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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인씨와 김영익씨가 11일 영등포구 당산1동 영원마켓에서 무료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기 위해 포장을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코로나19로 힘든 주민 위해 만든 곳
1년 2회 3만원어치 가져갈 수 있어
‘생계 위협 사각지대 주민’ 발굴도 성과
주민·이용자 호응 좋아…90% 만족
“빵도 주지, 쌀도 주지, 아주 생활에 유용하죠.”(나병인)
“사람이 어려울 때는 단돈 1원이 아쉽잖아요. 고령자나 사회적 약자를 많이 배려해주는 게 너무 고맙죠.”(김영익)
친구 사이인 나병인(66)씨와 김영익(65)씨는 11일 오후 당산1동 영원마켓을 찾았다. 나씨는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 김씨는 첫 번째 방문이다. 나씨는 이날 고추장, 된장 등 양념을 가져갔고, 김씨는 쌀, 만두 등 먹거리를 비롯해 기초생활필수품을 가져갔다.
영원마켓에서 만난 나씨는 이날 “쌀이나 된장, 고추장 등을 사려면 10만원은 족히 줘야 하는데 여기서는 무료”라며 ”1년에 두 번밖에 이용할 수 없지만, 이곳이 있어 살맛난다”고 했다. 김씨도 “사람이 더불어 사는 것이라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게 갈등도 줄이고 함께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복지가 잘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어 매우 답답했는데, 이날 영원마켓에 오느라 함께 외출해 몹시기분이 좋다고 했다. 영등포구가 2021년 1월 문을 연 영원마켓이 개점 1년을 맞았다. 영원마켓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민을 위해 영등포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만든 무료 생필품 가게다. 영원마켓의 ‘영원’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원하는 물품을 가져갈 수 있다는 ‘0원’을 뜻한다. 영원마켓은 모두 3곳으로 1호점(당산1동), 2호점(신길1동), 3호점(신길6동)이 동시에 개점해 갑자기 생계가 어려워진 구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영원마켓에서 만난 나씨는 이날 “쌀이나 된장, 고추장 등을 사려면 10만원은 족히 줘야 하는데 여기서는 무료”라며 ”1년에 두 번밖에 이용할 수 없지만, 이곳이 있어 살맛난다”고 했다. 김씨도 “사람이 더불어 사는 것이라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게 갈등도 줄이고 함께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복지가 잘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어 매우 답답했는데, 이날 영원마켓에 오느라 함께 외출해 몹시기분이 좋다고 했다. 영등포구가 2021년 1월 문을 연 영원마켓이 개점 1년을 맞았다. 영원마켓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민을 위해 영등포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만든 무료 생필품 가게다. 영원마켓의 ‘영원’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원하는 물품을 가져갈 수 있다는 ‘0원’을 뜻한다. 영원마켓은 모두 3곳으로 1호점(당산1동), 2호점(신길1동), 3호점(신길6동)이 동시에 개점해 갑자기 생계가 어려워진 구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영원마켓 입구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영원마켓은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가 영등포구 위탁으로 운영하는데, 기존 운영하는 푸드뱅크마켓과 같은 점포를 사용한다.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는 영등포 지역에서 복지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복지사업 활동을 하는 사회복지법인이다.
지난 1년간 영원마켓 이용자는 3900여명으로 총 이용 횟수는 6250회가량 된다. 이중 2300명은 영원마켓을 2회 방문했다. 박래찬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 재해, 질병, 실직 등으로 당장 생필품이 없어 생계가 곤란한 구민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영등포구청의 지원과 많은 후원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영원마켓은 영등포구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3만원 상당 물품(5가지)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영원마켓에서 준비한 빵이나 라면 등을 추가로 가져갈 수도 있다. 일반 편의점 형태인 영원마켓에는 60~70여 가지 물품이 진열돼 있다. 쌀, 라면, 과자, 간장, 된장 등 다양한 식료품과 비누, 샴푸, 휴지 등 생필품을 구비했다. 여기에 의류와 핫팩, 마스크, 손소독제 등 잡화도 있고 냉·온풍기나 전기장판 같은 기부품이 들어올 때도 있다.
다섯 가지 물품 외 빵 등 추가 물품을 제공한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영등포구가 영원마켓을 운영하는 데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구민을 발굴하는 목적도 크다. 영원마켓은 2회 이상 방문한 사람에게 동 주민센터와 복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상황에 맞는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영등포구는 지난 1년 동안 총 1177회 복지 상담을 했고, 55명이 공공 복지서비스를 신청했다. 추가 물품 지원을 요청하거나 일자리 상담을 받은 구민도 259명이나 된다. 한용훈 영원마켓 1호점 점장은 “2회 이용한 사람은 생활필수품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아이 학원비가 필요할 수도 있고 병원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런 사람에게는 동 주민센터 복지 상담을 통해 필요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연결한다”고 했다.
“올해부터는 매달 이용할 수 있게 됐죠.” 서경석(68)씨는 지난해 이어 올해 1월에도 영원마켓을 이용했다. 지난해 두 번째 이용하고 나서 동 주민센터와 상담해 올해부터는 매달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서씨는 “혈압이 높아 혈압기도 하나 가져와 잘 사용하고 있다”며 “없는 사람에게 무척 도움이 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솔직히 말해서 없는 사람이 그런 곳에 가서 물건 가져오려면 자존심도 그렇고 부담감이 있죠. 그런데 너무 친절하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해 부담이 덜해요.” 김준엽(62)씨도 지난해 영원마켓을 2회 이용했다. 식용유, 설탕 등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양념류를 주로 가져왔다. 김씨는 “그런 것도 사려면 돈 만원씩 줘야 하는데, 그만큼 생활비를 아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며 “내가 원하는 것을 가져올 수 있고, 무엇보다 신경 써서 대해준다는 걸 느껴 부담이 없어 좋다”고 했다.
“영원마켓 이용 실태와 만족도를 조사해보니, 이용자 90% 이상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자조사 결과를 반영해 이용자가 원하는 물품을 구비하려고 노력합니다.” 영등포구는 영원마켓을 애초 1년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해 올해도 운영한다. 한 점장은 “지난해 영원마켓을 시작할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이렇게 장기화할 줄 몰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줄어들때까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