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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마르쉐 장터. 소식을 듣고 나온 시민들이 농산품을 고르고 있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던 지난 10일 일요일, 아침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마르쉐@혜화’에 참여하려고 모인 사람들이다. 마르쉐@(marcheat.net)은 ‘~에서 열리는 장터’란 뜻이다. 혜화동뿐만 아니라 명동, 양재, 어린이대공원 등 서울 곳곳에서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열리는, 올해로 5년이 된 도시 장터다.
마르쉐앳은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형 농부시장을 표방한다. 무엇보다도 관계를 중요시한다. 남양주에서 정성스레 키운 농작물을 가지고온 ‘준혁이네 농장’의 이장욱(45) 농부는 “나를 믿고 찾아 주는 소비자들이 있어 즐겁다. 요리사들이 원하는 맛을 함께 찾아간다”며 마르쉐앳만의 장점을 얘기한다.
가격 흥정이 아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요리하는 법, 재배하는 법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장터에서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그룹(facebook.com/groups/marche.korea)을 통해 생산 과정을 공유한다. 마르쉐앳을 기획한 이보은(47) 씨는 “친구가 생산한 농산물을 내가 소비한다는 ‘우산우소’(友産友消)에 마르쉐앳의 본질이 담겨 있다”고 한다.
농부 외에 요리사, 수공예가 등 장터의 판매자들은 1월과 8월에 회의를 열어 전체의 방향을 정한다. 장터를 열 때마다 판매자들과 대화하며 계절에 맞춰 개성 있고 안심할 수 있는 물품을 준비한다. 여기저기서 산 음식들을 그릇에 담아 먹는 즐거움도 있다. 이날은 요리사들이 만든 ‘햇밀’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보리햇살농장, 상남치즈 등 각 팀에서 잼, 페스토(바질을 빻아 올리브유, 치즈, 잣과 함께 갈아 만든 이탈리아 소스), 치즈 등을 2000원에 두 가지, 한 숟가락씩 맛볼 수 있게 했다.
다만 비닐 봉지나 일회용품이 없기에 식기를 준비해 와야 한다. 미처 못 가져온 이들을 위해선 그릇과 젓가락을 보증금을 받고 빌려 준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동현(25) 씨는 “찌는 듯한 더위로 힘든 상황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장터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고 했다. 접시에 가득 음식을 담아 들고 땡볕을 피해 마르쉐앳에서 마련한 작은 공연을 본다. 어쿠스틱 여성 듀오 ‘투스토리’의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일요일의 여유로운 외식을 즐긴다. 마르쉐앳은 물건만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다. 문화와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마르쉐앳을 자주 이용하는 김은아(34) 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계속 재배 과정을 지켜봐 왔기에 믿고 살 수 있으며, 도시농부로서 정보도 얻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다만 비닐 봉지나 일회용품이 없기에 식기를 준비해 와야 한다. 미처 못 가져온 이들을 위해선 그릇과 젓가락을 보증금을 받고 빌려 준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김동현(25) 씨는 “찌는 듯한 더위로 힘든 상황이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 장터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고 했다. 접시에 가득 음식을 담아 들고 땡볕을 피해 마르쉐앳에서 마련한 작은 공연을 본다. 어쿠스틱 여성 듀오 ‘투스토리’의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일요일의 여유로운 외식을 즐긴다. 마르쉐앳은 물건만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다. 문화와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마르쉐앳을 자주 이용하는 김은아(34) 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계속 재배 과정을 지켜봐 왔기에 믿고 살 수 있으며, 도시농부로서 정보도 얻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