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흙·씨앗·나무가 있는 이웃들 얘기 공간

관악구 낙성대동 강감찬도시농업센터

등록 : 2021-07-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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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온실 유리벽마다 비친 햇살이 영롱하다. 입구로 가는 길, 돌 틈 사이 싱그러운 얼굴을 내민 푸른 잎과 자그마한 나무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눈앞에 펼쳐진 식물들이 반기는 듯하다. 따사로운 어느 날 찾은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온실을 건물 안에 옮겨 온 듯 신비로운 모습이다.

전문 농업교육부터 문화체험까지 서울 남부권역을 대표하는 도시농업 복합시설 강감찬도시농업센터를 소개한다. 지난 5월문을 연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관악구 낙성대동 253-8번지 일대에 연면적 905m², 지상 2층 규모의 이중 입면 온실 복합형 건축물로 조성됐다. 주민들이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이웃과 함께 농업을 주제로 소통하며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공동체의 장이다.

센터는 전시온실, 씨앗도서관, 북카페, 체험실, 교육실 등 다양한 도시농업 분야를 두루 체험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다양한 도시농업 기술을 소개하는 오차드팜(과수작물), 베리팜(딸기류), 키친팜(엽채류) 등으로 조성된 전시온실을 만난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장애텃밭’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텃밭 활동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이곳 체험을 통해 ‘처음 흙을 만져본다’는 한 주민의 감동적인 소감도 전해 들었다.

씨앗도서관에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이 1492년 펴낸 농서 <금양잡록>을 바탕으로 식량, 원예, 약용작물 등 약 280종의 씨앗이 전시돼 있다. 은되콩, 왁대콩, 개골팥 등 낯설지만 재밌는 이름의 씨앗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앞으로는 전시한 종자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수확한 뒤 반납받는 종자 대출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다.

농업 관련 서적이 비치된 북카페와 수직정원은 대표적인 힐링공간이다. 북카페에서는 휴식하고 이웃과 정보를 나눈다. 다양한 식물들로 꾸며진 수직정원은 초록을 배경으로 사진이 예쁘게 나와 인증샷을 찍고가는 필수 코스다.

수직정원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서울형 도시텃밭과 관악구 도시농업을 엿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이 나온다. 특별전시관에서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손잡고 10월까지 씨앗 단면을 고화질로 확대한 종자 사진전을 연다.


교육실과 체험실에서는 도시농업과 관련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잇따라 열린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를 구경하고 도시농업에 대한 소개를 듣는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에서는 수확과 기부 체험도 가능하다. 수제 술 만들기, 작물을 활용한 요리 만들기, 관악구 도시양봉장에서 직접 채밀한 꿀로 천연화장품 만들기 등 관심을 끄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흙과 식물을 쉽게 접하기 힘든 아이들을 위한 가족 프로그램은 단연 인기 만점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씨앗엽서 만들기, 페트병 화분 만들기, 장난스럽게 흙장난 등은 인기가 많아 예약이 힘들 정도다. 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적용으로 잠시 멈춰지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항상 열려 있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흙냄새를 모르는 아이들과 흙냄새가 그리운 어르신, 도시 속에서 농부를 꿈꾸는 사람이 모두 함께 공감하며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를 회복해가는 것이 관악구 도시농업의 궁극적 목표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가 이웃과 농업으로 교감하는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찾아주길 기대한다.

박선희 관악구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관악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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