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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북바이북. 저마다의 추천사가 담긴 책꼬리와 커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한창훈 작가가 말했다. 한데 바다가 너무 멀다면? 가까운 데 있는 ‘책의 바다’로 가기를 권한다. 서울 곳곳에 생긴 특색 있는 동네책방들은 인생의 허기를 채우기 좋은 곳이다. 책을 통해 생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생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 책을 품은 책방은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공간이다. ‘북바이북’(마포구 월드컵북로44길, 02-308-0831)은 그곳을 찾는 이들을 다양하게 세상과 연결시켜 주며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북바이북은 2013년 9월 ‘실천하는 책 읽기’를 모토로 태어났다. 자매인 김진아, 김진양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둔 자매는 책으로 연결된 커뮤니티를 꿈꿨다. 대규모 오피스타운이 형성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자리 잡은 이유다. 언니 진아 씨는 “여러 요인 때문에 직장인들의 불안감이 커지는데, 그런 직장인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새로운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는 영감, 소스, 창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인근의 단독주택을 개조해 책방을 넓혀 옮겼다. 전면의 통유리를 통해 들여다본 북바이북은 한 권의 책과 같으며, 낮에는 햇살이 책을 품고 밤에는 빛이 책을 감싼다.
북바이북은 동네의 새로운 연결 공간이기도 하다. 누구나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방법으로 맥주를 책의 파트너(책맥)로 삼고 있다. 책을 좋아하고 책으로 연결된 사람들의 아지트인 셈이다. 커피와 맥주는 거들 뿐, 책과 책방이 있기에 가능한 덤이다. 작가들도 이 작은 책방을 좋아한다. 대형서점보다 독자와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작가와 독자의 오롯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책방과 독자가 만난다. 작가와 독자가 만난다. 독자와 독자가 만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콘텐츠가 생성된다. 말하자면 북바이북은 책으로 연결하는 세계의 출입문이다. 문을 열면 연결된 세계를 실감할 수 있다.
‘책꼬리’는 북바이북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주인장보다 북바이북을 찾는 독자가 추천하는 책 위주로 서가를 채운다. 추천사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자신의 생을 담은 책을 타인에게 추천하는 책꼬리를 단 덕분이다. 책 읽기가 즐거워진다. 대형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동네책방만의 매력, 북바이북만의 마성이다. 진아 씨는 “모르는 책이 있는 낯선 공간이 아닌 만만한 공간을 지향했다”며 “책을 읽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제공하는 서포트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이준수 이피쿱 대표노동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