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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설계공모전 수상한 6개팀 참가
구로·양천·성북구의 반지하 6곳을
소통방·공유주방·전시공간으로 바꿔
“반지하 시설 생활SOC로 꾸준히 전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반지하 다세대주택. 오랫동안 비어 있으면 곰팡이, 습기 등으로 인해 사람이 거주하기 부적합하고, 장기간 방치에 따른 치안 불안이 염려되는 공간이다. 이런 노후 반지하 주택을 리모델링해 주민 복지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마을재생과 주민자치에도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위)개봉동 318-5 개선 전 (아래)개봉동 318-5 개선 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사장 김세용)는 최근 공사 소유 반지하 공간 6곳을 주민 소통방, 건축학교, 공유주방 등 마을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로 조성하고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이런 방향의 ‘SH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 사업을 계속 전개하기로 하고 이번 시범사업을 벌였다. 6개 공간의 재활용 사업에 참여한 청년건축가 6개 팀 14명은 SH공사가 지난해 연 ‘제5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 수상자들이다.
이들 청년건축가 손에 의해 재탄생한 6개 공간은 주민소통방, 공유주방, 마을 예술 전시공간, 가드닝·건축 관련 교육과 취미 교류 공간, 마을디자인 프로젝트마을 및 아카이빙 활동 등의 프로그램이 열리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규모는 약 9평에서 25평이다. 소재지는 구로구 개봉동 318-5 구로구 오류동 156-43 양천구 목동 523-29 양천구 신월동 71-16 성북구 정릉동 646-2 성북구 종암동 45-136 등이다.
공간 운영 계획은 구로구 오류동의 경우 주민 모임 등을 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고, 주민 주도로 마을재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민건축학교’ 등이 운영된다. 개봉동은 지역 내 젊은 주부들을 위한 자기 계발 공간과 주민소통방으로, 성북구 종암동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으로 리모델링해 운영된다. 양천구 목동은 ‘가드닝’이 필요한 다양한 장비와 공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동취미 공간으로, 신월동은 청년작가 레지던시와 전시 공간을 만들어 주민 참여 예술 프로젝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성북구 정릉동은 주변 배밭골을 기반으로 한 아카이빙 활동과 주민 대상 이벤트 등을 열어 주민과 청년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SH청년건축가들은 지난해 교육·컨설팅 과정을 통해 지역 조사를 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상의하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기획했다”고 한다.
(위)오류동 156-43 개선 전 (아래)오류동 156-43 개선 후
SH공사는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공사 보유 반지하와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공간들을 지역에 필요한 공간복지시설(생활SOC 시설)로 계속 전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는 지상층으로 옮기고, 그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반지하 가구는 현재 전국에 36만 가구가 넘고, 전체의 62.8%인 22만8467가구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SH공사는 670여 개의 반지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H공사는 그동안 다가구 임대주택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노후화가 심하거나 일조, 환기, 습기 조절이 어려운 반지하 가구는 폐쇄하거나 수리한 뒤 재공급해왔다. 그러나 반지하 가구는 건물 노후화, 일조, 환기, 습기 등 열악한 환경적 특성상 지상층과 비교하면 누수, 곰팡이, 결로 등이 생기기 쉽다. 낡은 집 내장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과 습기, 곰팡이로 인해 거주민 건강에 문제가 되는 등 주택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노후 불량 매입임대주택은 기본적으로 철거, 신축을 통해 주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양질의 임대주택으로 재공급해오고 있다”며 “주거 활용에 문제가 되는 반지하 공간은 구청, 도시재생기업, 청년건축가 등과 연계해 주민 복리시설, 생활SOC 시설 등 지역을 위한 공간복지시설로 공급·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