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자전거 전용로 강남 편중…이용자 분석해 계획 세울 것 요구”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 ⑧ 교통 안전·복지 총괄하는 교통위원회

등록 : 2019-10-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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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은 시민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요건이다. ‘120 다산콜센터’에 가장 문의가 많은 상담 분야도 교통이다. 생활에 밀접하고 시민의 관심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위원장 김상훈)의 12명 시의원은 도시 교통 전반에 관한 사항을 관리·감독하고 지원한다. 서울 교통과 관련한 정책과 사업을 검토하고 시민 세금이 교통복지로 돌아갈 수 있게 감시한다. 소관 부처는 서울시의 도시교통실과 도시기반시설본부(도시철도국), 서울교통공사, 서울시설공단이다.

<서울&>과 (사)시민의 연중기획 ‘서울 시민, 서울시의회에 묻는다’의 여덟 번째인 교통위원회 좌담회는 15일 오후 서울시청 서울교통정보센터에서 열렸다. 좌담에는 송아량(도봉4)·이승미(서대문3)·오중석(동대문2)·추승우(서초4) 시의원이 참석했다. 모두 40대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민 패널인 김광일 (사)녹색교통운동 협동사무처장이 사회를 맡아 100분간 진행했다.

15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의 (오른쪽부터) 추승우·오중석·이승미·송아량 시의원이 좌담회에 앞서 시민 패널인 김광일 (사)녹색교통운동 협동사무처장과 서울시청서울교통정보센터에서 교통 모니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교통위원회는 서울 시민의 교통안전과 교통복지 증진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송아량(도봉4)

심야 올빼미 버스 노선 더 늘리고

새벽 ‘얼리버드 버스’ 신설 촉구


오중석(동대문2)

연 100명 사망하는 무단횡단 대책

지역·연령 특성에 맞게 개선 주문

이승미(서대문3)

중단 위기 처한 강북 경전철 사업

재정사업으로 바꿔 재추진 끌어내

추승우(서초4)

이면도로 보행 안전망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 진행해 정책 반영 추진


시민 패널 김광일

(사)녹색교통운동 협동사무처장

교통사고 많이 줄긴 했지만

보행자 사고율 여전히 높은데…


사회 따릉이, 올빼미 버스, 다람쥐 버스 등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서울 교통체계에 대한 시의회 입장을 설명해달라.

추승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인지도가 매우 높은 인기 사업이다. 반면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올해 338억원이 들었다. 또 대략 3년마다 자전거를 교체해야 하는데, 내년엔 4만 대까지 늘리면 그 비용이 600억원 정도 예상된다. 자전거 안전 문제도 있다. 노후화한 2천 대 가까운 따릉이에서 프레임이 갈라지고 깨지는 크랙이 발생했다. 프레임에 크랙이 심할 경우 운행 중에 자전거가 부러지는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 정례회 때 시설관리공단에 2015~16년산 노후화한 7290대에 대한 점검과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중석 서울시의 대중교통, 자전거 사업들이 호응을 얻고 있지만, 서울은 여전히 차로 이동하는 게 더 편한 것이 사실이다. 사업을 하나하나 추진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방면으로 정책들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송아량 올빼미 버스는 밤에 일하는 노동자가 많이 이용한다. 노선 확대가 필요하다.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발이 되어줄 가칭 ‘얼리버드 버스’ 신설도 필요하다. 지난 6월 정례회 도시교통실 업무보고에서 강력하게 촉구했다.

사회 자전거 이용자가 늘면서 한 해 3천 건 이상의 자전거 안전사고가 난다.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오중석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가장 안전한데, 지난해 기준으로 자전거 도로(전용, 겸용, 우선) 가운데 전용은 15%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미비하다. 자전거 전용도로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업무보고 때마다 강조한다.

이승미 가장 좋은 것은 자전거 전용도로 확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타는 사람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전거 안전교육과 캠페인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추승우 자전거 전용도로의 지역 편중도 문제다. 공공자전거 자치구별 이용자 수 자료를 서울시에서 받아보니, 이용 건수는 강북이 강남의 1.8배에 이르는데, 전용로는 강남이 강북보다 6.6배 더 많았다. 지난해 행정감사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예산안도 강남권 자전거 도로 계획에 편중된 걸 확인하고 이용자 수치를 면밀하게 분석해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사회 교통사고가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보행자 교통사고율이 높다. 특히 이면도로에서의 사고가 잦다.

이승미 주택, 점포 등이 밀집된 지역에는 도로 폭이 좁고 차도와 보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가 아직 많다. 주로 자치구가 관리하지만 서울시도 전반적인 점검과 관리 책임이 있다. 문제는 과속이다. 다행히 지난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2021년 4월부터는 도시 지역 일반도로 최대속도가 시속 50㎞로 낮아지게 된다. 이면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30㎞가 된다.

추승우 이면도로 ‘안전존’을 넓혀 보행 안전망을 만들어가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선진국의 교통정책 추세는 사망사고 줄이기와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욕과 워싱턴의 경우, 비전 (교통사망률) 제로 정책을 시행하면서 차도 폭을 좁히고 차로 수를 줄여 차량 속도를 줄여가고 있다.

오중석 제 지역구인 동대문 경동시장 일대는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 지역 전국 1위였다. 지난해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안전시설과 속도를 제한하는 표지판을 설치해 사망자가 25명에서 7명으로 감소했다. 지역, 연령대별 상황에 맞도록 무단횡단 방지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서울에서 무단횡단 사망자도 한 해 평균 100명이 넘는다. 우리 위원회는 도시교통본부에 무단횡단 방지대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송아량 제 지역구인 도봉에는 택시회사 차고지가 많다.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야간에도 이면도로의 속도를 제한하는데 기사들의 민원이 많다. 속도제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더라도 지역 통행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 (교통량이 적은 4차선 이상) 도로의 차로를 줄여 자전거와 보행 공간으로 돌려주는 방식은 예산 부담이 적은 대책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추승우 자전거 도로가 형식적인 곳이 적잖다. 종로, 광화문 자전거 도로는 폭이 좁아 위험하다. 차도를 줄이는 데 차량 이용자들의 반발을 우려해서다. 차를 끌고 나오면 오히려 불편해져야 한다. 모든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고 시민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회 공유주차장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진해 보인다.

송아량 2007년부터 건축물 부설 주차장 및 학교운동장 지하주차장을 인근 주민에게 야간에 개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거주자우선주차장과 그린파킹주차장에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의 실시간 주차공유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공유주차 사업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추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른 감이 있다.

추승우 서울에서 주차장 1개 면 만드는 데 적게는 8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든다. 서울의 교통정책은 장기적으로 차량을 줄이는 방향이다. 당장의 불편은 없도록 현재 자원 활용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 마스(Maas, 빅데이터 앱 관리로 빈 주차장을 연계해 예약하는 시스템), 주차면에 센서를 부착하고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연동해 주차요금을 정산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승미 제 지역구인 서대문구는 공유주차장은 활발하지 않은 실정인데 공영주차장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은 무척 많다. 지역구 특성상 공영주차장 부지를 만드는 데 제약이 있다. 예산이 문제지만 학교 지하 공간 이용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오중석 주차 공간이 없는 전통시장의 주정차 단속에 대해 상인들 민원이 많다. 명절 등 수요가 많은 기간엔 주정차 허용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한 주차난 해소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미세먼지 문제가 지적된다. 시민 건강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승미 많은 서울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실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제대로 된 정책에 시민 세금이 쓰여야 한다. 지난 3월 도시교통실 업무보고에서 시내버스 미세먼지 저감장치로 필터 설치와 폐기물 처리에 대해 지적하고 명확히 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 필터의 차단율에 대한 데이터가 천차만별이라 신뢰할 수 없고, 버스업체에 대한 지침서조차도 마련되지 않았다. 또한 필터 폐기물 처리와 관리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추승우 시는 최근 서울지하철 미세먼지 관리 강화 계획을 세웠다. 3년간 7466억원을 투입해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이 목표다.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추진단’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가 외부위원으로 추진단에 참가해 매달 회의에 간다. 시민 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현장에 가서 세밀하게 살펴 예산 사용을 점검하려 한다.

사회 지난 1년간 의정활동에서 보람을 느낀 일을 꼽는다면.

이승미 강북 지역 경전철 사업을 다시 살려 추진한 것이다. 서울시는 ‘2008년 도시철도 기본계획’ 및 ‘2015년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등을 발표하고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민자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어왔다. 신림선을 빼고는 면목선, 우이-신설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러한 답보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에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해달라고 요청했고, 마침내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재추진되게 됐다. 앞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재원 마련 과제가 있지만 일단 불씨를 살린 점에 의미가 있다.

추승우 따릉이 안전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책 강구를 끌어낸 것,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추진단 위원으로서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역할을 하는 거다.

오중석 지하철 냉방기 냉매 재사용 과정에서 정제 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회수 과정에서도 법에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는 등 유지관리 문제점을 지적해, 서울시 차원의 냉매 관리 대책을 끌어냈다.

송아량 시각장애인, 노약자 및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내용을 담은 ‘서울시 대중교통 기본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해 통과됐다.

사회 서울이 보행자가 안전하고 편한 도시가 되도록 시의회와 시민단체가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정리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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