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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행복발전센터, 신중년들 모아
10차례 비대면 강의 등 통해 성과 내
영등포구에서 쌓은 연륜과 경험 담아
영상자서전, 포토스토리북도 만들어
조용휘씨와 성우경씨가 17일 영등포구 대림1동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 자신들이 만든 자서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혼자서 몇 번이고 자서전을 내려다 못했는데, 이렇게 좋은 계기를 만들어줘 너무 고마웠죠.”(조용휘씨)
“내 인생을 돌아볼 소중한 기회를 줘 무척 감사해요.”(성우경씨)
영등포구는 지난해 12월 신중년 세대가 만든 자서전 <시간의 흔적을 만나다>를 발간했다. 이 자서전은 ‘영등포구에 스며드는 시니어의 향기’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17일 영등포구 대림1동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 만난 조용휘(71)씨와 성우경(55)씨는 자서전을 만들 기회를 준 구청과 시니어 행복발전센터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영등포구는 구 내 노인복지센터 중 하나인 시니어행복발전센터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구민들의 지나온 삶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영등포구에 스며드는 시니어의 향기’ 사업을 펼쳤다. ‘영등포구에 스며드는 시니어의 향기’는 영등포에 사는 40대 후반부터 70대 사이의 ‘신중년 세대’가 모여 자서전과 영상자서전, 포토스토리북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11명이 함께 만든 공동 자서전과 2명의 영상자서전, 27명의 포토스토리북을 출간했다. 이 자서전 제작에는 수십 년간 영등포구에서 우정을 쌓아온 친구, 시니어 세대의 연륜과 경험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려는 구민, 시니어행복발전센터 내 ‘글쓰기 반’ 수강생 등 다양한 구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유희경 영등포어르신복지센터 팀장은 “장기화한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니어 세대를 위해 그들이 지나온 삶을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힘들게 만든 자서전에는 시니어 세대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유년기부터 청년기·장년기를 거치며 겪어온 삶의 조각들을 되짚어보고 정리해 자서전에 담았다. 전문 작가가 지난해 9월24일부터 11월12일까지 온라인으로 자서전 쓰는 법에 대한 교육을 총 10회 진행했다. 처음에는 40여 명이 시작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고 11명만이 자서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자서전 제작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자서전 만들기 강의는 영상으로 이뤄졌고, 매시간 말미에 과제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과제인 자서전 초안은 전문강사의 지도와 첨삭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완성된 자서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주 같은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겼다. “나이 들면서 살아온 생애를 성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도 일깨우고 싶었죠. 아이들이 내 자서전을 보고, 아버지 삶을 본받을 것은 본받고, 서로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조용휘씨는 2013년 자서전 쓰기를 시작했다가 3개월 만에 그만뒀다. 2019년에도 자서전 쓰기를 계획했다가 준비가 안 돼 포기했다. 조씨는 “정말 자서전을 쓰고 싶었지만 몇 번 포기하다보니 못내 아쉬움이 컸다”며 “지난해 마침 기회가 닿아 다시 도전하게 돼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은 서로의 특별했던 순간과 추억을 나누며,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됐다. 조씨는 혼자 자서전을 쓰는 것보다 공동으로 자서전을 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지금껏 너무 바쁘게 살아오느라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나에게 미친 영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죠.” 시니어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강사 활동을 하는 성우경씨는 “글쓰기가 처음이라 힘든 것도 있었지만, 뭐부터 써야 할지 몰라 더 힘들었다”며 “지면이 한정적이라 내 얘기를 충분히 쓸 수 없어 아쉬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자서전 제작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게 특별했다고 했다. 조씨는 “코로나19로 대부분 모임이나 활동이 중단된 상태인데도 온라인 강의를 통해 자서전을 낼 수 있어 굉장히 뜻깊었다”고 했다. 성씨는 “필요할 때 소통하기가 좀 어려웠다”며 “메일을 주고받지만 실시간 대화가 안 돼 답답했다”고 했다. 성씨는 다른 참가자 한 명과 함께 영상자서전도 제작했다. ‘영등포와 함께하는 나의 삶, 우리의 이야기’를 주제로 7분 분량의 영상 자서전 <영등포에서 숨은 행복 찾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15년 이상 영등포구에서 살며 지역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또한 참가자 27명은 개인별 활동 사진과 이야기를 한 권의 앨범에 담은 포토스토리북을 만들었다. 유희경 영등포어르신복지센터 팀장은 “기간이 짧아 어르신들이 힘들어했지만, 책이 나오니 무척 뿌듯해하시더라”며 “시니어 세대의 경험과 지혜가 다른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서전 발간을 올해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영등포구는 구 내 노인복지센터 중 하나인 시니어행복발전센터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구민들의 지나온 삶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영등포구에 스며드는 시니어의 향기’ 사업을 펼쳤다. ‘영등포구에 스며드는 시니어의 향기’는 영등포에 사는 40대 후반부터 70대 사이의 ‘신중년 세대’가 모여 자서전과 영상자서전, 포토스토리북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11명이 함께 만든 공동 자서전과 2명의 영상자서전, 27명의 포토스토리북을 출간했다. 이 자서전 제작에는 수십 년간 영등포구에서 우정을 쌓아온 친구, 시니어 세대의 연륜과 경험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려는 구민, 시니어행복발전센터 내 ‘글쓰기 반’ 수강생 등 다양한 구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유희경 영등포어르신복지센터 팀장은 “장기화한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니어 세대를 위해 그들이 지나온 삶을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힘들게 만든 자서전에는 시니어 세대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유년기부터 청년기·장년기를 거치며 겪어온 삶의 조각들을 되짚어보고 정리해 자서전에 담았다. 전문 작가가 지난해 9월24일부터 11월12일까지 온라인으로 자서전 쓰는 법에 대한 교육을 총 10회 진행했다. 처음에는 40여 명이 시작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고 11명만이 자서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자서전 제작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자서전 만들기 강의는 영상으로 이뤄졌고, 매시간 말미에 과제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과제인 자서전 초안은 전문강사의 지도와 첨삭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완성된 자서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주 같은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겼다. “나이 들면서 살아온 생애를 성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도 일깨우고 싶었죠. 아이들이 내 자서전을 보고, 아버지 삶을 본받을 것은 본받고, 서로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조용휘씨는 2013년 자서전 쓰기를 시작했다가 3개월 만에 그만뒀다. 2019년에도 자서전 쓰기를 계획했다가 준비가 안 돼 포기했다. 조씨는 “정말 자서전을 쓰고 싶었지만 몇 번 포기하다보니 못내 아쉬움이 컸다”며 “지난해 마침 기회가 닿아 다시 도전하게 돼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은 서로의 특별했던 순간과 추억을 나누며,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소통과 공감의 장이 됐다. 조씨는 혼자 자서전을 쓰는 것보다 공동으로 자서전을 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지금껏 너무 바쁘게 살아오느라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나에게 미친 영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죠.” 시니어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강사 활동을 하는 성우경씨는 “글쓰기가 처음이라 힘든 것도 있었지만, 뭐부터 써야 할지 몰라 더 힘들었다”며 “지면이 한정적이라 내 얘기를 충분히 쓸 수 없어 아쉬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자서전 제작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게 특별했다고 했다. 조씨는 “코로나19로 대부분 모임이나 활동이 중단된 상태인데도 온라인 강의를 통해 자서전을 낼 수 있어 굉장히 뜻깊었다”고 했다. 성씨는 “필요할 때 소통하기가 좀 어려웠다”며 “메일을 주고받지만 실시간 대화가 안 돼 답답했다”고 했다. 성씨는 다른 참가자 한 명과 함께 영상자서전도 제작했다. ‘영등포와 함께하는 나의 삶, 우리의 이야기’를 주제로 7분 분량의 영상 자서전 <영등포에서 숨은 행복 찾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15년 이상 영등포구에서 살며 지역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재능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또한 참가자 27명은 개인별 활동 사진과 이야기를 한 권의 앨범에 담은 포토스토리북을 만들었다. 유희경 영등포어르신복지센터 팀장은 “기간이 짧아 어르신들이 힘들어했지만, 책이 나오니 무척 뿌듯해하시더라”며 “시니어 세대의 경험과 지혜가 다른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서전 발간을 올해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