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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브로슨컴퍼니 연습실에서 학생들이 발레를 배우고 있다. 선택학교 ‘날 따라 해 봐요 뮤지컬 교실’을 진행하는 황형순 대표는 대학에서 발레를 전공한 현직 뮤지컬 배우다.
“시선을 모아서 앙 아방(en avant) 자세로 턴!”
지난 11일 강동구 브로슨컴퍼니 연습실에서 여중생·여고생 6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발레 동작을 따라 하고 있었다. 처음 하는 동작이니 비틀거리기도 하고 어색한 몸짓에 웃다가도, 선생님의 코치가 시작되자 눈빛이 변한다. 이 학생들은 강동구 ‘선택학교’의 뮤지컬 교실에서 일주일에 한번, 무료로 뮤지컬을 배우고 있다.
올해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선정하는 혁신교육지구로 뽑힌 강동구는, 교육 사업의 하나로 ‘선택학교’를 개설했다. 선택‘학교’지만 교육보다 배움, 공부보다 놀이를 즐기는 시간이다.
“평일에도 아이들이 춤을 연습하고 노래할 수 있도록 연습실을 개방하고 있어요.” 선택학교 뮤지컬 선생님으로 나선 브로슨컴퍼니 황형순(34) 대표는 지금부터 연습한 뮤지컬 공연을 연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목표다. 뮤지컬에 필요한 노래, 춤, 연기 세 과목을 현직 배우가 각기 전공에 따라 가르치니 전문성은 배가된다.
강동구는 지난 4월 공모 사업으로 선택학교 교실에 함께할 선생님을 모집했다. 분야는 다양하다. 플로리스트, 도예, 골목창업, 축구교실 등 26개 교실을 방과 후 평일 4~5시, 토요일 오후에 열었다. 각 교실의 정원은 10명 이내라 일대일 밀착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터넷에서 선택학교를 알게 됐어요. 평소에 커피를 좋아하고, 또 배워두면 좋을 거 같아서 신청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스팀 우유로 라테아트를 하는 황현수(20)씨는 ‘탈학교 학생’이다. 선택학교는 청소년기본법에서 정한 ‘청소년’(9~24살)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황씨 역시 학생들과 함께 전문 바리스타에게 카페 운영법을 배운다. “아직은 모양을 예쁘게 만드는 게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황씨가 신중하게 커피 위로 거품을 얹었다.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김정옥(48)씨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 바리스타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한창 손님이 많을 황금 시간대에 수업을 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걸 돕고 싶었어요.” 김씨는 9월까지 진행하는 ‘나는야 카페 CEO’ 교실에서 카페 실무까지 가르칠 예정이다. “커피 만드는 게 끝나면, 강동구 내 카페 상권 분석, 카페 운영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 거예요. 제가 체득한 노하우도 공개할 예정이에요. 실제로 카페를 운영할 수 있도록 말예요.”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김정옥(48)씨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 바리스타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한창 손님이 많을 황금 시간대에 수업을 하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걸 돕고 싶었어요.” 김씨는 9월까지 진행하는 ‘나는야 카페 CEO’ 교실에서 카페 실무까지 가르칠 예정이다. “커피 만드는 게 끝나면, 강동구 내 카페 상권 분석, 카페 운영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 거예요. 제가 체득한 노하우도 공개할 예정이에요. 실제로 카페를 운영할 수 있도록 말예요.”
강동청소년누리터에서 ‘나는야 카페CEO’ 교실에 참여 중인 황형수씨는 평소 좋아하던 커피를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강동구청 교육지원과 조세현 주무관은 선택학교의 운영이 교육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마을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1차 목표였습니다. 마을 안에서, 마을 어른들에게 배우며 안전한 환경에서 전문성과 인성을 기르는 것이 그다음 목표입니다.” 스스로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와 출석률도 높다. “연말 공연에 부모님을 초대할 거예요. 지금은 제 꿈이 막연하다고 생각하시지만 무대를 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요.” 뮤지컬배우가 꿈인 중학교 3학년 정민이가 땀을 닦으며 웃었다.
강동구 선택학교 프로그램 문의와 신청은 강동구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누리집(slc.gangdong.go.kr)이나 교육지원과(3425-5218)로 하면 된다. 다음달 시작하는 프로그램도 있으며 이미 시작한 경우라도 정원이 차지 않았으면 신청할 수 있다.
글·사진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