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편리하고 비용도 합리적” 2030 중심 나눔카 문화 확산

서울시, 시행 6년째 ‘대표 공유경제 사업 나눔카’ 회원 300만 돌파…2022년까지 나눔카 1만대 증설 ‘준대중교통 시대’ 추진

등록 : 2019-11-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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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쏘카·그린카에 딜카·피플카 합류

“할인쿠폰 이용하면 택시보다 값싸”

차량 매각 시민 등에 할인혜택 주고

도심엔 500m마다 나눔카 주차장 설립

서울시는 나눔카 문화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가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편리하게 나눔카를 받을 수 있도록 도심에 노상주차장을 많이 설치하고 각종 공영주차장 주차공간을 협약 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시청역 8번 출구 앞에 있는 나눔카 주차장이다. ‘공유서울 나눔카’ 표지가 있다

“굳이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되네요. 필요할 때 앱으로 불러 정해진 시간만큼 쓰니까 비용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나눔카(카셰어링) 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차량을 갖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차종을 가장 가까운 장소에서 픽업해 합리적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울시 승용차 공유 서비스 ‘나눔카’가 새로운 세대의 승용차 문화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는 평가이다. 나눔카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사업으로, 시행 6년째를 맞은 올해부터 사업체를 기존의 쏘카, 그린카 등 2대 대형 업체에서 신흥 카셰어링 업체인 딜카(대표 정태영)와 피플카(대표 강석현)를 새로 추가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공유차량 수를 1만 대 수준까지 늘려 나눔카를 ‘준대중교통수단’의 하나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나눔카는 서울시내 2272지점에 총 5871대가 운영 중이다.


나눔카의 장점과 이용방법

기간을 정해 차량을 대여하는 렌터카와 달리 차량공유는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나눔카의 경우 최소 30분부터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다. 이용방법은 먼저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회원 가입(운전면허증과 결제 카드 등록)을 하면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내 주변에 이용 가능한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 카셰어링 장소에서 차량을 찾아 운행하고 반납할 때 카드로 자동결제가 이뤄진다. 차종도 비교적 다양하게 구비돼 경차부터 승합차까지 용도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비용은 차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이용시간과 주행거리만큼 결제할 수 있고 보험료도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배달원이 차를 직접 원하는 장소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앱을 이용한 나눔카 예약

이용 사례

강서구에서 원룸에 살며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는 유아무개(31)씨는 평일에는 지하철을 이용하고 나눔카는 월 1~2회 주말에 사용한다. 월 부담은 8만~10만원 정도이다. “30대가 되면서 막연히 차를 사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평일 출퇴근은 지하철이 편하기 때문에 차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말이나 휴가 때는 차의 필요성을 느끼다가 나눔카의 존재를 알게 됐다.” 유씨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이용하고, 기분에 따라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 게 좋다”며 “직접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평가했다. “공유경제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제휴 쿠폰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차량 유지비용 등을 생각하면 나눔카 비용이 그리 비싸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수원으로 출퇴근하는 함아무개(26)씨는 여친을 만나면서 차의 필요성이 생겼다고 한다. 주로 주말 데이트에 차를 이용하는데 “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내 차처럼 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프리랜서 작가인 권아무개(31)씨는 2014년부터 나눔카를 사용해오고 있다. “지방 출장을 가도 곳곳에 쏘카존이 있어서 어디서든 이용하기 편하다”고 한다. 권씨는 “나눔카와 같은 공유경제가 확대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는 김현규(36)씨는 공항에서 급히 외국 기자 2명을 픽업해야 하는 상황에서 앱을 통해 가까운 그린존에서 나눔카를 예약하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다. 김씨는 “할인쿠폰을 사용한 덕에 택시보다 비용이 싸게 먹히고 일정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확산하는 나눔카 문화

2018년 서울시가 나눔카 회원 97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32.8%가 나눔카를 이용한 뒤 보유 차량을 처분하거나 신규 구입을 포기 또는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운영 지점 확대 등 접근성 향상)될 경우 57.7%가 “보유 차량을 처분하거나 차량 구매를 포기 또는 연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처럼 나눔카에 대한 인식에 높아지면서, 모빌리티 산업 성장 및 승용차 이용 문화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나눔카 회원 수는 2016년 97만여 명에서 올해 9월 현재 317만여 명으로 3.3배가 증가했다. 일평균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4795명에서 7962명으로 약 1.7배가 늘었다.

나눔카 문화 이용 혜택

현재 우리나라 차량 등록 대수가 2천만 대가 넘고 차 한 대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지만, 평일에는 많은 차량이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이런 비효율성 해소를 위해 서울시는 차량을 매각하는 시민, 청년 창업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에 나눔카 이용요금 할인 혜택을 줄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주거지역(아파트 등)의 차량공유 문화 확산을 위해 ‘동네카’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동네카’란 나눔카에 자기 집 앞 주차면을 제공하는 사람과 해당 동네 주민들에게 나눔카 대여료를 할인해줘 동네 사람끼리 저렴한 가격에 상호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공공시설 주차장을 활용한 나눔카 공간

또 나눔카 이용의 편리성 확대를 위해 4대문 안 녹색교통지역을 중심으로 나눔카 노상 운영 지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도심 지역에서는 평균 500m마다 하나꼴로 나눔카 노상주차장이 있게 할 계획이다.

나눔카 사업체

서울시는 지난 7월 민간 카셰어링 업체 4곳과 3기 나눔카 활성화 사업 협약을 맺었다. 기존의 쏘카는 업계 최초로 누적계약 1천만 건을 돌파한 우리나라 카셰어링 업체의 대표주자이고, 롯데그룹에 편입된 그린카는 현재 전국적으로 3500여 곳에 7천여 대의 차량을 운영 중인 대형 업체로서 쏘카와 함께 6년째 나눔카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피플카는 2014년 대전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현재 전국적으로 중소 렌터카 업체와 제휴를 맺고 2천여 대의 공유차량을 이용자와 연결하고 있다. 딜카는 현대캐피탈이 설립한 카셰어링 업체로 차량을 이용자에게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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