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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민족 대회 의미 살려
북한 선수단 참여, 공동 행사 추진
조직위원회 이어 시민위원회 발족
대회 마스코트 ‘해띠’와 ‘해온’ 공개
1920년 7월13일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창립한 조선체육회는 그해 11월 첫 경기대회로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서울 배재고에서 열었다. 그 뒤로도 해마다 전 조선 규모의 단일 종목 대회를 열었고, 1935년에는 축구·야구·정구·농구·육상 등 5개 종목을 합친 종합대회를 열었다. 광복 뒤 대한체육회가 조선체육회의 창립 정신을 기리고 전통을 이어받는다는 의미에서 1920년 전 조선 야구대회를 전국체전의 기원으로 삼았다. 전국체전은 중일전쟁이 터지고 조선체육회가 강제 해산당한 기간(1937~1944년)과 한국전쟁이 난 해(1950년)만 빼고 해마다 열렸다.
“내년 전국체전은 1920년 전국체전이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100회가 되는 아주 뜻깊은 대회입니다. 스포츠를 통해 과거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100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14일 오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19년 전국체전 및 전국장애인체전’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1986년 67회 대회를 연 뒤 33년 만에 100회 대회를 여는 서울시는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울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역대 최대 규모 조직위원회를 꾸렸다. 정치, 언론, 방송, 경제, 문화, 체육 등 각 분야 대표인사 132명이 참여했다.
이날 박 시장은 “이번 100회 전국체전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 나아가 북쪽과 해외 동포도 하나가 되는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남과 북이 함께하는 한민족 체육대회였던 전국체전이 100회를 맞게 됨에 따라 서울시는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 한반도 화합의 길을 여는 ‘남북평화체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애초 평양과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서울시는 공동 개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북한 선수단의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월21~24일 서울시 남북교류 담당자들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함께 평양을 방문해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하고 남북 체전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제안을 했다.
지난 14일 오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 전국체전 및 전국장애인체전’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전국체전 대회기를 흔들고 있다.
서울시는 북 대표단을 초청해 서울-평양 축구·농구 대회와 북측 태권도 시범 공연, 문화 공연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등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최대한 많이 기획해 북측에 제안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100회 전국체전은 내년 10월4~10일 잠실종합운동장 등 시내 69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17개 시·도 선수단과 18개 해외 동포 선수단 등 3만여 명이 참여한다. 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전국장애인체전)는 같은 달 15일부터 5일 동안 시내 3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선수단, 임원과 보호자 등 85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내년 전국체전과 전국장애인체전 엠블럼은 지난 3월 실시한 대국민 공모전 수상작을 바탕으로 서울을 상징하는 ‘S’자의 성화를 표현했다. 마스코트는 서울시의 상징인 ‘해치’에다 친근하고 활발한 분위기를 반영해 전국체전은 ‘해띠’로, 전국장애인체전은 ‘해온’으로 확정했다.
서울시는 조직위원회 창립에 이어 남북협력, 체육, 공연·예술 등 전문가와 25개 구에서 추천한 시민 등 230여 명이 참여하는 ‘제100회 전국체전 성공 기원을 위한 시민위원회’ 발족식을 다음달 6일 연다. 대회 개막 D-300일인 다음달 8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식을 한다. 내년에는 1920년부터 지금까지 대회와 관련한 각종 간행물, 사진, 동영상을 비롯해 메달, 트로피 등 대회 물품을 발굴 정비해 전국체전 역사 홍보관과 사진 전시회 등을 운영하고, 전국체전 기념우표를 발행할 계획이다. 또 전국체전 최초로 17개 모든 시·도를 경유하는 성화 봉송을 추진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 선수단을 구성해 축구와 탁구 등 일부 종목의 번외 경기를 마련한다.
지난 14일 오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9년 전국체전 및 전국장애인체전’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서 엠블럼을 사이에 두고 마스코트 ‘해치’(왼쪽)와 ‘해온’이 박수를 치고 있다.
글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