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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 16팀
1년에 단 한 번, 3일 동안 작업실 공개
작가들의 사적이고 내밀한 공간에서 작품 뒤의 치열한 작업 모습 볼 기회 ‘나홀로 창작’ 작가에게도 소통의 의미
입주작가들의 야외 전시도 함께 진행
코로나 시대 ‘작품과 거리 좁히기’ 노력
1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들의 작업실 공개 행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16개 팀(19명)의 작업실을 일반에 개방하는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을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단 3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작가들의 사적이고 내밀한 공간에서 작품 뒤의 치열한 작업 모습 볼 기회 ‘나홀로 창작’ 작가에게도 소통의 의미
입주작가들의 야외 전시도 함께 진행
코로나 시대 ‘작품과 거리 좁히기’ 노력
1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들의 작업실 공개 행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16개 팀(19명)의 작업실을 일반에 개방하는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을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단 3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이 진행될 창고동 전경.
금천예술공장은 2009년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한 뒤 해마다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선정된 국내외 시각예술 작가들에게 24시간 사용 가능한 창작 공간을 제공해온 시각예술 분야 전문 레지던시다.
작업실 개방 행사인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는 일 년에 한 번, 일반 시민이 입주 작가의 창작활동을 간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총 16개 팀(19명)이 작업실을 개방한다. 작업실을 여는 작가들은 구체적으로 ‘ROTC’(권병준, 이민경, 최장원), 구수현, 듀킴, 송주원, ‘언메이크랩’(송수연, 최빛나), 이은영, 이은희, 임선이, 전보경, 전혜주, 정기훈, 정소영, 정재경, 조영주, 최윤석, 홍세진 작가 등이다.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문예지 주임은 “그동안 금천예술공장이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국내외 시각예술가에게 작업실을 제공한 결과, 금천예술공장에 한데 모이게 된 예술가들이 서로의 작품에 영감을 받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선보였다”며 “이 같은 금천예술공장 지원사업 중에 단연 ‘백미’는 바로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뭘까.
지난 23일 찾은 금천예술공장에서는 입주 작가들의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서울&>이 만나본 작가들은 ‘창조적인 작업이 이뤄지는 작업실은 작가 입장에서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공간’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래서 작업실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건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정기훈 작가는 “1년 동안의 제 삶의 흔적을 보여드려야 해서 낯설고 불편한 느낌도 있다”면서도 “한편으로 한 예술가가 살아가는 규칙과 흔적을 관람객이 직접 보시고, 자신의 삶과 비교해보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준비 중인 작품 ‘밤가습’(Humidity Painting)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물에 물감을 풀어 넣은 가습기를 활용해 수채화 방식으로 표현했다. 정 작가는 “색이 입혀진 수증기 등으로 시간을 표현했다. 다양한 색채로 기록되는 이 가변적 움직임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가들은 보통 작업실에서 ‘나홀로 창작’을 하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전보경 작가도 그렇다. 이 때문에 그에게 오픈 스튜디오는 ‘소통’의 의미로 다가온다. 전 작가는 “관객이 직접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함으로써 작가가 창작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피부로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작품을 일방적으로 관람하는 전시와 달리 관객들은 작가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보면서 생긴 궁금한 내용을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나홀로 작업실이 한시적으로 문화예술 향유의 공간으로 재탄생되는 셈이다.
정소영 작가도 비슷한 생각이다. 손님맞이 집 단장을 하듯 자신의 작업실을 치우고 작품 몇 점을 끄집어내어 매만지던 그는 “작업실을 공개하는 것은 내 집안 살림을 보여주는 것만큼 매우 내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얀색 바탕 벽으로 둘러싸인 완벽한 전시 공간에서 정갈하게 전시된 작품을 보며 느끼는 경험도 좋지만, 이번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처럼 작품 뒤 치열하게 작업하고 고민하는 작가를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정 작가의 당부다.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의 작업실은 31일까지 오후 1~6시 문을 연다. 각 스튜디오에서 작가의 창작 과정과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작가와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과 16개 스튜디오를 돌며 작가와 작업을 소개하는 도슨트 투어도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축소된 전시 관람 기회를 만회하고자 오픈 스튜디오 기간에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이 함께 열린다.
정소영 작가의 작업실 내부. 지난 23일 관객으로 참여한 기자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천예술공장의 개방형 건축물인 창고동과 야외 주차장에서 다른 방식의 ‘거리 두기’를 시도한 대안 전시로 진행한다.
그동안 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들이 ‘그러면 우리가 밖으로 나가서 전시하겠다’는 적극적인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 결과 매해 오픈 스튜디오의 기획전시장으로 활용됐던 3층 PS333전시실이 폐쇄됐지만, 마당(주차장) 공간을 활용한 독특한 전시가 이뤄지게 됐다.
이번 기획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을 기획한 송희정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동안 관객은 전시 관람 기회를 다수 포기해야만 했다. 이렇듯 ‘작품과 멀어진 거리’를 좁히기 위해 ‘색다른 거리 두기’ 시도를 한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16개 팀의 작품들은 서로 중첩되지 않고 거리를 둔 채로도 하나의 작품으로 야외에서 관객과 만나게 됐다.
기획 전시 ‘16개의 기둥-지붕 없는 갤러리 PS333’, 금천예술공장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금천예술공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예약을 받는다. 예약과 입장 인원 현황을 확인한 뒤 현장 접수도 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국내 대표 시각예술분야 레지던시 금천예술공장의 입주 작가 작업실을 볼 수 있는 1년에 단 한 번인 기회”라며 “입주 작가의 배려 속에 예술가의 공간을 개방하는 만큼 평소 금천예술공장과 시각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이 방문하셔서 특별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금천예술공장 ‘11기 입주 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 전시에 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공식 누리집(www.sfac.or.kr)과 금천예술공장 페이스북(www.facebook.com/seoulartspace.geumcheon), 금천예술공장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art.space.geumche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천예술공장의 PS333 전시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