업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농림부 장관에게 전화해서 화상경마장 입점을 강행하면 서울 시내 (기존 화상경마장) 10개도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 뒤 서울시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마사회에 세 차례나 요청했고 2014년 ‘사행산업 현황 조사 및 부작용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해, 2015년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 철회 성명’ 발표 등을 거쳐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8월 폐쇄됐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150여 곳을 찾아간 현장 시장실에서 모두 400여 개의 사업을 발굴했다. 주민의 생활 민원 해결부터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현장 시장실은 박원순표 현장 행정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지난 6·3지방선거 유세를 하면서 강북구와 금천구에서 한 달씩 살며 서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뒤에는 3선 취임 일성으로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며 강북구 삼양동에서 한 달 동안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22일부터 폭염 속에서 이루어진 박 시장의 ‘삼양동 옥탑방 한 달살이’는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그러나 박 시장은 <서울&>에 보내온 체험기(<서울&> 2018년 8월10일치 1, 2면)에서 “‘보는 것’과 ‘사는 것’, 문제를 대하는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매 순간 실감했다”며 “한 달 생활을 통해 ‘삼양동’으로 대표되는 강북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기계적 형평성을 기준으로 삼았던 재정 투자 패러다임을 지역의 발전 정도나 수혜자 집단의 특성,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큰 틀의 방향도 세웠다”고 썼다. 박 시장은 ‘금천구 한 달살이’도 유권자와 한 약속인만큼 꼭 지킨다는 입장이다. 시기는 올겨울이 유력하지만, 어느 곳으로 갈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금천구 관계자는 “금천구에 저층 주거지가 많아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주민들의 바람이 아주 크더라. 현장 시장실이 열리면 자신의 고충과 애환을 시장이 공감할 거라는 기대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2013년 6월에는 반값 식당 운영에 반발하는 인근 상인 수십 명이 현장 시장실이 열린 영등포구의 한 주민센터를 봉쇄하며 집단 항의했다. 박 시장은 상인들을 설득해 시·구청 관계자와 함께 밤늦도록 토론한 뒤 반값 식당 사업을 잠정 보류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때로는 핏대를 올려가며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마라톤 회의도 했지만, 서로 한 발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오랜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상식선에서 합의하게 되더라”며 “그래서 어떻게든 ‘현장’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 나가보면 답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곤 한다”는 글을 남겼다. 2013년 10월1일 용산구에서는 화상경마장 이전 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바로 민원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 한국마사회의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계획을 놓고 주민의 반대가 극심할 때였다. 다음날 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 ‘현장 시장실 지역 현안 정책토론회’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이 사업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농림부 장관에게 전화해서 화상경마장 입점을 강행하면 서울 시내 (기존 화상경마장) 10개도 위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 뒤 서울시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마사회에 세 차례나 요청했고 2014년 ‘사행산업 현황 조사 및 부작용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해, 2015년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 철회 성명’ 발표 등을 거쳐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8월 폐쇄됐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150여 곳을 찾아간 현장 시장실에서 모두 400여 개의 사업을 발굴했다. 주민의 생활 민원 해결부터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현장 시장실은 박원순표 현장 행정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지난 6·3지방선거 유세를 하면서 강북구와 금천구에서 한 달씩 살며 서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뒤에는 3선 취임 일성으로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며 강북구 삼양동에서 한 달 동안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22일부터 폭염 속에서 이루어진 박 시장의 ‘삼양동 옥탑방 한 달살이’는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받았다. 그러나 박 시장은 <서울&>에 보내온 체험기(<서울&> 2018년 8월10일치 1, 2면)에서 “‘보는 것’과 ‘사는 것’, 문제를 대하는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매 순간 실감했다”며 “한 달 생활을 통해 ‘삼양동’으로 대표되는 강북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기계적 형평성을 기준으로 삼았던 재정 투자 패러다임을 지역의 발전 정도나 수혜자 집단의 특성,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큰 틀의 방향도 세웠다”고 썼다. 박 시장은 ‘금천구 한 달살이’도 유권자와 한 약속인만큼 꼭 지킨다는 입장이다. 시기는 올겨울이 유력하지만, 어느 곳으로 갈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금천구 관계자는 “금천구에 저층 주거지가 많아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주민들의 바람이 아주 크더라. 현장 시장실이 열리면 자신의 고충과 애환을 시장이 공감할 거라는 기대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