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꽃으로 그린 세월호 엄마들의 그리움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6월14일부터 ‘4·16 다시 봄, 은평’을 주제로 전시와 문화행사 개최

등록 : 2016-06-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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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너희를 담은 시간전’에서 만나게 될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의 작품 일부. 말린 꽃과 풀을 이용해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작품으로 내놓는 데에는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함께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조영재 제공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이기기 위해 만든 꽃누르미 작품이 6월14일(화)부터 21일(화)까지 은평문화예술회관 기획전시실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전시는 은평지역사회네트워크, 은평아동청소년네트워크와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안산온마음센터가 함께 준비한다. 작품 설치와 홍보작업 등 전시에 필요한 작업도 모두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전시작품들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지난 4월8일부터 27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다시, 봄 너희를 담은 시간전’에 전시됐던 작품 가운데 일부다. 안산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심리 치료 과정에 만들어진 수공예품이었다. 이번 은평 전시회에는 안산 전시 작품 가운데 말린 꽃과 풀을 소재로 한 꽃누르미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꽃과 풀을 빌려 표현한 아이들의 가방, 책, 얼굴 등의 작품은 꽃과 풀이 갖고 있는 고유의 느낌이 더해져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과 그리움이 얼마나 크고 절실한지 보여 준다. 엄마들은 <한겨레>에 연재됐던 “잊지 않겠습니다” 지면도 꽃과 풀로 장식해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꽃누르미 작품은 지금까지 매주 목요일 안산온마음센터에서 만들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꽃누르미 작품을 찾는 시민이 많기 때문이다. 엄마들이 만든 꽃누르미 목걸이와 카드는 세월호 관련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작품을 만든 큰 건우엄마는 안산 전시 팸플릿에서 “처음에는 예쁜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미안해서…이제는 이것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이번 전시에 참여해 세월호 진실 규명과 아이들을 기억하는 일에 함께해 주기를 당부했다.  전시장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의 생일 영상을 비롯한 기록 영상 상영과 함께 체험 행사도 열린다. 세월호 리본 만들기, 매듭 만들기와 나눔, 꽃누르미 작품 체험 등의 체험 행사는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이 배우고 익힌 솜씨를 시민들과 직접 나눈다.  

전시 ‘너희를 담은 시간전’과 함께 은평지역 시민단체가 준비한 문화행사 ‘너희와 함께하는 노래’도 준비되고 있다. 6월16일(목) 오후 7시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는 가수 말로, 김목민, 서율과 북한산초등학교 어린이, 세월호 유가족이 준비한 공연과 세월호 유가족 지성엄마, 큰 건우엄마, 박주민 국회의원이 함께 토크쇼도 할 예정이다.  

은평지역 시민단체들은 매월 16일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하기 위한 캠페인을 해왔다. 은평지역아동청소년네트워크 강양숙(51) 공동대표는 이번 전시와 문화행사를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 연장과 세월호 인양 후 선체에 대한 조사권 보장”에 힘을 싣기 위해 준비하고 참여한다고 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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