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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는 매주 1회 4시간 동안 주택가에 간이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자원관리 도우미를 배치해 주민의 분리배출을 돕고 무단투기를 감시한다. 은평구 제공
지자체장 감량 정책 릴레이 챌린지
올바른 분리배출 지원이 가장 많아
자원관리사 배치하고, 거점 조성도
커피박·낙엽은 농가 퇴비, 폐비닐은
가로수 보호판으로 재활용하기도
‘쓰레기 없는 가게’ 찾아 지도 만들어
제로웨이스트 숍, 리필 스테이션 등
128곳 소개, 온·오프라인용 내놓아 권역별로 제작한 뒤 지자체에 배포 실천다짐, 친환경가게 방문 후기 행사도 우수사례 전파, 시민·지자체 활동 지원 “내년엔 대안, 법·제도 개선 등 제안도”
128곳 소개, 온·오프라인용 내놓아 권역별로 제작한 뒤 지자체에 배포 실천다짐, 친환경가게 방문 후기 행사도 우수사례 전파, 시민·지자체 활동 지원 “내년엔 대안, 법·제도 개선 등 제안도”
성동구의 정원오 구청장이 금호 2·3가동 푸르미정거장에서 자원관리사와 함께 분리배출를 안내하고 있다. 성동구 제공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잘못된 분리배출 하지 않고 올바른 분리배출 하겠습니다”(송지느님)
“남들이 ‘귀찮게 왜 그렇게 살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열심히 실천하겠습니다.”(강은지님)
‘쓰확행’(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행동)의 실천다짐 쓰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쓰확행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기초지방자치단체 64곳과 손잡고 지난 5월부터 펼쳐온 쓰레기 감량 캠페인이다. 수도권 지자체장들의 감량 정책 알리기 릴레이 챌린지, 쓰레기가 없는 가게 지도 만들기, 시민들의 실천다짐 쓰기 이벤트 등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 폐기물량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물량은 2019년에 견줘 종이는 25%, 플라스틱은 1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수도권 지자체는 생활 폐기물 반입 총량제에 따라 매립지로 보내는 물량을 2018년보다 15%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감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반입 기간 제한과 범칙금이 부과된다. 수도권 지자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금천구 가산동 지식산업센터에 설치된 커피박 수거함 모습. 모인 커피박은 농가 퇴비로 재활용된다. 금천구 제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지자체와 주민의 쓰레기 줄이기 노력을 독려하기 위해 캠페인을 마련했다. 공사는 특별법에 따라 2000년 만들어져 수도권 쓰레기 처리를 담당해왔다. ‘폐기물을 받아 처리하면 끝나는 정도’로는 안 되는 변화에 직면해, 재사용과 재활용 등 자원순환기관으로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2026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감량 노력이 필요하다”며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이 지자체 감량 정책 등을 알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시는 지난 9월부터 버려지는 아이스팩에서 원액을 추출해 재포장, 재사용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10월 말로 마무리될 지자체 릴레이 챌린지엔 약 40곳이 참여했다. 가장 많이 소개된 감량 정책은 올바른 분리배출 지원이다. 수거보상제를 곁들이는 지자체도 있다. 대상은 종이팩, 투명 페트병, 아이스팩, 폐건전지 등 다양하다.
공사의 김상훈 대외홍보처장은 “우수사례를 알리고, 주민 대상으로 홍보 영상을 만들어 나누며, (아이스팩 등) 재사용 매뉴얼을 제작해 선순환 체계가 갖춰지도록 도우려 한다”며 “지자체가 쓰레기 감량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려고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우수사례는 자원관리사 등 분리배출을 돕고 올바른 방식을 알리는 인력을 둔 지자체들의 정책이다. 은평구는 일주일에 한 번 4시간 동안 주택가 곳곳에 간이 분리수거함을 설치한다. 현장에는 자원관리 도우미가 배치돼 주민의 분리배출을 돕고 무단투기를 감시한다. 중구의 자원순환 리더 ‘마을클린코디’는 주민들에게 올바른 분리배출을 알리는 일을 한다. 동작·성동구 등은 거점을 조성해 재활용 정거장을 운영하고 자원관리사도 둔다.
경기 김포시는 폐비닐을 가로수 보호판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김포시 제공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지자체도 있다. 강북구는 구청 청사에 일회용컵 회수함과 다회용컵 반납함을 운영한다. 마포구는 전통시장에서 다회용기,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주민들에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제공한다.
재활용과 재사용에 노력을 기울이는 지자체도 있다. 커피박(커피 찌꺼기, 서울 금천구), 낙엽(경기 부천시)을 재활용해 농가 퇴비로 보내고, 폐비닐(경기 김포시)을 재활용해 가로수 보호판으로 쓴다. 인천 연수구 등은 커피박을 수거해 지역자활센터에서 연필, 벽돌 등으로 재활용한다. 아이스팩 재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남양주시는 세척해 재사용하는 단계를 거쳐 9월부터 원액을 뽑아 재포장·재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꿔가고 있다. 시장이 직접 쓰레기혁신단장을 맡아 주 1회 국장단과 회의해, 아이스팩 수거와 활용을 점검한다.
종량제봉투 속 쓰레기 관리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동작구는 공공기관부터 시작한 종량제봉투 실명제를 민간으로 확대해나간다. 실명제는 종량제봉투에 부서(기관)명을 적은 스티커를 붙여 쓰레기 배출방식, 재활용품·음식물쓰레기 혼입 여부 등을 파악해 관리하는 제도다. 공공기관은 의무화하고, 편의점, 주유소 등 민간업체는 자율 시범운영을 한다. 경기 수원시는 자원회수시설로 들어오는 종량제봉투 속 쓰레기를 표본 검사해 재활용 폐기물을 섞어 배출한 동은 반입정지 처분을 내린다.
쓰확행 캠페인에선 연말까지 쓰레기를 덜 만들 수 있게 수도권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없는) 가게를 찾아 ‘수도권 쓰레기 없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장재 없는 제품이나 용기에 덜어 살 수 있는 제품을 파는 가게 128곳이 대상이다. 지도는 온·오프라인용 두 형태로 제작된다. 온라인용은 네이버 지도 오픈 에이피아이(API)로, 오프라인용은 일러스트 지도로 인쇄용 파일로 만들어진다. 권역별로도 만들어 지자체 누리집에서 주민들이 지역의 쓰레기 없는 가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은평구 쓰레기 없지도. 쓰확행 캠페인 누리집
쓰레기 없지도 제작과 홍보엔 환경스타트업 ‘노프’(NOFF)와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코리아’가 함께하고 있다. 노프는 지도를 기획해 만들었고, 바자는 디자인 카드 뉴스로 권역별 가게 소개를 인스타그램에 10차례 올리고 있다. 일러스트 지도 배포 뒤엔 방문인증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
릴레이 챌린지는 지자체에 이어 알맹상점 등 수도권 쓰레기 없는 가게들과 아모레퍼시픽, 에스케이(SK)에코플랜트 등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한 기업 등의 참여로 이어지는 등 반향도 불러일으켰다. 공사는 내년에 쓰확행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 시즌2에선 생활용품 가운데 쓰레기를 많이 발생시키는 물품 소비의 대안을 마련하고, 법 개정 등으로 이어지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신창현 사장은 “자원순환 전문기관으로서 폐기물 처리는 물론 자원화에 힘 쏟으며 자원순환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