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울시, ‘1900년 7월4일 완공 서울 한강철도교’ 7월의 문화재 지정

‘조계사 석가불도’와 ‘순명비 유강원 석물’도 함께 선정…‘이달의 서울 문화재 카드 늬우스’도 제작·배포

등록 : 2021-07-22 15:25 수정 : 2021-07-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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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철도교

6·25 때 파괴 뒤 복구…역사 아픔 함께


조계사 석가불도

1938년 모든 종단이 뜻 합쳐 만든 불화


순명비 유강원 석물

1904년, 순종 황후 민씨 능과 함께 조성


서울시가 ‘7월의 문화재’를 공개했다. 이번 7월과 관련된 역사를 가진 ‘이달의 문화재’로 △서울 한강철도교 △조계사 석가불도 △순명비 유강원 석물이 선정됐다.

한강철도교

‘서울 한강철도교’(국가등록문화재 제250호)는 한강 최초의 다리다. 1897년 착공해 1900년 7월4일 준공됐다. 용산구 이촌동과 동작구 노량진동을 연결하는 철도교로, 우리나라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고 할 만큼 이야기가 많다. 현재 4개 선으로 이루어진 한강철도교 중 3개 선이 등록문화재이다.

1900년 건립된 제1철도교는 우리나라 최초 철로인 경인철도 건설 때 건립됐다. 경인선은 1897년 인천 우각현에서 공사를 시작해 1899년 제물포~노량진, 1900년 노량진~서울 구간을 잇고 완공됐다. 당시 노량진과 서울 사이를 잇는 다리가 제1철도교였다. 제2철도교는 1911년 착공해 1912년 준공했고, 제3철도교는 1930년대 착공에 들어갔지만 자재 부족 등 때문에 1944년 완공했다.

옛 서울 한강철도 교 모습.

제1철도교 교량 건설 당시 정부와 건설 계약을 맺은 사람은 미국인 제임스 모스다. 1897년3월29일 기공식을 마치고 공사를 시작했으나 이후 인력난과재정난, 여기에 더해 일본의 압력을 느낀 그는 철도 부지의 토목 공사가 끝날 무렵 부설권을 일본에 넘겼다. 경인선과 한강철도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서울에서 인천까지 육로로 12시간, 배편으로 8시간이 걸렸다. 완공 뒤에는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됐다. 철교 위치는 당시 나루터였던 곳인데, 일본인에 대한 반감으로 나룻배를 계속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세 교량이 모두 폭파된 것은 한국전쟁 때다. 1950년 6월28일 6·25 전쟁이 터지고 서울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북한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이승만 정부에서 다리를 모두 폭파했다. 이후 전쟁 중 반복된 폭격으로 모두 파괴된 것을 가복구로 임시 사용하다가 휴전 뒤인 1957년에 제3철도교를, 1969년에 제1·2철도교를 복구해 오늘날 모습에 이르렀다.

2015년 12월엔 철교 남단 부근에서 불발탄이 발견돼 새벽에 해체작업에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제1철도교(폭 5.6m, 길이 1113.6m), 제2철도교(폭 5.6m, 길이 1110.07m), 제3철도교(폭 10m, 길이 1113m)까지 서울 한강철도교 3개는 일제강점기에 일제 식민 지배에 이용된 현장이자 6·25 전란과 산업·경제 발전, 교통 혁신의 상징으로서 문화재적 가치를 갖는다.

조계사 석가불도

‘조계사 석가불도’(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제125호)는 조계사 대웅전 불상 뒤에 있는 탱화다.

1938년 근대 불교미술작가 금용 김일섭(1900~1975)선생이 앞에 모신 불상(석가불)을 보고 그린 그림이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 가운데에 큼직한 석가불을 두고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좌우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범천과 제석천, 아난존자와 가섭존자를 비롯한 10대 제자들을 배치했다.

그림의 내용은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제자들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다. 구도가 뛰어나고 인물 형태가 개성 있게 표현됐다. 수채화에 가까운 부드러운 필치로 채색했는데 독특하고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그 때문에 김일섭 선생이 남긴 작품 가운데 20세기 초를 대표한다고 할 만큼 걸작으로 꼽힌다. 또한 당시의 최고 승려들이 주축이 되어 봉안했기 때문에 조계사 위상에 걸맞은 제작 배경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일제 치하에서 모든 종단이 뜻을 합쳐 불사를 일으켜 만든 불화라는 점에서 큰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순명비 유강원 석물

‘순명지 유강원 석물’(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34호)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황후 순명효황후 민씨의 능이었던 옛 유강원 터에 남아 있는 왕릉 석조각들이다.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다.

순명효황후는 민태호의 딸로 세자빈에 책봉됐으나 순종이 임금이 되기 전 1904년 사망해 유강원에 묘소를 마련했다가 순종이 세상을 떠난 1926년 지금의 유릉(경기도 남양주시)에 옮겨가 함께 모셔졌다. 순명효황후의 능을 마련했던 유강원 터에는 능 주위에 세웠던 20여 기의 석조물이 아직 남아 있다. 석등을 비롯해 문인석·무인석과 호랑이, 말, 양 등 동물을 조각한 것으로 뛰어난 조각 솜씨뿐만 아니라 조선 말 왕실의 석조각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이달의 서울 문화재 카드늬우스’를 제작해 서울의 문화재와 역사적인 사건들을 온라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재를 방문하기 어려운 시민들이 온라인으로나마 서울의 역사와 문화재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달 15일, 해당 월과 관련된 이야기를 간직한 ‘이달의 서울문화재’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카드뉴스로도 알기 쉽게 제작해 제공한다.

지난 2월 ‘이달의 문화재’로 ‘구러시아공사관, 양화나루와 잠두봉 유적, 승동교회’를 소개한 데 이어 3월의 문화재 ‘탑골공원 팔각정, 서울 대한의원, 효창공원’, 4월의 문화재 ‘남산골한옥마을, 선잠단지, 만해 한용운 심우장’, 5월의 문화재 ‘연등회(무형문화재), 종묘, 선릉과 정릉’, 6월의 문화재 ‘경교장, 봉황각, 태릉과 강릉’ 등 해당 월과 관련 있는 문화재들을 소개해왔다.

‘이달의 서울문화재 카드늬우스’는 서울시누리집(news.seoul.go.kr/culture)과 서울시문화본부 인스타그램(@seoulcity_culture), 페이스북(culture.seoul.go.kr)에서 만나볼 수 있다.

순명비 유강원 석물.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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