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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1일, 서울 시내 7개 청소년 밀집 지역 가운데 하나인 은평구 갈현동 물빛공원에서 열린 ‘제16회 서울시 연합 아웃리치’에서 학생들이 길거리 상담에 응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괜찮아, 넌 할 수 있어. 잘될 거야.”
이진아(17·가명)양이 행운의 부적에 적어 넣은 격려 문구다. 지난 3월 이양은 날마다 반복되는 학교생활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찾아가는 거리상담소’에 발을 딛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묻는 이양에게 상담사는 자신에게 가장 해 주고 싶은 말을 적은 행운의 부적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김영호(17살·가명)군은 학교에서 흡연하다 걸려, 엄마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자책감으로 가출하기 전까지 전교 1등 모범생이었다. 신림역 주변을 헤매던 김군은 찾아가는 거리상담소에 가서 가출한 뒤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고 털어놨다. 상담사는 어머니와의 관계, 기대에 대한 부담감 등 김군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김군은 상담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17일 오후 4~10시까지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찾아가는 거리상담 연합 아웃리치’를 서울 시내 7개 지역에서 실시한다. ‘아웃리치’(Outreach)는 전문 상담사가 직접 거리로 나가 현장에서 청소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구호활동이다. 상담 지역은 중계 근린공원, 왕십리역 광장, 천호 로데오거리 입구, 대치 목련공원, 신림역 쇼핑몰 일대, 목동 청소년수련관 후문, 신촌 명물광장 등 7곳이다.
2012년에 시작해 17회째인 이번 거리상담에는 청소년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성문화센터,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 52개 청소년 시설과 250여명의 전문 상담사와 자원봉사자가 참여한다.
청소년이 상담을 하겠다고 제 발로 시설을 찾아오기란 쉽지 않다. 거리에 자리 잡은 ‘연합 아웃리치’는 상담 공간이 주는 무거움을 벗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역의 다양한 청소년 전문 기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상담 내용에 맞는 전문가를 연결해 짧은 시간에 많은 청소년과 대화할 수 있다. 열려 있는 공간 특성상 깊이 있는 상담은 어렵지만, 청소년들은 가까운 곳에 신뢰할 수 있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다.
또한 지역별로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홍보하고, 진지하고 교육적인 내용보다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용률을 높인다. 거리상담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관심을 보인다. 학부모들은 자녀와의 관계, 학업 문제 등으로 상담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 3월에 진행한 ‘16회 연합 아웃리치’에는 청소년과 시민 1만1200명이 참여했다.
연합 아웃리치 사업을 주관하는 서울시립용산청소년일시쉼터의 최서연 상담사는 “올해는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사이버 아웃리치’로 청소년과 소통을 늘리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익숙한 인터넷,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이버 상담과 아웃리치는 앞으로 더욱 성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아웃리치는 서울을 8개 권역으로 나누어 분기별로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시설 사정이 제각각인 탓에 진행이 어려운 곳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의 참여가 필요하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연합 아웃리치는 서울을 8개 권역으로 나누어 분기별로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시설 사정이 제각각인 탓에 진행이 어려운 곳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의 참여가 필요하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